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과거의 복원은 결코 도심재생이 아니다”
“엉터리 과거의 복원은 결코 도심재생이 아니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6.09.19 10: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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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제주시 원도심 활성화 공청회에 거는 기대

내일(20일) 오후 2시부터 김만덕기념관에서 중요한 공청회가 열린다. 제주시 원도심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주민공청회다. 이날 공청회는 도시재생에 초점을 두고 있다.

도시재생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의견은 제각각일 수 있다. 거기에 사는 사람의 생각이 다르고, 행정 행위를 하려는 공무원의 생각이 다르다. 그래서 내일 어떤 이야기들이 오갈지 궁금해진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있다. 도시재생은 현재이면서 미래라는 점이다. 때문에 무조건적인 철거 위주가 아니라 현재 그 땅 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기억 보존’을 담보로 해야만 한다. 우리가 최근의 도시재생을 ‘리헤비테이션’이라고 부르는 것도 다 그것 때문이다.

내일 공청회는 전문가들을 모시고 한다고 하니까 좋은 이야기들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원도심에 살고 있는 이들이 어떻게 행복하게 지낼지에 대한 고민이 내일 공청회에서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하지면 걱정이 되지 않는 건 아니다. 기자가 몇차례 지적했듯이 ‘너무 조선적’인 사고방식으로 회귀하지 않을까라는 점이다. 예전 제주성은 제주의 돌로 건축이 됐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현재는 거의 파괴가 진행돼 남아 있는 게 별로 없다는 것도 누구나 알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 계획을 들여다보면 현재는 없는 그런 것들의 복원에 있다. 그게 걱정이 된다는 말이다.

원도심 활성화 계획에 투입될 돈은 1000억원이 넘는다. 적은 돈이 아니다. 서문 복원과 공신정 복원, 성굽길 토지매입, 관덕정 광장 복원 등이 이들 사업에 들어간다.

제주시 원도심 활성화 사업으로 추진될 공신정 터. 여기엔 기반시설이 전혀 남아 있지 않다. ©미디어제주

기자는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어제(18일) 공신정터를 찾았다. 과연 이 터에 공신정을 복원하는 게 가능할지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역사적 의미에서 ‘터’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부족했다. 여기엔 아무 것도 없다. 역사적 가치를 말할 때 ‘유적’과 ‘유구’를 꺼내드는데, 이때 말하는 ‘유적’과 ‘유구’는 어떤 흔적이 있는 상태여야 가능하다. 하지만 공신정터는 아무 것도 없다. 그냥 예전에, 이곳에, 공신정이라는 건물이 있었다는 의미 외에는 하등의 가치가 없다.

그럼에도 여기에 공신정이라는 건물을 짓는다면? 예전 공신정은 정자의 기능을 하는 곳으로, 멀리 제주성을 내다보고, 산지천도 바라볼 수 있었다. 지금은? 아니다. 공신정을 만들더라도 건물이 앞을 가로막는다. 복원된 공신정이 제 기능을 하려면 주변 건축물을 깡그리 없애야 가능하다. 그렇다고 복원이 잘 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고 보는 게 낫다. 지난해 6개월만에 ‘후딱’ 해치워서 만든 제이각만 하더라도 누가 그걸 복원이라 할 수 있나. 그런 엉터리 복원이 판을 치는데 아무 것도 없는 그 터에 옛날 건물을 짓는다면 누가 믿을까.

산지천 서쪽에서 바라본 공신정 터 일대. 화살표 부분이 공신정 터이다. 하지만 복원이 진행되면 주변 건물은 다 허물어야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미디어제주

이것저것 할 얘기가 많지만 오늘은 공신정만 꺼내봤다. 공신정 복원은 제주도가 추진하는 원도심 재생의 한 축임은 분명하다. 현재 제주도가 진행하는 원도심 도시재생활성화 계획은 ‘오래된 미래, 모관’을 내건다. 예전 누군가가 많이 써온 말이다. 그분의 의중이 반영돼서인지 제주성 복원에만 매달린다는 인상이 짙다. 공신정 복원도 그것과 맥락을 함께한다.

원도심 재생이 어떤 식으로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더 파괴가 될지 알 수도 없다. 우리가 전혀 모르는 과거로 회귀할 수도 있다. 제주시청사가 무너지는 걸 방관하고, 수산물검역소가 무너지는 걸 방관하던 제주도 행정은 왜 그리도 조선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걸까. 솔직하게 말하면 조선은 탐라가 아닌데 말이다. 1000억원을 나눠 먹을 사람이 많은건지, 아니면 ‘내가 도지사일 때, 내가 시장일 때 해냈다’는 치적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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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이란 2016-09-19 11:04:03
복원이란원형을 최대한 살리는 게 목원이다.
시대에 따라 만들어진 소재는 다를 수 있으나 원래의 모습은 그대로 유지해야 된다 그게 복원의 기술이 아닐까 본다
이번은 좀 제대로 복원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