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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제2공항 용역 바로잡아야”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제2공항 용역 바로잡아야”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09.22 08:46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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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 국가인권위에 “용역 검증·사업 원점 재검토” 진정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가 지난 21일 신산리사무소를 찾은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들에게 전달한 진정서에는 더 이상 국가 권력에 의해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기도록 방치되선 안된다는 절박한 심정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반대대책위는 진정서를 통해 “한편에서는 제2공항 건설이 제주의 백년대계를 위한 사업이라고 말하지만, 반면 수백년동안 이어온 마을 공동체가 사라질지 모르는 성산읍 제2공항 반대대책위 소속 마을회에서는 결사 반대를 외치면서 벌써부터 ‘제2의 강정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주 사회에서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반대대책위는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제주 제2공항 용역을 바로잡아달라”면서 “‘기회는 평등할 것이다. 과정은 공정할 것이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라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말씀을 되새기며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간절한 마음을 진정서에 담았다.

 

우선 반대대책위는 “지난 2015년 제2공항 건설 계획 발표로 제주도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면서 “기존 공항의 포화상태로 인한 불편과 제주가 더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공항 인프라 확충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관광객을 제주의 자연과 사회가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2공항 사업 부지에 편입된 마을과 인근 마을들이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것처럼 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면서 “설촌 800년의 온평리는 마을 자체가 사라지게 생겼고 신산리, 난산리, 수산1리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고 마을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 강원보 집행위워장(가운데)이 지난 21일 국가인권위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제2공항 입지 선정 과정에 대한 문제점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 “제주 제2공항 백지화돼야 공군기지 막을 수 있어”

 

제2공항이 들어서면 공군기지도 함께 들어올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반대대책위는 공군이 2021년까지 제주도에 공군부대 창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제주 제2공항을 유력한 공군기지 후보지로 삼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한 점, 그리고 국방부와 국토교통부가 이미 민군 겸용 제주 신공항 건설을 합의한 바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제2공항에 공군기지는 없을 거라는 원희룡 지사의 말은 이미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 부분에 대해 반대대책위는 “도지사의 역량을 넘는 문제이며, 공군기지 예정지를 보류했다가 제2공항 완공 후에 설치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그 때는 되돌리기 어렵다. 제주 제2공항을 백지화해야 공군기지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부실 투성이 용역 보고서 … 입지 선정·결정 과정 납득 못해”

 

주민들이 제2공항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가 납득할 수 없는 입지 선정과 결정 과정 때문이라는 점도 진정서에 분명히 적시됐다.

 

지난 25년 동안 진행된 공항 확충 논의과정에서도 전혀 거론된 적이 없었고 2012년 ‘제주공항 개발 구상 연구’에서도 검토되지 않았던 성산 내륙 지역이 2015년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에서 갑자기 선정된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반대대책위는 “용역 보고서를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 3개 지역에 대한 평가 기준과 결과가 심하게 왜곡돼 있었으며 사실관계가 잘못 인용됐거나 과학적인 실제 근거 자료가 아닌 데이터를 인용하거나 오인한 부분들이 많은 부실 용역이었다”고 지적했다.

 

절차적인 정의의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반대대책위는 “아무리 중요한 국책사업이라 하더라도 피해를 보는 주민들에게 사업과 부지 선정의 불가피성을 설득하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은 민주사회에서 필수”라며 “역사상 최대 규모의 토지 강제수용 사업에서 삶의 터전인 밭과 집을 내놓아야 하는 지역 주민들의 의문과 이의 제기에 귀를 기울이기는커녕 이를 이기주의로 매도,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처사에 주민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와 함께 제2공항 후보지로 성산읍 지역을 결정한 이번 연구용역의 총괄 연구기관이 정석공항의 주인인 한진그룹의 주요 이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정석인하학원 산하 한국항공대산학협력단이라는 점을 들어 “정석공항은 제2공항 후보지 중 하나로 꼽혔던 곳이기 때문에 이번 용역은 이해관계자에 의한 연구용역으로 객관성과 공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연구기관의 중립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 “제2공항, 제주 미래에 바람직한지 충분히 숙고하고 토론해야”

 

무엇보다 반대대책위는 “제주도의 환경‧생태계 용량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양적 팽창 중심의 타당성 분석으로 제2공항을 건설하는 것이 맞느냐”며 제2공항의 필요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미 폭발적인 관광객 증가와 인구 급증으로 교통 체증과 생활쓰레기 급증, 하수처리용량 초과, 지하수 고발, 부동산 가격 폭등 등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20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을 가정한 제2공항이 건설된다면 제주도가 감당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반대대책위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지금과 같은 양적 팽창 중심의 발전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일반 도민들 사이에서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면서 “제2공항 건설은 제주도의 미래에 대한 선택의 여지마저 닫아버릴 수 있다. 지금은 제2공항 건설을 서두르기보다 그것이 과연 제주도의 미래에 불가피하고 바람직한 것인지 충분히 숙고하고 토론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대대책위는 숱한 의문점을 안고 있는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함께 제2공항 사업이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면서 조속하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건의했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가 국가인권위 관계자들에게 제2공항 입지 및 건설 계획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전달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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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인 2017-09-22 12:28:03
참 이상한 사람들이내. 더 정의롭지 못해 보입니다.

체게바라 2017-09-22 11:40:06
지금 제주로 취항하는 항공편이 하루에 몇대인줄아냐?? 지금 상태로도 포화상태가 넘었는데 앞으로는 어떻꺼 같아?? 혹시라도 중국하고 다시 사이 좋아 지면 완전 대란 날꺼고 제주 일본 노선 동남아 노선 까지 하면 앞으로 답이 있냐??? 그냥 빨리 빨리 욕심 버리고 추진해라 예산 다른곳에 다 빼앗기기 전에

찬성 2017-09-22 10:58:26
미치놈들~~그렇게 따지면 국책사업 진행될곳 한곳도 없다...너거 잘 난척 그만하고...국민들 항공사고..교통대라느ㅡㅡ너거가 책임질꺼가~~적당히 좀 해라...및에글 참 현실적으로 잘 적었네요...대다수 찬성인데...몇몇 미치광이들 날뛰는거보면 답답하다....

도민 2017-09-22 10:34:18
찬성하는 주민 그리고 도민 목소리도 적극 반영하고 공항착공을 하루빨리~~

성산주민 2017-09-22 09:18:00
성산읍이 고향이 청년입니다.
반대하시는 분들 반대는 하시더라도 주민 모두의 생각인양 말씀하지 마세요.
저는 찬성이고 제 주변에 찬성인 사람 많습니다.
그리고 지금 성산에 일자리가 있나요? 젊은이들 다떠나고 어르신들만 남고
이제 그어르신들도 돌아가시면 마을이 보존이나 되겠습니까?
반대하시는 마음 이해하는데 적당히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