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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내 어린이 무기체험 즉각 중단하라”
“제주해군기지 내 어린이 무기체험 즉각 중단하라”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6.11.0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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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회 등 성명 “국제 인권기준 위배, 평화 감수성에도 심각한 영향” 우려
강정마을회 등이 해군 측에 제주해군기지 내 어린이 무기 체험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은 지난 7~8일 이틀간 제주해군기지 부대개방 행사에서 어린이들이 직접 무기를 체험하고 있는 모습.

제주해군기지 부대 개방 및 함정 공개 행사에서 어린이들에게 직접 총을 쥐어준 데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강정마을회와 전쟁교육 없는 공동체를 위한 시민 모임,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는 9일 설명을 내고 제주해군기지 내 어린이 무기 체험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11월 7일과 8일 이틀간 해군 창설 71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부대 개방 및 함정 공개 행사에서 수십명의 어린이들이 직접 해병대 장비를 체험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살상 무기를 직접 손에 쥐어준 것을 문제 삼고 나선 것이다.

이들 단체들은 “어린이들이 살상 무기를 손에 쥐고 가상의 적을 상정하고 조준해 보는 것은 국제 인권기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의 평화 감수성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며 기지를 보여준다는 명분 아래 어린이들에게 끔찍하고 폭력적인 전쟁 체험을 시키는 것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틀간의 부대 개방 동안 목격된 유아교육기관 승합차는 40대에 육박했다”며 해군이 공개한 부대개방행사 때 사진에서 아이들이 해병대 군복을 입거나 팔각모를 쓰고 거수경례를 하고 있는 모습, 특히 아이들의 몸집과 비슷한 K4 고속유탄발사기와 자동소총 등 총기를 직접 만지며 공격 자세를 취하고 있는 모습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4~5살 정도 어린이들에게 살상 무기를 쥐어주는 것이 정말 괜찮은지, 해군이 이처럼 무책임한 폭력에 어린이들을 노출시키는 것을 지켜만 볼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이같은 준 군사훈련이나 교육을 행하는 것이 국제인권기준에 반하는 행동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한국 정부가 이미 비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에 15세 미만의 아동‧청소년들은 적대행위에 직접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으며, 아동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평화‧존엄‧관용‧자유‧평등‧연대의 정신 속에서 양육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들은 “차가운 금속성의 무기를 만지면서 가상의 적을 상정하고 조준해 본 경험은 어린이들의 감수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면서 “어린이들이 평화와 관용을 경험하기보다 폭력과 적대감을 경험할 기회가 많아진다면 그 미래는 경쟁과 폭력, 적대감의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강정마을회 등은 이에 해군측에 “자유와 연대가 충만한 미래를 위해 어린아이들에게 가상의 적을 상정하고 살상 무기를 체험하게 하는 것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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