최종편집 2024-04-19 03:47 (금)
"도의회, '이만수 팬티쇼' 좀 배워라"
"도의회, '이만수 팬티쇼' 좀 배워라"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7.05.29 13:5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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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이만수 팬티 퍼포먼스와 도의회의 '자가당착'
'헐크'라는 별명을 가진 왕년의 거포 이만수 SK 수석코치(49)가 '팬티쇼'로 화제다. 지난 26일 문학구장이 3만여명의 관중만원 사례를 이루자 이만수 코치가 인조엉덩이가 붙은 팬티를 입고 운동장을 돌았다. 관중들은 열광했고, 이 내용은 당일 중앙언론의 주요기사로 보도됐다.

포털을 비롯한 인터넷은 이만수의 팬티 퍼포먼스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팬티만 입은 이만수는 초라하다거나, 우수꽝스러운 모습이 아니었다.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과감히 옷을 벗어던지고 팬티차림으로 3만관중 앞에 당당히 선 그의 모습은 감동으로 전해졌다.

관중이 만원을 이루면 팬티만 입고 운동장을 돌겠다는 그의 약속은 즉흥적이었을런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약속을 지켰다. “팬티쇼는 안하면 안되느냐”며 눈물까지 흘린 가족들을 설득하고 팬티 퍼포먼스를 훌륭하게 치렀다. 이 코치는 “팬들과의 약속이다. 다른 건 몰라도 팬들과의 약속은 지켜야한다”며 가족들을 설득했고, 현장을 지켜본 가족들은 "아빠가 자랑스럽다"고 했다고 한다.

이만수 코치의 팬티 퍼포먼스는 두가지 점을 생각하게 한다. 하나는 시들어가는 프로야구의 열기를 높이고, 팬들을 다시 구장으로 불러오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스포테인먼트(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합성화)에 대한 열정과 프로정신이다.
두번째는 팬들과의 약속, 설령 즉흥적으로 나온 말이었다 하더라도 그 말에 책임을 지려는 그의 마음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팬티 퍼포먼스가 우스꽝스러운 '보여주기식 쇼'가 아니라, 매스미디어의 전파를 타고 감동으로 전해질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만수 팬티쇼는 지역구 주민과의 약속을 통해 선출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민들에게 이런저런 약속을 해놓고, 막상 의회에 입성하자 이런저런 핑계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자기변명에만 급급한 의원들, 한 입을 갖고 두말하는 의원들, 특별한 자치도의회의 의원치고는 한심스런 모습이 연일 연출되고 있다.

바로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일방적인 해군기지 여론조사 결과발표에 강력히 반발하며 '사과'요구를 꼭 받아내겠다며 언성을 높이던 의원들이 일주일도 되지 않아 도지사의 '유감'표명 하나로 은근슬쩍 꼬리를 내렸다. 일구이언에 다름없다.

상정유보했던 제1회 추경안을 일주일만에 다시 상정해 의사일정을 정상적으로 가져나가는 것은 좋다고 치자. 그러나 해군기지와 관련해 제주도당국에 해명하고 사과하라고 했던 부분까지 일거에 '유감' 하나로 매듭지으려는 일부 의원들의 모습은 도민의 질책을 받아 마땅하다. 일주일 사이에 달라진 환경변화라고는 도지사의 '유감'표명 하나가 고작인데, 그 '유감'표명 하나를 갖고 일련의 상황과 '빅딜'하는 것은 자가당착에 다름없다.

여론조사를 통한 정책결정에 대해 아직도 도민사회 상당수가 수긍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천주교 사제단이 단식기도회를 한데 이어, 기독교 성직자들도 단식기도를 벌이고 있다. 물론 김태환 도정의 정책결정에 찬동하는 단체와 도민도 많다. 일방적인 정책결정이 이뤄졌으나, 도민사회는 여전히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으로 나눠져 저마다 각자의 행동양식으로 표출하고 있다. 즉, 도민사회가 다수의견으로 빠르게 결집되고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분열상을 보이고 있는 현실이다. 도의회가 할 일은 당연히 흐트러진 민심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고, 이를 위해 적절한 해법을 제시하는 일이다.

민심은 분열되고 흐트러져 있는데, 의회는 정작 '유감' 하나에 자신의 '명분'과 '체면'을 세웠다고 빅딜하는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특별'자가 추가된 '특별자치도의회'라는 명성이 어줍기만 하다.

<윤철수 미디어제주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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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2007-05-31 11:18:48
출마할때의 초심으로 돌아가세여

좋고 2007-05-29 15:22:12
이만수좀 배워라...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