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10:04 (토)
지방의원, '초심 어디로 갔나'
지방의원, '초심 어디로 갔나'
  • 미디어제주
  • 승인 2007.02.22 09: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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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주장]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의 '아리송한 시찰'
출범한지 이제 8개월째에 접어든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최근들어 '초심'이 흔들리는 듯한 모습이어서 도민사회의 눈총을 받고 있다. 출범 초기 업무보고와 행정사무감사, 도정질문에서 보여준 열정과 패기는 온데간데 사라진 듯 하다는 것이 지방정가 주변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의원 7명 전원을 비롯한 공무원 등 19명이 지난 21일 북유럽 해외연수를 떠났다. 우리는 이 자체를 갖고 질타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해외시찰은 안목을 넓히는 것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긍정적 측면의 효과가 있음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방법과 목적 측면에 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치졸하기 짝이 없다.

우선 첫째, 내용적 측면을 들여다 보면 분명 '도의원들의 시찰'인 것이 분명함에도, 해외시찰의 표면적 주최를 의도적으로 '제주특별자치도'로 설정한 의도가 의심된다.

겉으로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했다고 하지만, 도의회 행자위 의원들이 전원 참가하고, 행자위 의원들의 의견을 중심으로 시찰일정이 짜여졌다고 한다. 정작 이번 시찰을 주최한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도청 국장을 비롯해 2개 행정시 자치행정국장 등이 마치 곁다리로 참여한 듯한 인상이 짙다.

이를 두고 의회에서는 현재 의원 해외연수가 1인당 연 180만원 범위내로 제한돼 있어 어쩔 수 없이 이러한 방법을 사용했다고 하지만, 이는 납득하기 어렵다. 의정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북유럽 해외시찰이 꼭 필요했다면 의회 사무처 예산에 의정활동분야 예산에 왜 떳떳하게 올려야지, 왜 이러한 '편법적 방법'을 택했는가. 이해할 수가 없다. 이는 도민을 기만하는 행위에 다름없다.

두번째, 이번 예산집행의 부적정성을 꼬집지 않을 수 없다. 해외시찰에 사용한 경비는 제주특별자치도 올해 예산서의 일반행정분야 '민간인국외여비' 명목으로 책정된 선진지방자치제도 벤치마킹 5000만원의 예산을 사용했다고 한다.

제주특별자치도 소속 공무원과 도의원들이 어떻게 '민간인' 여비를 집행할 수 있었는지 그 내막이 참으로 궁금하다. 공무원과 의원들의 경우 별도 여비규정에 따라 예산을 책정받는데, 민간인 여비를 집행했다는 것은 분명 예산집행의 부적절함이 있다 하겠다.

세번째, 지방자치제도에 대한 선진지 벤치마킹 대상이 왜 하필 북유럽이었느냐에 대한 의문이다. 북유럽 국가들이 어떤 면에서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는지 그 이유에 대해 명쾌한 설명이 전혀 없다. 단지 우리나라보다 소득이 높은 선진지이기 때문에 북유럽을 시찰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인가. 많고 많은 나라 중 왜 북유럽 지방자치제도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았는지, 의회는 분명히 해명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3가지 문제 외에도, 이번에 도의회가 보여준 행태는 많은 우려를 갖게 한다. 비판과 견제, 감시기능을 가진 의원들이 오히려 '외유성 시찰'을 통해 도민의 소중한 세금을 낭비하는데 한몫했다는 것은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이번 도의회의 해외시찰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 당국과 제주도의회는 도민들에게 분명한 해명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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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2007-02-22 09:49:21
그들에게 언제 초심이 있었나.
머리속에 온통 이익 챙기려는 생각 가득한 사람들인걸.
부와 명예위해 의원 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 마음에 언제 초심이 있었나.
도민들만 불쌍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