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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 지역 청소년들은 누구나 찾는 집과 같은 곳”
“추자 지역 청소년들은 누구나 찾는 집과 같은 곳”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08.18 09: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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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미래다-청소년수련시설을 찾아 <15> 추자청소년문화의집
학생들이 추자 홍보 직접 계획 … “바깥 활동 여비 지원 등 절실”
 

청소년을 미래의 동량이라고 부르지만 대한민국의 청소년처럼 힘든 시기를 보내는 아이들은 많지 않다. 그들에겐 진학이라는 무거운 짐이 누르고 있어서다. 그 무거운 짐을 털어내는 방법은 없을까. <미디어제주>가 그런 고민을 덜고, 청소년들의 자기개발을 위해 ‘청소년이 미래다-청소년수련시설을 찾아’라는 기획을 마련했다. 청소년수련시설을 잘 활용한다면 청소년들의 꿈을 키우고, 진학이라는 무거운 짐도 덜 수 있으리라 본다. 이번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청소년활동진흥센터와 고르라 주식회사가 함께 한다. [편집자 주]

 

 

추자도는 제주도의 북쪽 끝이다. 참굴비의 고장이다. 그런데 요즘은 아니다. 예전의 위세는 점차 흐려지고 있다. 사람들도 빠져나간다. 추자도에 유배를 왔던 안조환이 갑자기 떠오르는 건 왜일까. 그는 <만언사>를 통해 추자도를 ‘하늘이 만든 지옥’이라고 했다. 세상에 지옥이라니. 이처럼 좋은 섬을 두고 그런 말을 하다니. 안조환처럼 언젠가는 섬을 떠야 하는 사람에겐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추자도는 그렇지 않다. 아직도 정이 넘치고, 파괴되지 않은 보물이 가득한 섬이다.

 

보물이 넘치는 추자도. 그런 추자도를 아주 든든하게 지키는 곳을 들라면 단연 추자청소년문화의집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추차도의 청소년들에겐 없어서 안되는 곳이며, 이곳 청소년들의 보금자리와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 본섬에서는 자신이 사는 바로 곁의 청소년문화의집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애들이 숱하지만 추자는 다르다. 모든 학생들이 여기를 들른다. 그야말로 청소년문화의집이 어떤 곳인지를 보여주는 본보기가 아닐까.

 

추자 청소년들에게는 집과 같은 공간인 추자청소년문화의집. ©미디어제주
추자청소년문화의집의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이곳 청소년 활동 모습. ©미디어제주

“예전엔 PC방 같았어요. 이젠 달라졌어요.”

 

이런 말을 건네는 이는 추자 사람이 다 된 정선화 청소년지도사다. 추자에 들어온지 30년이니 그러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지난 2010년부터 추자청소년문화의 집을 지키며 모든 걸 확 바꿔놓았고, 추자도의 각종 민원도 해결해준다. 지난해는 또 한 명의 청소년지도사가 들어왔다. 한순자씨다. 한순자씨는 청소년을 둔 엄마이기에 애들에 대한 마음을 잘 이해한단다.

 

두 명의 청소년지도사는 애들에겐 없어서 안 되는 존재가 됐고, 애들과의 호흡도 척척 맞는다. 물론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시설을 계속 업그레이드 했어요. 6년을 그렇게 하니 시설은 좋아졌어요. 바라는 게 있다면 청소년문화의집 앞뒤로 애들이 자유롭게 놀 공간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추자청소년문화의집을 지키는 청소년지도사 정선화 한순자씨(왼쪽부터). ©미디어제주

아주 작은 바람이다. 그만큼 추자도 애들에겐 놀 공간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언젠가는 이뤄지겠지. 아니 반드시 추자도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져야 하는 공간이다.

 

추자청소년문화의집은 시설 변화와 함께 많은 활동을 해오고 있다. 초창기엔 창의체험을 위주로 하다가 이젠 직업체험도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지도사들의 말을 빌리면 ‘최고의 프로그램’을 꿈꾼다.

 

추자도는 청소년이 많지 않다. 그래도 동아리 활동은 활발하다. 마침 취재를 간 날 ‘퓨리탑’이라는 댄스동아리 멤버를 만나게 됐다. 추자초등학교 5학년들이었다. 방학이어서 문화의집에 들러 춤에 푹 빠져들고 있었다. 좋아하는 가수를 꼽아보라고 하니 “너무 많은데…”라면서 트와이스, 워너원, 방탄소년단 등의 이름이 뱉었다.

 

추자청소년문화의집 댄스동아리 '퓨리탑' 멤버인 박경실 변지원 이현주(왼쪽부터). ©미디어제주

‘퓨리탑’의 변지원은 춤을 가장 잘 춘단다. 박경실은 4학년 때부터 했다고 한다. 달리기에 자신이 있다는 이현주도 춤의 매력을 설명했다. 그런데 그들은 한결같이 “재밌고, 스트레스를 풀기에는 그만”이라고 한다. 이미 무대 경험은 했다. 추자도에서 열리는 참굴비축제와 작은음악회 등에 그들이 늘 등장한다.

 

추자도에서는 섬을 사랑하려고 하면 가야 한다. 늘 쫓긴다. 추자에 1박을 하지 않는 이상 오전에 배를 타고, 오후엔 나가야 한다. 추자도를 떠나는 배를 타기에 앞서 운영위원회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운영위원회 학생들은 하추자에서 날아왔다. 추자중 2학년 유강현 김다원 학생과 1학년 정시우 학생이다. 위원장은 유강현 학생이 맡고 있다.

 

추자청소년문화의집 운영위원들은 연합캠프를 구성, 자신들의 활동을 적극 알리고 있다. 연합캠프는 제주중학교와 진행하고 있다. 홍보영상을 만들어 유투브에 올리기도 한다.

 

이들은 블로그를 통해 추자도를 알리는 활동을 생각중이다. 추자도를 적극 알리는 지도제작도 계획 중이다. 추자도를 지키는 학생들다운 답을 쏟아냈다.

 

추자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운영위원인 정시우 유강현 김다원(왼쪽부터). ©미디어제주

하지만 섬은 외롭다. 제주 본섬과 먼 거리에 있는 추자도는 더 그렇다. 폭풍주의보라도 내리면 본섬을 가야 하는 이들의 발은 묶인다. 본섬에 가더라도 1박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본섬에 있는 행사를 참여하고 싶은 애들에겐 그런 게 제약이 된다. 숙박비와 여비도 더 있어야 하는 건 물론이다. 청소년지도사들의 얘기를 더 들어본다.

 

“애들에게 큰 행사를 보여주지 못하는 게 늘 안타까워요. 데리고 나가려면 숙박을 해야 하거든요. 엄마들에게 요구할 수도 없잖아요.”

 

그래도 그들은 추자청소년문화의집을 더 알차게 꾸려가려 한다. 애들이 있기 때문에 추자청소년문화의집이 있고, 애들은 문화의집을 자신들의 공간으로 마음껏 활용하고 있어서다. 여기에다 놀 공간과 바깥 나들이 때 숙박 및 여비 등이 지원되면 금상첨화인 건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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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화 2017-08-19 06:58:41
감사합니다
많은관심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