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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은 복원하지 않겠지만 관덕정 광장은 복원할 것”
“서문은 복원하지 않겠지만 관덕정 광장은 복원할 것”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03.0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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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2일 삼도2동주민센터서 ‘관덕정 광장 복원’ 간담회
모든 사업 백지화 요구에 “관덕정 광장만큼은 백지화 안돼”

행정과 주민과의 거리는 멀기만 했다. 도시재생과 관련, 행정은 각본을 짜둔 상태에서 모든 걸 진행하다보니 멀어진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기는 부족했다.

2일 제주시 삼도2동주민센터에서 마련된 ‘관덕정 광장 복원사업 관련 주민 간담회’라는 이름의 자리. 제주특별자치도 고운봉 도시건설국장이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고 하자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주민들은 “똑같은 얘기를 반복한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주민들의 요구는 간단했다. 관덕정 광장 복원을 백지화하라는 의견이었다. 아울러 서문 복원사업과 차없는 거리도 하지 말 것을 주장했다.

그런데도 고운봉 국장은 ‘마중물 사업’이라며 주민의견은 듣겠다면서도 사업은 진행한다는 주장을 재차 폈다.

고운봉 국장은 “관덕정이 제주의 심장부”라면서 관덕정 광장 복원의 필요성을 줄기차게 설명했다. 마중물 사업의 1호라는 점도 덧붙였다. 다시 말하면 제주도의 가장 중요한 곳이고, 200억원에 달하는 국토교통부의 예산을 받아왔기에 사업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그 말을 들은 주민들은 ‘사업 백지화’를 계속 얘기했다. 도정을 믿을 수 없다는 말이었다. 아울러 백지화를 하면 주민들이 직접 의견을 만들어서 내겠다는 말도 나왔다. 주민들은 해당 지역 주민이 참여하지 않은 공모과정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주민들은 관덕정 광장 복원 무효화, 서문 복원 무효화, 개인재산 매입을 거론하지 않을 것, 제로베이스 상태에서 주민과 새로 논의할 것을 주장했다.

2일 제주시 삼도2동주민센터에서 열린 관덕정 광장 복원 주민 간담회 자리에서 한 주민이 고운봉 도시건설국장을 향해 주민들의 생각을 전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필요성을 주장하는 행정. 백지화를 요구하는 주민들. 똑같은 얘기가 반복된 끝에 고운봉 국장의 입에서 “서문 복원은 하지 않겠다. 차없는 거리도 하지 않겠다. 토지매입도 없을 것이다”는 말이 나왔다. 그럼에도 관덕정 광장 복원 카드는 절대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자 주민들은 “관덕정 광장 복원은 누구 작품이냐, 관련 자에 대한 정보를 달라”며 ‘관덕정 광장’에 매달리는 도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눈초리를 보냈다.

주민들은 제주도가 도시재생지원센터 뒤에 숨어서 일을 보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도 했다. 사업을 추진하면서 정작 행정은 빠지고, 그 책임을 모두 도시재생지원센터가 뒤집어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날 간담회는 주민들 입장에서는 ‘절반의 성공’인 셈이다. 지난 2월 8일 주민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 자리에서 논의된 ‘차없는 거리’와 ‘서문 복원’은 사라졌기 때문이다. 토지매입을 하지 않겠다는 답을 들은 주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여전히 행정은 관덕정 광장 복원은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행정은 이날 간담회 때 나온 주민들의 얘기를 어느 정도 경청했을까. 사업을 백지화 하면 주민들이 의견을 내놓는다고 해도, 행정은 그러지 말란다. 그건 주민들이 주체가 된 도시재생이 아닌, 행정이 밑그림을 그린 도시재생을 하겠다는 말 아닌가. 대체 관덕정 광장 복원은 누구의 작품일까.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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