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놀랍지만 공공연한 비밀
놀랍지만 공공연한 비밀
  • 홍기확
  • 승인 2017.07.17 09: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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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아빠의 특별한 감동]<144>

세계 1위의 출간도서는 무엇일까? 요리책이다.

세계 2위의 출간도서는? 바로 행복지침서이다.

 

요리책은 네 단계를 요구한다. 공부(도구사용), 지식(레시피), 실행(요리만들기), 효과(다른 이들의 만족)

반면 행복지침서는 공부나 지식이 필요 없다. 단순히 실행하면 효과를 본다고들 한다. 베스트셀러인 『시크릿』처럼 ‘무언가를 원하면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생각하라. 바라면 이루어진다.’처럼 말이다.

 

요리는 요리할 때 세 가지를 요구한다. 땀(만드는 이의 노력), 기대(먹는 이의), 시간(만드는 이와 먹는 이의)

반면 행복은 상상할 때 한 가지만 요구한다. 시간(본인의)

하인리히 하이네의 에세이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하루』에는 가장 행복한 하루를 아침이라고 하며 두 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첫째는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산 속 오두막. 둘째는 신선한 버터를 듬뿍 바른 갓 구운 빵.

 

여기서 착안을 해본다. 세계 1, 2위의 출간도서 주제이자 화두인 요리와 행복을 결합해 보자. 뭔가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아이가 아침, 저녁밥 메뉴를 수년 째 미리 아내에게 말한다. 아이는 원하는 요리를 먹어서 기쁘고, 아내는 원하는 요리를 만들어 기쁘고, 맛있게 먹어주니 기쁘다. 아이는 밥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하단다. 게다가 거의 매일 행복하단다.

 

하루는 아이와 아내가, 내가 하는 밴드의 공연을 보고 집에 가는 길에 자주 들르는 커피판매점에서 커피를 샀단다. 그런데 아내는 커피 값 중 천원을 아이덕분에 아꼈다며 얘기를 해준다. 사연은 간단하다.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내 아이가 커피를 만드는 아저씨에게 느닷없이 화두를 던지고 충격을 안겼단다.

 

“커피 파는 아저씨, 행복하세요? 저는 행복해요.”

 

아저씨는 상당히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해맑은 웃음과 함께 정말 행복해 보였던 모양이다. 하지만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하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을 대답했다.

 

“너를 보니까 행복해지려고 하는구나. 기분 좋다! 아저씨가 커피 값 천원 깎아줄게,”

 

행복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는 까칠한 아줌마 대니얼 길버트의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에는 현대인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를 불편하게 제시한다.

 

“뭘 좋아하는 지도 모르는데,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그 곳에 이르는 방법은 더 알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이제는 알겠다.

세계 1위의 출간도서는 무엇일까? 요리책이다.

세계 2위의 출간도서는? 바로 행복지침서이다.

이 둘을 결합해보자.

 

행복은 요리하는 데서 생기고, 행복은 요리를 먹는 데서 생긴다.

행복이라는 감정에 유효기간이 짧다면, 맛있는 요리를 삼시세끼 즐기는 것만으로도 유효기간은 연장되며 어쩌면 항상 행복할 수도 있다.

내 아이처럼 말이다.

 

중국 명나라 말에 홍자성이 지은 『채근담』에도 재미있는 말이 나온다.

 

“행복이 뭐 별건가? 수고의 그릇에 담긴 밥 달게 먹으며 저 푸른 하늘 보고 살면 되지.”

 

놀랍지만 공공연한 비밀이었을까?

 

 

평범한 아빠의 특별한 감동

홍기확 칼럼니스트

2004~2005 : (주)빙그레 근무
2006~2007 : 경기도 파주시 근무
2008~2009 : 경기도 고양시 근무
2010 : 국방부 근무
2010년 8월 : 제주도 정착
2010~현재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근무      
수필가(현대문예 등단, 2013년)      
서귀포시청 공무원 밴드 『메아리』회장 (악기 : 드럼)      
저서 : 『평범한 아빠의 특별한 감동』, 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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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맘 2017-07-18 12:39:41
행복한 식사를 준비하고 싶어지는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