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07:39 (금)
"조금 늦더라도 함께 한 걸음씩"
"조금 늦더라도 함께 한 걸음씩"
  • 미디어제주
  • 승인 2007.04.29 12:35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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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제주, 28일 제1회 '아름다운 동행, 함께하는 제주기행'
지체장애인 30여명 등 100여명 참가...제주관광지 기행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식 공동의 선(善)을 추구하는 미디어제주가 장애인 차별철폐 운동의 하나로 '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했다.

장애인을 이해하고 마음으로부터 아름다운 동행자로 나섬으로써 사회차별을 없애고 함께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아름다운 동행, 함께하는 제주기행'을 마련한 것.

28일 미디어제주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지체장애인협회가 후원한 '아름다운 동행, 함께하는 제주기행'에는 지체장애인 30여명과 비장애인, 대학생, 어린이 등 100여명이 참가했다.

이날 '아름다운 동행'은 제주시 종합경기장을 출발해 제주도지방개발공사 제주삼다수 공장, 제주돌문화공원을 탐방하는 코스로 마련됐다.

제주도민들이라면 누구나 자주 방문했음직한 코스지만 평소 신체적 불편함과 이동의 제약 등으로 나들이에 쉽게 응하지 못했던 장애인들에게는 반가운 일이었다.

20여년 전부터 오른쪽 팔과 두 다리의 감각을 잃었다는 고순화 할머니(72)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집에서 물리치료를 받으러 병원까지 나가기도 쉽지 않아서 제주사람으로서 제주도내 관광지도 몇 군데 가보지 못했다"면서 "오랜만에 가벼운 마음으로 소풍을 만끽할 수 있어서 더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 휠체어를 끌고 밀고 '우린 한 마음' 

이날 아름다운 동행은 기행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뤄졌다.

혼자 힘으로 버스의 계단조차 오르기 힘든 장애인들을 위해 비장애인들은 휠체어에 앉아있던 동행자들을 안고, 업고 버스에 올랐다.

첫 만남이었지만 마음과 마음을 열고 참가한 이들이기에 누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눈빛만으로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지 '척척'이었다.

더 중요한 것은 힘들지만 힘들지 않게 즐거운 마음으로 도움의 손길을 먼저 내밀고, 또 도움을 손길을 고맙게 받아들이는 장애인들은 이미 친구, 기행의 '동반자'가 돼 있었다는 것이다.

# '모두 함께 같이 가는 길', 장애-비장애 차별 철폐 첫걸음

기행의 첫 코스는 제주삼다수 공장. 참가자들은 평소 즐겨 마시던 삼다수의 용기생산과정부터 제품이 출고되는 과정까지 직접 견학할 수 있었다.

그런데 삼다수 공장 견학이 이뤄지기 바로 직전, 휠체어를 탄 한 참가자 앞을 가로 막은 계단 앞에서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저는 무거워서 쉽게 못 들거에요. 저는 그냥 있을테니 다들 그냥 다녀오십시오. 저는 정말 괜찮습니다"

손복남 제주도지체장애인협회 부회장은 승강기나 장애인용 경사로가 없는 곳에서 남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을까 내내 걱정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신경쓰지 말고 견학하라고 재촉했다.

"아니요, 들 수 있습니다. 같이 왔으니까 다 같이 움직이는게 맞죠"

'아름다운 동행'에 참가자들이 그를 그대로 놔줄리 없었다. 대학생 등 남성 4명이 그를 번쩍 들어올리고 층층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을 없애고 모두 더불어 함께 사는 훈훈한 감동이 밀려오는 순간이었다.

휠체어를 타고, 휠체어를 밀며 기행 참가자들은 공장을 견학하기 시작했다. '삼다수'가 약알칼리성 지하수로 세포의 산성화를 중화시켜주고 노화를 방지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부드럽고 맛이 좋은 건강수라는 상식도 얻을 수 있었다.

이날 제주삼다수공장 안내를 담당했던 김병수씨는 "지난해까지 하루 800t의 제품이 생산됐지만 올해부터는 증산이 허락됨에 따라 2100t 생산이 가능해졌다"면서 "하지만 아직까지 2100t 전부 생산되지는 않고 하루 1200t이 생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삼다수공장에서 간단한 기념촬영을 마치고 참가자들은 제주삼다수공장 인근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제주돌문화공원으로 이동했다.

삼다(三多)의 하나인 '돌'과 민속자료 등을 집대성해 지난 2006년 6월 정식으로 문을 연 돌문화공원에서 참가자들은 제주도의 형성과정과 지질특성 등에 대해 자세히 학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점심식사 시간과 더불어 '추억의 보물찾기'를 통해 기념품 전달순서도 마련됐다.

# "총각! 휠체어 미느라 고생 많았지? 내년행사서 꼭 대접함세"

'아름다운 동행, 함께하는 제주기행'에 참석했던 곽미경씨(제주대 언론홍보학과 3년)는 "사실 휠체어 뒤에서 미는 일이 흔한 일이 아니라 처음 많이 당황되고 혹시 나 때문 불편해 하진 않을까 많이 조심스러웠지만 그래도 정말 보람된 하루였던 것 같다"면서 "평소 내가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싶어도 혹시 나의 친절이 그들에게는 상처가 되지 않을까 장애인을 대하는 것이 많이 조심스러웠는데 오늘 하루 장애인들과 함께 해보니까 오히려 내 스스로가 더 복잡하고 과민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체장애를 앓고 있는 박승필씨(34)도 "오늘 너무 즐거운 하루였다"면서 "뒤늦게 올해서야 제주관광대학교 사회복지과에 입학해서 공부하고 있는데 앞으로 전공을 잘 살려서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만들기에 힘이 되고 싶다"고 참가 후기를 밝혔다.
 
"정말 좋은 경험, 좋은 관광하고 간다"는 고순화 할머니는 "오늘 내내 휠체어를 밀어준 총각에게 커피 한 잔도 대접을 하지 못해 미안하다"면서 "차후 있을 행사에 참가해서 오늘 고마움을 꼭 갚아야겠다"고 말했다.

 <사진=문상식 / 글=한애리 기자>

                                                                                                           

 

#이 행사에 도움을 주신 제주도지방개발공사와 제주돌문화공원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이번 행사에 자원봉사를 해주신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참가 학생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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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양숙 2007-05-01 11:58:39
얼떨결에 따라나선 길이었지만 함께했던 분들의 밝은 웃음을 보면서 나 역시 행복 바이러스를 품고 돌아왔던 여행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함께했던 딸아이가 진정한 "동행"의 의미를 어렴풋하게나마 가슴속에 담았기를 바래봅니다. 성심아 고맙다!

양영수 2007-04-30 17:04:04
우선 미디어제주 관계자 및 지체 장애인 협회 여러분께 뜨거운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처음은 조금 어설프고 어떤행사인지 조차 모르고 버스로 올랐지만 버스안에서 느끼는 자그마한 웃음을 보면서 우리들의 삶을 느낄수 있었습니다.계단을 오르고 내리면서 우리가 느낄수 없는 힘든 모습이 어딘가 모르게 남의 일인냥 치부했던 지난날들이 아쉬웠고 동행이라는 주제아래 함께했던 오늘 하루가 뜻있는 하루 였습니다.

^^ 2007-04-30 10:26:04
타 언론사와 다르게 장애인 쪽은 물론 시민단체나 등 지역사회의 구성원들과의 교류활동을 자주 갖는 것 같아 보기가 좋습니다. 4월이 장애인의 달이라 그런지 도내여러곳에서 관심과 행사들이 많은 것 같음. 물론 감사하지만 대부분이 일회성에 그쳐 버리는 경향이 많아서 안타깝기도 함.지속적인 관심이 중요..글구 '장애인철폐' 보다는 '장애인차별철폐'라고 갠적으로 생각함.수고하세요^^

미디어제주 2007-04-29 19:01:19
언론의 사회참여 그간의 인식을 깨고 참신한 시도인것 같습니다. 좋은 활동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더욱 많은 활동과 깊있는 보도 바랍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