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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해군기지 반대 제주지역 교수 선언
[전문]해군기지 반대 제주지역 교수 선언
  • 미디어제주
  • 승인 2006.12.2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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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해군기지 건설 반대와 세계평화의 섬 실천을 촉구하는
제주지역 대학 교수 선언

해군기지는 동북아 평화공동체와 평화허브도시로 나아가려는 제주비전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다.

제주도는 그동안 온갖 외세의 압력과 수탈에도 ‘평화’를 지키고 보존하려고 노력해왔다. 이는 ‘화해와 상생’을 바탕으로 4.3문제 해결을 이뤄낸 과정을 통해서도 충분히 입증되고 있다. 이제 제주도는 ‘세계평화의 섬’으로서 동북아 평화공동체 건설을 향한 일보를 내딛고 있다. 그런데 2000년 이후 대두되는 해군기지 건설 논란은 이러한 제주의 역사적 행보에 명백한 도전이 되고 있다.

제주도의 군사기지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제주도가 갖는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해 군사주의의 도전은 일제 강점기 이후 끊임없이 있어 왔다. 일제 강점에 의한 모슬포 알뜨르 비행장의 공군기지화, 모슬포 군훈련소, 1989년 송악산 군사기지 설치 시도, 그리고 최근 해군기지 건설추진에 이르기까지 군사기지의 문제는 제주의 근현대사와 함께 하고 있다. 따라서 해군기지 건설의 백지화는 제주가 동북아의 평화공동체와 평화허브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명적 과제이다.

정부는 명확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제주도에 추진되는 해군기지가 세계평화의 섬과 양립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설치된다면, 이는 그 자체로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시킴으로써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요인이 될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많은 외교안보 전문가, 군사전문가들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미국의 패권적 군사전략에 따른 한미군사동맹체제의 현실에서 첨단무기체계를 갖는 해군기지의 건설은 제주도를 군사적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으로 만들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그런데도 세계평화의 섬 위상이 ‘비무장 평화지대’가 아닌 ‘동북아 교류협력의 거점’으로 상정된다면 양립가능하다는 단순논리에 의존한 제주도 해군기지 T/F팀의 검토 결과만을 가지고 해군기지건설을 추진하려한다면, 제주도의 안녕은 물론 국가안보와 동북아의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에 단호히 반대하며, 제주도와 정부는 진정성을 가지고 제주도를 명실상부한 세계평화의 섬으로 가꾸는 노력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정부는 세계평화의 섬 지정에 따른
실질적인 ‘평화구상’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지금 제주도민들은 해군기지 건설과 세계평화의 섬 정책 사이의 상충문제를 놓고 혼란을 겪고 있다. 최근 정부관계자가 제주도의회 군사기지특위 설명회에서 해군기지 건설과 평화의 선 정책이 ‘양립 가능하다’고 입장을 피력하였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평화의 섬 정책은 4.3사건을 비롯한 그동안 제주도민들이 겪은 역사적 상처에 대한 보상차원을 넘어 국가 외교비전과 연계될 뿐 아니라, 제주도의 발전정책으로서도 그 의미를 갖는다.

해군기지가 세계평화의 섬 정책과 양립할 수 있는가를 검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세계평화의 섬에 대한 비전 체계와 최소한의 기본계획을 놓고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검토수준은 막연한 차원에서 해군기지 건설여부를 놓고 세계평화의 섬 문제가 변수로 전락되어 본말이 전도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

정부는 제주도를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해놓은 이후 아무런 후속 구상조차 내놓지 않았다. 지금 제주도민들 사이에 세계평화의 섬과 해군기지 건설을 놓고 심각한 갈등을 보이는 데는 정부의 책임이 대단히 크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세계평화의 섬 정책에 대한 보다 구체적 구상을 밝혀야 하며, 과연 해군기지 건설이 그러한 평화구상을 실현하는 도움이 될 지를 정부 차원에서 검증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정부가 ‘세계평화의 섬, 제주’에 대한 구체적 육성 플랜을 즉각 마련하고, 해군기지를 비롯해 앞으로 예상되는 군사기지 추진도 그러한 맥락에서 신중하게 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해군기지 문제를 여론에 의해 결정하려는 태도에서 벗어나, 제주도의 백년대계를 위한 결단의 차원에서 단호하게 반대해야 한다.

지난 12월 1일 제주도 해군기지 T/F팀 검토결과 발표 이후 최근 해군기지 건설문제를 놓고 제주도의 행보가 급해지고 있다. 연내에 찬반토론을 추진하고, 여론조사 등에 의해 이 문제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론조사에 의한 결정은 얼핏 보면 민주적 절차에 의해 결정하겠다는 것으로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못하다.

우리는 해군기지 건설 문제를 ‘여론’을 이용해 가부를 결정하려는 제주도정의 방침에 참으로 유감스러움을 표한다. 제주도의 백년대계를 결정하는 데 도민들이 그에 대한 구체적 정보나 충분한 판단 기회조차 갖지 못한 상태에서 여론에 의존해서 결정하겠다는 것은 도지사의 명백한 책임 회피이다.

그리고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해군기지 건설여부에 대한 찬반입장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여론을 물어 가부를 결정한다면, 그 이후 도민들의 갈등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찬성이든 반대이든 불과 10% 내외의 차이를 놓고 도민여론이라는 이름으로 결정해서는 안 될 일이다.

해군기지 건설문제는 보편적 가치에 입각해 도지사가 의지를 가지고 결단해야 한다. 세계자연유산지구로 지정될 만큼 수려한 제주도의 환경을 파괴하고, 지역주민들의 정서적, 경제적 피해를 동반할 뿐 아니라,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킴으로써 국가안보에 대한 기여 여부도 불투명하고, 세계평화의 섬 정책과 배치되는 해군기지 건설은 어떠한 형태로도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우리는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도민여론의 추이여부를 떠나 평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긴 안목에서 제주 미래를 위해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반대의지를 천명할 것을 촉구한다.


2006. 12. 20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와 세계평화의 섬 실천을 염원하는
제주지역 대학교수 일동

강대옥, 강민석, 강민수, 강봉수, 강사윤, 강영봉, 강영훈, 강현욱, 강현춘, 고보선, 고성빈,
고창훈, 고호성, 고희준, 권숙희, 권영근, 김길영, 김대영, 김동만, 김동윤, 김동전, 김민호,
김성봉, 김성일, 김승한, 김여선, 김옥수, 김용환, 김은희, 김정섭, 김정숙, 김정희, 김정희,
김종훈, 김태일, 김현돈, 김형진, 김혜연, 남진열, 문혜경, 박순관, 박여성, 박용이, 박찬정,
박충희, 박형근, 부홍식, 서명석, 소명선, 손명철, 손원근, 손일삼, 심규호, 안재철, 양길현,
양상호, 양진형, 양창우, 염미경, 오홍석, 유용식, 유철인, 윤용택, 이규배, 이기석, 이동원,
이상철, 이서규, 이은주(제주대), 이은주(산업정보대), 이창익, 임춘배, 정광중, 정구철,
정재현, 정진현, 조성식, 조성윤, 조영배, 조정원, 조홍선, 최광식, 최낙진, 하승수,
허남춘, 허정훈, 현남규, 현미열,

(연명, 가나다 순 / 연락처 윤용택 교수 010-9977-2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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