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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제주 올레문화를 어떻게?
사라져가는 제주 올레문화를 어떻게?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6.06.08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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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인택의 제주관광 돋보기] <22>

올레는 제주인만의 삶의 정감과 추억이 가슴깊이 남아있고, 독특함을 갖고 있는 특별한 문화다.

제주라는 섬과 그 속의 사람들이 살아왔던 흔적이며, 생활공간의 철학이 깃든 문화라고도 할 수 있다.

그 올레는 좁은 골목길 같아 정겹게 약간씩 구부러져 굽이굽이 돌아가도 편안한 길이다. 또 집에 들어가는 가장 가까운 입구이기도 하고, 마을을 들어서는 첫 입구이기도 하다.

이 올레 마을입구에는 여지없이 커다란 팽나무가 있고, 그 밑에는 동네 어른들이 자리를 차지하여 정겨운 대화를 나누는 풍경이 만들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올레의 돌담길에는 수선화, 칸나, 봉선화 등의 꽃들을 심어 돌담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모습도 볼 수 있었던 길이었다.

또 생활에 필요한 끈이나 밧줄을 만드는데 원료로 사용했던 긴 칼 모양의 섬유 원료 식물인 신서란(新西蘭)이란 여러해살이풀을 심어서 재배했던 곳도 있었다.

매니큐어(manicure)가 없던 시절의 여자들은 올레에 심어진 봉선화 꽃잎을 따서 손톱에 칭칭 감아 물들여 여성스러움을 만들어낸 아름다운 추억도 서려있는 곳이기도 하다.

올레는 공동생활과 개인 생활을 구분하는 역할도 있지만 구부러져 돌아가는 여유로움을 만들어낸 생활의 지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문화가 깃든 제주 올레의 그 정겹던 자취는 이젠 찾아보기 어렵고, 머릿속에서 회상해보는 추억으로 돼가고 있다.

그나마 간혹 중산간 마을에는 더러는 있는데 현대 건축의 편의성 확보에 의한 개발로 대부분 사라지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한 올레관광의 그 붐이 주를 이루면서 제주도 전역에 몇 십 개의 올레 코스가 조성됐다.

제주의 문화를 맛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지만 옛날 올레의 느낌보다는 웰빙시대의 건강을 위해 걷는 길 형태로 변모했다.

원래의 올레를 보고 느끼는 게 아니라 걸으면서 제주의 독특함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는 만들어졌다. 다만 그 올레를 이용하는 일부 사람들의 올바르지 못한 행락질서로 마을들의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문제가 발생했다.

물론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 발전과 생활의 편리에 도움을 주기 위한 불가항력적인 일이다. 다만 개발을 제주문화를 어느 정도 살리고, 지역주민에게 혜택을 주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다.

올레길 탐방이 처음 시작될 때보다는 편의시설의 설치 등으로 많이 좋아지기는 했으나 아직도 일부 지역주민들은 일부 올레꾼들의 용변보는 일로 인해 농작물과 과수원의 피해가 발생되고 있다고 한다.

그 지역주민에게는 혜택보다는 올레꾼들이 버린 쓰레기 청소에 일손을 뺐기고 있다면서 올레관광에 대해 별로 달갑지 않은 이야기를 한다.

한편 올레꾼들이 집중되는 지역의 모 커피숍에서는 테이크아웃으로 운영하면서 먹은 후 빈 컵을 가져오면 돈을 주며 사는 등 쓰레기 버리는 행위 방지에 애를 쓰고는 있으나 그 효과는 미미한 실정에 머무르고 있다.

이런 불편을 겪는 그 지역주민의 불만은 고스란히 당국의 정책 탓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최근 “제주는 그런 곳이 아니야”란 책을 발간한 저자(김형훈 미디어제주 편집국장)가 요즘 서울 청주 등 육지부에서 TV책 방송, 교보문고 광화문점 등의 초청 강연과 언론 등의 인터뷰로 제주홍보를 별도 비용없이 생생하면서도 효과적으로 하고 있다.

그 저자의 책 한부분에 올레의 얘기가 실려 있다. 제주올레의 특성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어느 정도를 수록하여 옛 제주 올레를 연상케 만들어 주는 동기 부여에는 부족함이 없다.

관광객 유치,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명분을 내세운 개발은 해당지역의 발전과 각종 자원의 보전, 보호와 함께 지역주민의 윤택한 삶을 만들어주기 위함이다.

어께너머로의 추억으로 차츰 사라져가고 있는 올레와 옛 제주인의 삶의 지혜, 제주다움의 문화보전 방안과 도민의 그 혜택은 무엇이고, 어떻게 하는 게 옳은 것인가를 세심하게 숙고(熟考)한 정책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본다.

▲ 양인택 객원필진 <미디어제주>
   

<프로필>

제주시 용담 출신
제주대 경영대학원 관광경영학과 졸업
한국관광호텔업협회 제주지회 사무국장
제주도관광협회 부산홍보관장
제주세관 관세행정 규제개혁 민간위원

(현) 사단법인 제주관광진흥회 이사 겸 사무총장
논문 <호텔종사원의 직무 스트레스가 조직 유효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논문 <제주방문 내국인 관광객의 특성에 따른 목표시장 확장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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