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7:52 (금)
'평화염원 도민 갈망 제주섬 가득'
'평화염원 도민 갈망 제주섬 가득'
  • 문상식 기자
  • 승인 2007.05.22 2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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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저녁 '평화백배'와 '평화염원 촛불문화제' 열려
제주 군사기지 반대 '한 목소리'...대통령에 보내는 서한 채택

"제주 군사기지, 어떠한 명분도 없는 정부의 모습에 제주도민들은 울분을 토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정도 마찬가지 입니다. 어떠한 합리적 명분도 내놓지 못하고 일방 추진하고 있습니다."---민주노동당 현애자 국회의원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평화를 위협하고, 또 제주의 미래와 자연환경을 위협하는 일들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전쟁을 지향하고 선호하는 이들에 의해 피해를 입는 도민들을 위한 군사기지 반대의 첫 걸음이 되었으면 합니다."---천주교 현문권 신부

"역대 도정이 목표로 하는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은 미군의 군사요충지로서 성공한 것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번영과 평화를 달성한 것입니다. 제주도가 원하는 것은 번영과 평화의 길로 가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탐라대학교 이규배 교수

"더 이상 제주도민의 갈등과 결코 정상적이지 못한 기지건설 결정을 방치해서는 안됩니다. 이제는 대통령께서 나서서 이 모든 얽힌 실타래를 풀어야 합니다. 군사기지가 아닌 평화의 섬으로 한반도의 안보에 동북아의 평화정착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제주도군사기지반대 도민대책위원회

근심과 걱정, 갈등으로 상처 입은 제주도민들의 그늘진 마음을 환한 빛으로 치유하고 제주의 평화를 염원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려 관심이 모아졌다. 22일 저녁. 평화백배를 하며 흘린 땀 한방울과 평화를 염원하는 작은 촛불들이 모여 제주섬에 평화의 기운이 가득 메워졌다.

제주도군사기지반대 도민대책위원회(이하 도민대책위)는 22일 오후 6시30분부터 제주시청 후문 일대에서 '100인 평화백배'와 '기지철회 평화염원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이날 문화제에는 제주지역 정당 및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제주도민들이 제주시청 어울림 마당을 가득 메운채 평화의 노래 공연과 평화발언, 군사기지 결정방식과 여론조사 문제점 설명, 군사기지 영상물 상영, 평화의 특별기도문, 안덕.위미지역주민 발언, 평화의 시 낭독,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문 채택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현애자 의원 "어떠한 명분도 없는 제주 군사기지 추진 철회하라"

먼저 민주노동당 현애자 국회의원은 평화발언을 통해 "민주노동당은 제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어느 곳에도 군사기지 건설은 안된다는 방침을 전국민에게 알려 나가며 당 차원에서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현 의원은 "오늘 송악산에 올라가 해군기지 후보지로 거론됐던 화순항과 모슬포 지역을 바라봤다"며 "평화롭고 아름다운 이땅에 군사기지가 들어서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현 의원은 "제주 군사기지에 대한 정부의 어떠한 명분도 없는 모습에 도민들은 울분을 토하고 있다"며 "제주도정도 마찬가지로 어떠한 합리적 명분도 내놓지 못하고 일방 추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현 의원은 "제주도정의 현 작태를 보며 도민들은 결연한 의지를 갖고 도정이 군사기지를 철회해 평화의 길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현문권 신부 "전쟁을 지향하고 선호하는 이들로부터 제주도민 지켜야"

이어 평화발언에 나선 천주교 현문권 신부도 제주가 군사기지가 아닌 평화의 섬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현 신부는 해군기지 철회를 촉구하는 단식기도에 돌입한 지 5일째를 맞고 있다.

현 신부는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평화를 위협하고, 또 제주의 미래와 자연환경을 위협하는 일들이 민주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자행되고 있다"며 "종교인으로서 관심을 갖고자 단식기도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 신부는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산다고 한다. 평화 또한 피를 먹고 산다고 한다. 제주 4.3항쟁도 그렇고, 6월 민주항쟁 등의 과정을 통해 우리는 민주주의와 평화를 얻어냈다"며 "평화와 민주주의는 함께 피로 지켜야 할 우리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현 신부는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가 전쟁을 지향하고 선호하는 이들에 의해 피해를 입는 도민들을 위한 군사기지 반대의 첫 걸음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규배 교수, 제주도 해군기지 로드맵 일방강행 맹비난

계속해서 탐라대학교 이규배 교수는 군사기지 결정방식과 여론조사 문제점에 대해 설명했다.

이 교수는 "역대 도정이 목표로 하는 홍콩과 싱가포르 등은 하나같이 미군이 원했던 군사요충지였다"며 "이들은 군사요충지로써 성공한 것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번영과 평화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를 군사기지로만 보는 세력이 있다"고 지적한 뒤, "제주도민이 원하는 것도 번영을 통해 평화로 가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 교수는 또 "제주도정은 제주 해군기지 문제가 5년전부터 거론된 것이라며 더 이상 늦어지는 것은 제주도 발전에 이익이 안된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도민들이 그나마 해군기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은 것은 불과 5개월 밖에 되지 않는다"며 제주도정의 일방적인 로드맵 강행을 비난했다.

이어 군사기지 영상물을 상영과 평화의 특별기도문, 지역주민 발언, 평화의 시 낭독이 진행됐다.

제주 땅의 평화를 위하여

부끄럽고 창피합니다, 주님!
죄송합니다, 주님!

우리는 평화를 위하여 기도한 적이 없습니다.
저마다 더 많은 것,
더 많은 안전, 더 많은 소유, 더 많은 쾌락, 더 많은 안일을 위하여
경쟁하며· 근심하며·염려해 왔을 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세상이 알지 못하는 - 주님이 주시는 평화’를 알지 못합니다.
그렇게 헐레벌떡,
텅 비고 공허한 가슴들로 여기 이렇게 모였습니다.
주여,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이 땅의 모든 백성이 평화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평화를 원할 뿐, 평화로 가는 길을 알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평화가 없기 때문입니다.

주님!
우리로 하여금,
세상의 참 평화이신 ‘주님-당신’을 알게 하옵소서.
우리에게 세상이 알지 못하는 ‘당신의 평화’를 알게 하옵소서.
오른뺨을 때리는 자에게 당신의 속옷까지 제비뽑아 나누어 주셨던
그  십자가의 평화를 알게 하옵소서.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 원대로 하옵소서”
주님의 이 평화의 기도를 우리가 언제쯤 배울 수 있으오리이까?

얼마나 먼 길을 헤매야 소년들이 어른이 될 수 있습니까?
얼마나 먼 바다 건너야 갈매기는 쉴 수 있습니까?
얼마나 더 많은 무기와 죽음을 쌓아야, 우리는 당신의 평화를 깨달아 알 수 있으리이까?
얼마나 더 많은 탐욕과 쾌락에서 지쳐 허덕여야
우리는 당신의 평화를 갈구할 수 있는 것입니까?

『오, 친구여, 묻지를 마라.  바람만이 아는 대답을 -』

이제 우리, 당신께 간구합니다.
바람이신 성령이시여, 강물 같은 평화의 영이시여,
지극히 고요한 중심 - 우리의 영혼 깊은 곳에서
지금도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와 형제 피조물들을 위하여
탄식하며 기도하시는 생명의 영이여,
주 성령이시여,

우리에게 알게 하소서!  당신의 평화·그리스도의 평화·십자가의 평화를.
‘지킴’의 평화가 아니라 ‘나눔의 평화를
‘뺏고 빼앗는 평화’가 아닌 주고 또 주고 마침내 목숨까지 내어주시는 평화를.
그리하여,
우리의 육신은 빼앗을지언정 우리의 영혼은
털끝만치도 상할 수 없는 세상 권력들의 헛됨과,
저들의 외치는 평화의 거짓됨을 알게 하소서!

깨닫게 하소서!
우리에게 지금 절실한 것은 더 많은 무기, 더 든든한 군대, 더 많은 소유와 그것의 지킴이 아니라
우리에게 절박한 것은
더 많은 성령, 더 풍성한 자연, 더 고요한 저녁노을, 그리고 그 노을 속에서
감사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자연의 사람, 고요한 평화의 사람, 참 영성의 사람임을 알게 하소서.

강물을 팔아 생수를 사고, 하늘을 팔아 빌딩을 사고, 곡식과 들판을 팔아 비행장을 사고
펄떡이는 물고기와 대양을 헤엄치는 돌고래를 팔아 잠수함과 함정을 사려는 어리석음에서

돌아서게 하옵소서.


친구가 급하게 전화를 했습니다.
“형, 빨리 오소, 여기 서림 바당이야!  돌고래야 돌고래, 돌고래떼야!”

토요일, 설교준비에 바쁨도 뒤로하여 팽개치고,
당신의 노래로 춤추는 - 친구 돌고래 떼를 보려고,
과속도 마다않고 질주하며 서림바당으로 달려갔습니다.
수족관의 어항을 사고, 메뚜기의 곤충도감을 뒤적이는 아이에게,
저 드넓은 대양의 돌고래 떼를 보여주려 과속도 마다않고 달렸습니다.
조금이라도 가까이에서 - ‘살아계신 당신의 얼굴’을 보여주고자 바다 끝, 검은 현무암을 달려갔습니다.
그렇게 당신은 저를 부르셨습니다.

손짓하는 오름에 이끌려 들판을 가로지르다가,
탐욕과 죄악에 감염된 ‘인간 군상의 얼굴’을 보고 소리치며...
달려가며· 아우성하는 한 무리의 노루 떼를 보았습니다.
‘나는 너희를 해할 뜻이 없다’고
아무리 읊조리며 떨리는 걸음을 옮겨도
‘나는 너희를 믿지 못한다’며
두려움에 사로잡혀 꽥 꽥 멧돼지처럼 소리 지르며 들판을 가로지르는
한 무리의 노루가족을 보았습니다.

봉고차를 몰다  ‘날아가는 새’에 부딪치고,
한밤중 친구의 차를 몰다 노루를 부딪쳐 넘어지게 하였습니다.
물새가 날아갈 줄을 몰라 차를 멈추고 그 길을 기다리고
멀리서 저를 훔쳐보는 노루의 눈길에 이끌려
그와 눈길을 마주하였습니다.

황혼이 지는 저녁 무렵, 웃옷을 잃어버린 꼬마아이의 옷을 찾아주려 숲속으로 들어갔다가
저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맑은 눈망울의 어린사슴을 보았습니다.
그가 세상모르는 ‘어린’사슴이었기 때문일까요?
그는 저를 쳐다보았고, 저도 그를 숨죽이고 바라보았습니다. 
저는 그에게 다가가지 않고 / ‘그의 평화’를 지켜 주었습니다. 
그도 저를 두려워하지 않고 저의 눈동자를 ‘떼끄마니-’ 바라보았습니다.

주님, 저는 그날 그 저녁 숲가에서
당신의 눈빛을 보았습니다. 
구름 한점 없이 맑아 마침내 하늘을 볼 것 이라던 그 청결한 마음 -
‘맑은 당신의 눈동자’를 보았습니다.

그 저녁 숲가에 서서,
저는 세상이 알지 못하는 평화를 보았습니다.
도시에서는 꿈 꿀 수조차 없었던 평화
경쟁과 분주함에선 하마, 꿈도 꿀 수 없었던 평화,
피조물들이 탄식하며 그렇게도 바라던 평화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드는 평화,
드넓은 오름의 평화, 한없이 펼쳐진 하늘의 평화, 자연의 평화, 폭풍속의 평화
태풍과 바람 속에서도 숨죽여 당신의 때를 기다릴 줄 아는 고요한 영혼의 정수리-
그 정점의 평화를 보았습니다.

주여!
우리 속에는 평화가 없습니다.
이 평화를 우리 속에 심어 주옵소서.

그날 언뜻 바라본 그 하늘의 평화를 - 저희의 영혼과 심장 속에 새겨주옵소서.
주님의 고난과 십자가의 평화를 묵상하는 / 이 사순의 계절에
우리로 하여금 만물의 신음하며 고대하는 - 피조물의 탄식소리를 듣게 하옵소서.

해양대군의 위용으로 바다의 평화를 지키겠다는 바다의 싸움꾼 장보고의 후예가 아니라
십자가의 죽음, 그 겸손과 온유로 마침내 하늘의 평화를 우리에게 열어 주신
≪그리스도의 평화· 당신의 제자직≫을 살게 하옵소서.

정조를 팔고/ 웃음을 팔고/ 자연의 평화를 팔아,
피 묻은 군인의 호주머니에서 떨어지는 ‘저 탐욕의 자본주의 문명의 쥐엄열매’를 탐하기보다
이제 겸손히 어머니의 창조의 품 - 자연의 가슴으로 돌아가
이 땅의 청지기로, 품꾼의 하나로 겸손히 살겠다는
뼈저린 깨우침을 우리에게 주옵소서.

경제, 경제, 경제!
돈이 하나님이 되고, 돈이 평화가 되고, 돈이 종교가 되는 이 어처구니없는 우상의 땅에서
탈출하여,
오직 하늘의 평화와 자유로 - 광야 같은 이 땅에 자유한 나그네로 살다 가신
당신의 출애굽의 영성 , 광야의 믿음을 허락하옵소서.
그리하여 지금 우리가 비록 / 고난의 광야를 행진할지라도,
다시금 돌아가 자본주의의 우상
쾌락과 경쟁의 더 많은 애굽의 고깃가마를 탐하는
옛 시대의 ‘죽은 믿음’을 이 광야에 묻게 하옵소서.

하여, 이제 나와 내 집은 오직 여호와만을 섬기겠노라고 하는
《광야 나그네의 믿음 - 순례자의 그 온전한 영성》을.
 
하여, 새 하늘과 새 땅 - 당신의 약속의 땅을 향하여 갈 바를 알지 못한 채,
오직 당신의 음성에만 한 걸음씩 귀 기울여 나아가는
그 가슴 벅찬 하늘의 삶을 살게 하옵소서.

그리고,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십자가의 좁은 문으로 걸어 들어가
마침내 무덤 없는 부활의 영광 속으로 날아오르신 주님- 당신처럼,
우리도 이 땅에서 《십자가의 평화》를 온 몸으로 춤추며 살다가,
《오직- 당신》그리스도의 영과 함께,
영원한 부활의 영광 속으로 날아오르게 하옵소서.

2007년 - 당신의 고난을 묵상하는 이 사순의 계절에,
4·3 원혼들의 땅 제주 한 귀퉁이에서
부끄러운 믿음의 자녀들이 기도드립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시여 /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 아멘.-』

 

#평화의 시 낭독

차악도 악이다

분노하지 않는 우리는 언제나 억압을 떨쳐버릴 수 없다
분노하지 않는 정의는 결코 민중을 향한 사랑일 수 없다*

그렇다
만일 당신이 이 세상 그 어느 곳에서든
불의가 저질러질 때마다 분노에 떨 수 있다면
우리는 동지이다**

그렇다
옳은 일을 옳다고 하는 것
옳지 않은 일은 옳게 만들어 나가는 것
그것이 의義다

그렇다
최악만이 아니라 차악도 악이다
우리가 그나마 차악이라고 선택한 것이
옳지 않은 길을 옳다고 우격다짐으로 나간다면
그것은 분명코 악으로 응징해야 한다

그렇다
아닌 건 아닌 것이다
평화의 섬엔 평화만이 있어야 하리니
해군기지 공군기지 그 모든 쇳조각 쇳소리들은
제 실체를 거둬가 스스로 파묻는 게 역사의 순리다
반역은 너희의 절명만 재촉할 뿐이다

위대한 승리의 길에는 열정이 필요하리
동기 없이도 타오를 수 있는 순수 절정의 불꽃
주어진 분노 앞에선 활화산처럼 어깨 걸고 폭발하리라

분노하지 않는 개인은 언재나 고립을 벗어날 수 없고
분노하지 않는 민중은 야수같은 적에게 결코 승리할 수 없나니***

* 체게바라 어록 중에서

#도민대책위,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 채택

"도민갈등 야기한 기지건설 결정 방치 안돼...대통령이 나서서 얽힌 실타래 풀어야"

또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통해 "해군기지 건설여부가 결정된 지금 사상유례 없는 천주교 사제들의 집단단식, 의회의 행정조사 발동과 예산심의 유보 등 파국양상만 확대되고 있다"며 "더 이상 제주도민의 갈등과 결코 정상적이지 못한 기지건설 결정을 방치해서는 안된다. 이제는 대통령이 나서서 이 모든 얽힌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주민동의를 전제로 기지를 추진하겠다던 국방부와 해군은 더 이상 끌수 없다며, 이의 올해들어 이의 결정을 강요해 왔고, 주민투표 요구에 대해서는 ‘안보사업은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다’는 매우 선언적이고 강압적인 논리로 이를 거부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작 권한조차 없는 김태환 제주도정마저, 공교롭게도 특별자치의 첫 단추를 꿰야 하는 이 중요한 시기에 국가논리, 안보논리에 기대어 무리한 결정에 이르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모든 도민이 충분한 정보와 충분한 토론을 거쳐 모두가 동의하는 정당한 절차로 이 문제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지금 직면한 갈등을 치유하고 해군기지의 해법을 동시에 찾는 유일한 길이 되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금 대통령께서 보여주셔야 할 것은 바로 군사기지의 실체가 아니라, 평화의 섬 제주가 나아갈 미래가 어떤 것인지 그 구체적이 비전과 플랜을 제주도민에게 보여주시는 것"이라며 "그것이야말로, 대통령께서 제주4.3에 대해 공식사과라는 실천을 더욱 빛나고 값지게 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행하신 4.3에 대한 공식사과가 비극의 역사를 마침내 청산하기 위한 실천이라면, 자칫 군사기지의 추진은 또 다른 비극의 역사를 조장하고야 마는 우(愚)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의 대통령이 제주도민에게 있어서 평화의 대통령으로 영원히 기억되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주민의 의사보다 중요한 국책사업이란 없으며, 안보란 바로 공동체와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때 기꺼이 나설 수 있는 생활현장 우리 주민들의 행복과 신뢰가 보장될 때 만이 성립될 것"이라며 "이제 대통령이 나서서 세계 평화의 섬 제주야 말로 가장 평화적인 방법으로 가장 평화로운 세계인의 장소가 될 수 있도록 그 비전을 밝혀달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군사기지반대 도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촛불문화제를 마무리한 뒤, 평화 관련 영상의 밤을 보내며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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