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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로고만 믿고 원도심 기획을 했는데 어쩌나요”
“제주시 로고만 믿고 원도심 기획을 했는데 어쩌나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03.2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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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예술팀 비행기모드 “빈 장소 빌려주는 것 믿었는데 차일피일”
칠성로상점가 육성사업단 “청년들 기획이기에 지원 문제없어”

제주시 원도심에 일찍부터 관심을 가진 청년들이 있다. 2년 전인 2015년, 당시 제주대 학생들이 주축이 된 비행기모드(대표 고주승)는 ‘ch.064’라는 주제로 기억이 담긴 원도심의 이야기를 예술로 풀어냈다.

 

2년이 흘렀다. 대학생이던 그들은 이젠 어엿한 사회인이 됐다. 그래도 그들이 놓지 않는, 아니 놓치고 싶지 않는 곳이 있다면 원도심이다. 제주시 원도심은 기억의 저장공간이기에 더욱 그렇다.

 

2년 전과 다르다면 당시 원도심은 파괴의 길을 걸을 때였고, 2017년은 누구나 원도심에 뛰어든다는 게 다르면 다를까. 그래도 비행기모드가 원도심에 지닌 생각은 변화가 없다. 삶이 담긴 공간으로서 원도심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칠성로 일대. 청년예술가 단체인 비행기모드가 칠성로 일대 빈 공간을 빌려 예술 전시를 계획했으나, 장소 협조 등이 제대로 되지 않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미디어제주

비행기모드는 원도심 일대의 빈 공간을 빌려, 여기에 활력을 불어놓고자 했다. 비행기모드가 기획한 전시는 ‘여기 ( ) 있어요’라는 주제를 달았다. 주제에 담긴 괄호는 자기만의 공간으로서, 추억이든 기억이든 담아보자는 거였다.

 

비행기모드가 이같은 야심찬 기획을 내건 데는 멤버 가운데 군에 입대를 해야 하는 팀원도 있기에 멋지게 피날레를 장식하려는 생각도 포함됐다.

 

기획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다. 문제는 장소였다. 빈 장소를 찾는 게 이들로서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이곳저곳을 발품하며 장소를 물색했다. 도시재생지원센터도 들렀고, 도시재생센터에서 소개를 해 준 제주칠성로상점가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이하 사업단)도 찾았다. 비행기모드 고주승 대표는 당시 상황을 다음처럼 설명했다.

 

“사업단에서 (우리 기획을) 끌고 가고 싶다고 했어요. 장소도 제공해주겠다고 했는데, 그때가 작년 12월이죠.”

 

장소를 제공해주겠다는 곳이 나타났길래 비행기모드는 날 기분이 됐다. 비행기모드는 올해 1월 12일 공간을 확정한 뒤 2월초 전시를 오픈할 계획을 잡았다. 공간을 잡고 나서 오픈까지 한달을 잡은 이유는 있었다.

 

“전문적으로 전시를 하지 않는 장소에 들어가게 되면 전시장을 꾸미는 작업이 필요해요. 1개월 가량 잡았고, 다양한 장르를 전시해야 했기에 그랬어요. 그런데 계획대로 되질 않는 겁니다.”

 

비행기모드는 사업단을 믿고 기획을 추진했는데, 연락이 제대로 닿지 않았다고 했다. 1월 12일까지는 공간제공을 약속했지만 틀어졌다. 5일이 지난 뒤 연락을 해도 “회의중”이라는 응답만 왔다. 그야말로 감감무소식이었다.

 

“마냥 기다릴 순 없었죠. 우선 제주문화예술재단 지원이라도 받아서 추진을 해보기로 했어요. 재단엔 3월 19일 오픈하기로 했는데, 아직까지 장소를 물색하지 못해 재단 사업도 수정하게 됐어요.”

 

비행기모드가 내건 기획은 원도심의 빈 공간을 활용해보자는 의도였다. 마침 제주문화예술재단도 올해부터 청년팀을 별도로 구성하는 등 원도심과 청년예술가에 대한 지원에 적극적이다. 덧붙여서 원도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원도심을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더해지고 있다.

 

비행기모드는 이런 고민을 조금은 덜어주는 기획이지만 출발부터 어긋났다. 비행기모드의 고주승 대표는 사업단이 ‘제주시’ 로고를 쓰기에 행정이라고 단단히 믿고 있었다. 자신들은 행정이 있다는 믿음으로 일을 추진했는데, 일정대로 가고 있지 않다. 당초 그들이 잡은 계획은 틀어졌고, 제주문화예술재단에 공모를 하면서 제시한 시한도 끝났다. 청년들은 3개월의 시간을 허비하고, 이제 다시 계획을 잡아야 한다.

 

이에 대해 사업단 관계자는 “장소는 1곳 확정됐다. 무상임대를 해줘야 하는데 한곳이 아니라 2~3곳을 요구하고 있어서 쉽지 않다”며 “청년들이 하는 기획이어서 큰 문제없이 지원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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