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아픈 역사의 현장 중 하나로 꼽히는 제주 알뜨르비행장을 평화대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오영훈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을)은 16일 문화재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알뜨르비행장을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일개우는 평화대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이날 “알뜨르비행장과 주변 지역은 그 자체가 일본의 식민지배와 한반도 침탈뿐만 아니라 대륙침략과 태평양전쟁에 이르는 시기의 침략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곳”이라며 “전쟁의 아픔과 비극을 상징하는 역사의 현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반경 1㎞ 이내에 태평양전쟁 관련 군사시설이 이처럼 다양하게 집적돼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고 알뜨르비행장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언급했다.
오 의원은 “현실적으로 문화재 중심의 조사 및 활용계획에 치중되었기 때문에 등록되지 않은 시설물에 대한 등록 문화재 지정이 시급하다”며 “현재 대부분 지역주민들이 경작지로 이용되는 가운데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인위적인 시설물 설치 및 훼손이 이뤄지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앙부처(문화재청)와 지방자치단체 간 종합적인 사업 검토가 부족해 계획의 연계성이 부족하고, 현재 시점에서 단일한 실행계획(실시설계)으로 구체화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국방부 소유 국유지로 되어 있기 때문에 문화재청 및 지방자치 단체의 관심과 의지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오 의원은 이에 따라 “현 정부의 대선 공약인 남북화해와 동아시아 협력을 위한 평화대공원 사업에 앞서 문화재로의 가치평가와 보존 및 활용계획을 수립하고, 문화재청이 추진 중인 ‘태평양전쟁 유적종합정비 및 활용 계획’에 포함된 만큼 보수정비사업에 집중된 문화재 관련 예산을 문화재 활용사업 분야로 확대 하는 등 문화재 활용을 보다 다양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정민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