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21:53 (금)
"한미FTA 불평등협정, 동의 않겠다"
"한미FTA 불평등협정, 동의 않겠다"
  • 한애리 기자
  • 승인 2007.04.24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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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을 위원장, "한미FTA, 제주도민 자존심 짓밟은 결과"
24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제주도.농민단체 간담회

한미자유무역협정(FTA)감귤산업 등 현안사항 보고회가 24일 오후 3시 20분부터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권오을)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도청 4층 대강당에서 열리고 있다.

이날 보고회는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측에서는 제주출신 김우남 의원을 비롯해 서대관 의원, 최규성 의원, 권대수 수석 전문위원 등이 참석했고 제주에서는 김태환 제주도지사와 양대성 의장, 감귤농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 권오을 위원장 "철저한 불평등 협정, 한미FTA 동의할 수 없다"

권오을 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현지에서 해결책을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제주를 방문했다"면서 "오전 감귤농가와 선과장을 둘러봤는데 답답하기는 여러분이나 농림해양수산위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권 위원장은 "주민투표가 진행되는 지난해 제주를 방문할 때만 해도 제주도민들은 제주특별자치도 되면 오늘보다 내일이 나을 것이라는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을  알고 있다"면서 "특별자치도 꽃을 피우기도 전에 날벼락을 맞았다고 생각한다"며 유감을 표했다.

그는 "미국으로 서울로, 제주로 FTA협상단을 초청해 제주감귤의 민감성을 알리는 등 무진장 애를 쓰는 것ㅇ들 봤다"면서 "그래서 민감품목으로 지정돼서 조금은 비켜 갈 수 있겠구나 생각했었는데 FTA타결된 이후  제주감귤 생존권, 제주도민의 자존심 짓밟은 결과를 봤을 때 도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국회의원들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막막했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의원들은 FTA비준 반대 입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서 "정말 한미FTA가야 할 방향을 고려해 비준에 임해야겠지만 현재 내용은 철저한 불평등 협정이기 때문에 국회 비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한미FTA협상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사실 제주도는 생명산업이 감귤"이라면서 "구차하게 말을 하지 않아도 대학나무라고 할 정도로 제주도에서도 감귤산업을 육성해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지사는 "본토 농업인구의 51%가 쌀을 재배하고 있지만 제주도에서는 전체 인구의 86%가 감귤을 재배하고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제주의 감귤은 본토의 쌀과 같은 협상의 내용이 돼야 한다고 요청해 왔다"면서 "이런 제주감귤의 민감성을 협상단에 알렸고 협상단도 그렇게 이해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협상결과는 제주도가 철저하게 배제됐다"면서 "정말 제주도가 도세가 약하기 때문에 이런 것인지 정말로 철저하게 소외된 것이 아니냐는 입장에서 제주도민의 아픔과 울분이 있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김 지사는 "우리 제주의 농촌의 구조는 젊은이들이 농업을 많이 하고 있으며 그래서 제주의 농업은 희망이 있었던 것"이라며 "앞으로의 대책이 한미FTA비준 부결인 만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위원들이 제주감귤의 긴박성, 민감성을 반영해주길 도지사로서 간곡히 건의한다"고 덧붙였다.

# 양대성 의장 "한미FTA에 대한 국회 책임여부, 총선서 심판받을 것"

양대성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은 한미FTA협상으로 '직격탄'을 맞을 처지에 놓인 제주를 위해 국회차원에서 한미FTA 비준 거부, 불공정한 협상에 대한 재협상, 한미FTA협상으로 발생되는 피해에 대한 정부차원의 전액보상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대성 의장은 24일 오후 3시 20분부터 제주도청 4층 대강당에서 열린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이 같은 입장을 강조했다.

권오을 위원장을 비롯해 서대관, 최규성 의원, 권대수 수석 전문위원 등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에서 양대성 의장은 "이번 한미FTA협상은 제주도에 살인적인 협상"이라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이번 협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양 의장은 감귤이 중요해서가 아니라 감귤이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제주도의 경제구조 때문에 이번 협상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제주의 실물경제를 담당하는 것은 감귤을 비롯한 1차산업"이라면서 "현재 제주도가 추진하고 있는 국제자유도시 전략사업은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으며 국제자유도시 전략사업이 뿌리를 내리고 그늘을 드리우기 위해서는 적어도 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양 의장은 "그러면 10년동안은 1차 산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손익계차원에서가 협상내용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의 생존이 걸린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 의장은 " 제주도의 경제를 위해 국회에서는 한미FTA 비준 거부, 불공정화 돼 있는 협정내용에 대해 재협정하는 것, 전후자도 아니면 FTA협상으로 발생되는 피해를 정부차원에서 전액 보상하는 것"이라고 열거하면서 "어느 것을 선택했든 국회가 책임을 져야 하며 그 책임여부에 대해서는 내년 총선에서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국회차원의 해결을 촉구했다.

양 의장은 또 국제경쟁시대 감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고의 기술과 전략을 증진시킬 수 있는 감귤기술연구소 설립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국제경쟁시대 생존할 수 있는 것은 최고의 기술과 전략"이라면서 "진작부터 감귤기술연구소가 설치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 그래서 그래서 1991년에 감귤기술연구소가 설립됐지만 10년 후 축소, 폐지되고 현재는 난지농업연구소 일개 과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최고의 감귤기술연구소의 제주설립을 제안했다.

# 박수자 부회장 "이젠 우리 어떻게 살라고..."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농민들은 오렌지 앞에 맥없이 쓰러질 감귤을 생각하며 눈물로 호소했다. 

박수자 여성농업중앙연합회 부회장은 "어떻게 하면 제주감귤을 지킬 수 있을까 고민해온 농민으로서 할 말이 없다"면서 "우리는 이제 어떻게 살아가라고 이런 결과가 있었는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이자리에 농림부 장관님이 왔으면 한 가지 답변을 듣고 싶었다"면서 "작년 1월 제주를 방문할 당시 농민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제주도 감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농림부장관)은 '걱정하지 말라'고, '감귤밭의 보초병을 서겠다고 했었다'"며 참아왔던 눈물을 흘렸다.

# 고창효 회장 "4.3 60년 지난 2007년 4월엔 제주감귤농민 학살"

고창효 농업인단체협의회장은 "우리는, 우리나라 국민이 아니냐" 첫 운을 뗐지만 솟구치는 눈물로 잠시 말문을 멈췄다.

마음을 가다듬은 고 회장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는 "제주도민도 분명 우리나라 국민인데 똑같은 육지의 쌀과 같이 대접해주겠다는 감귤은 소외를 당했다"면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4월 2일 협상내용을 발표할 당시  제주도민의 선심을 쓰는양  오렌지 내용 중 2월달은 설날이 끼어있었기 때문에 2월은 지켰다고 자랑삼아 이야기를 했다"면서 "이러한 부분들이 감귤농가들이 울분을 토하게 하는 부분이며 지역적 홀대라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고 회장은 "60년 전 제주도민의 1/10이 희생당하는 4.3사건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60년이 지난 2007년 4월은  제주도를 지키고 제주농업을 지키는 감귤농민들을 학살시켰다는 것 밖에 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일부 농업인들은 중앙정부가 제주도 홀대한다면 제주 떨어져 나가서 살아가면 될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한다"며 "정부가 제주를 전국 1%라는생각을 떨치지 않는 한 제주도의 홀대는 계속될 것"이라며 서러움을 토로했다.

# 강지용 위원장 "농민들의 눈물 거두는 것도 정부의 역할"

강지용 한미FTA특별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농민들이 눈물을 흘리게 한 만큼 눈물을 닦아주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라면서 "감귤농가에 기쁨을 주는 정책을 내놔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농민들이 매일 농성, 대모하면서 전과자를 만들어야 하겠느냐"면 "정부가 통크게 제주감귤산업을 위해 충분한 보상과정책을 마련해 주길 당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고성보 교수, "물량 기준 협상은 있을 수 없는 일"

고성보 제주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이번 협상을 물량위주로 현재 기준으로 임했다"면서 "그러나 협상이라는 것은 10년 20년, 30년을 내다보면서 임해야 하며 물량이 아닌 금액을 기준으로 협상을 해야 한다"고 우리나라 협상단의 올바르지 못한 기준을 지적했다.

그는 또 "농림부는 전체 감귤 수급의 안정을 위해 재배면적 축소를 유도하겠다고 하고 있는데 현재 제주도에서는 구조조정 완료됐다고 보고 있다"면서 "대체직업도 없고, 대체작목도 없는 제주도의 제약적인 상황속에서 구조조정은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대책없는 정부의 대책을 비난했다.

# 김달중 농림부 차관보 "감귤산업 피해 최대한 보상 약속"

농림부측에서 참석했던 김달중 차관보는 "협상은 상대가 있기 때문, 협상이 마음대로 안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제주도민들의 아픔을 인정하고 앞으로 감귤산업을 살리고 피해를 최대한 보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에 대해서 제주도가 좋은 안을 내 주시면 참고해서 최선을 다해 피해액에 대한 경쟁력 있는 보상을 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밝혔다.

# 권오을 위원장 "한미FTA협상 내용 밝혀지면, 협상 반대론자 더 늘어날 것"

권오을 위원장은 이날 마무리 발언에서 "가장 곤혹스러운 것이 드릴 말씀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기본적으로 불평등조약이지만 좋든 싫든 타결은 됐고 협상 내용이 밝혀지게 되면 한미FTA해야 된다고 믿던 사람들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의견을 표명할 것"이라면서 한미FTA비준 거부가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살아가면서 힘이 부족하고 능력이 부족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존재에 대해 무시당하는 것은 엄청나게 자존심 상한 일이며 이번 그런 무시를 당한 제주도민과 제주감귤농가의 마음의 상처는 말로써 치유되지 않을 것"이라 말하면서 "정부만 탓할 것만이 아니라 국회차원에서 죄송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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