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02:42 (토)
계속되는 가뭄, 축 처지는 콩잎 따라 축 처지는 어깨
계속되는 가뭄, 축 처지는 콩잎 따라 축 처지는 어깨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6.08.17 10:4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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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지역 가뭄 피해 확산 우려, 양수장비 수리 등 피해최소화 노력
제주 농업기술원은 제주 13곳에서 초기가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

꺾일 줄 모르는 폭염에 농민들의 마음도 타들어간다.

강수량은 적은데 계속되는 폭염으로 수분 증발량이 증가하자, 토양 수분량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 농작물 가뭄 피해 면적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원장 강성근)의 관측에 따르면 제주 6곳, 서귀포 2곳, 동부 2곳, 서부 3곳 등 총 13곳에서 초기 가뭄 증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강수량은 평년대비 57.5% 수준이며, 7월 13일 이후 강수량은 평년 동기의 4.4% 수준으로 갈수록 가뭄이 심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달말부터 이달초까지 내린 소낙비도 가뭄을 해갈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특히 동부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 소낙비 양이 적어 가뭄 피해가 더욱 심하다.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3일까지 측정된 강수량은 표선 61.5㎜(밀리미터), 세화리 34㎜, 덕천24㎜, 송당리 16㎜, 고성과 수산리 11㎜인데 비해, 행원과 만장굴 일대는 9㎜ 수준에 불과했다.

비는 오지 않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날마다 이어지는 폭염 때문에 수분 증발량이 6.1㎜로 평년 5.3㎜보다 많아 토양 수분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토양수분량(8월 16일 현재)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100kPa이하 정상생육, 100∼500kPa는 초기가뭄, 500kPa는 가뭄

이는 곧바로 농작물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당근은 파종 면적의 20%정도만이 발아된 것으로 추정되며, 해안가는 발아가 늦고 이달 25일까지 해갈이 안 될 경우 수량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당근 주 재배지역인 구좌읍의 한 관계자는 “발아가 된다 해도 (가뭄이 계속된다면) 고사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주말까지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대부분 농가들이 재파종이나 무 같은 대체작물 재배를 고려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콩은 꼬투리 형성기인데, 암반이 있는 일부 포장 일시위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일시위조란 작물이 낮 동안 축 처지는 현상으로, 계속될 경우 제대로 성장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중산간은 생육이 아직까지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도지역 땅콩은 꼬투리가 여물고 있어 가뭄이 지속될 경우 수량감소가 예상되고, 참깨 역시 꼬투리 여뭄이 불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농업기술원은 동부농업기술센터(소장 황재종)에 가뭄해갈시까지 가뭄극복 현장 상황실을 설치하고 양수장비 현장수리, 농작물 상황 파악 등 행정시, 읍·면과 공동으로 가뭄대책을 지원해나갈 계획이다.

도는 행정시, 읍·면과 공동으로 가뭄대책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

한편, 서부지역은 현재 여름작물은 수확이 마무리된 상태이나, 앞으로 가뭄이 지속될 경우 월동작물 정식(온상에서 기른 모종을 밭에 내어다 제대로 심는 일)이 늦어져 모종이 노화되는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농업기술원은 관수시설이 갖춰진 포장에는 관수작업을 하면서 적기에 월동작물 정식이 될 수 있도록 현장지도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조수진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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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사랑 2016-08-18 16:17:31
해마다 겪는 일이지만 대책수립이 아쉽다는 소리만 할 수 밖에....

붕붕 2016-08-17 14:33:43
안타깝네요... 하루빨리 농민들의 마음을 적셔줄 비가 내리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