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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뒷전이고 표가 우선이라 여기는 의원 나리들
교육은 뒷전이고 표가 우선이라 여기는 의원 나리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6.06.0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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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교육위원회 예술중점학교 예산 삭감을 들여다보며
 

교육은 표밭이다. 그런가? 정치를 하는 이들에게 그렇다. 가장 큰 표밭이다. 부모들은 애들을 위해 자신의 몸을 불사르고 있지 않은가. 그러기에 부모들은 애들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과감히 표를 던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 준비는 늘상 돼 있는 게 부모들이다. 그래서 교육은 표밭이다.

그런데 좀 다르게 생각해보자. 교육이 표밭이면 교육은 어떻게 될까. 교육이 잘 될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교육을 표밭으로 생각한다면 교육은 뒷전이고 표만 생각하게 마련이다.

도의원들은 표를 먹고 산다. 표가 없다면 당연히 낙선하는 게 답이다. 그래서 표를 구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닌다. 잔칫집에도 가야하고, 상이 나면 문상도 해야 한다. 체육대회가 있으며 부리나케 달려가야 한다.

특히 제주도인 경우엔 ‘얼굴 비치기’가 의원들의 차기 당선을 위해 필수가 될 정도이다. 그래서 표를 관리해야 하고, 표를 관리하는 방안의 하나로 그들의 목소리를 다 담으려 애쓴다.

도의원들이 표를 구걸하고, 표에 목숨을 거는 현상에 대해 왈가왈부하기는 싫다. 그건 생리이기에 어쩔 수 없다고 본다. 다만 교육에 있어서만큼은 표보다 교육이 앞서야 한다고 본다.

어제(31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위원회를 들여다보면 도의원들에겐 교육보다는 표가 우선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인지를 해주게 만든다.

제주도교육청이 올해 예산을 써달라며 올린 애월고 교과시설구축 사업비 전액을 삭감했다. 도교육청은 애월고와 함덕고 등 2개 학교를 예술중점학교로 만들 계획이었다. 이 계획은 고교체제 개편의 일환이다.

현재 제주지역은 제주시 동지역 인문계 고교 선호현상으로 비정상적일 정도로 틀어져 있다. 제주시 동지역 중학교를 나온 학생들의 40% 가까이는 인문계가 아닌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 솔직히 말하면 다른 선택이라는 건 특성화 고교나 읍면 지역의 학교로 가는 걸 말한다. 그런데 인문계 외의 학교에 들어가는 걸 다들 꺼린다. 어쩔 수 없이 특성화 고교나 읍면 지역의 학교를 선택하는 현상들이 많다는 말이다.

교육은 이래서는 안된다. 그래서 틀어진 교육을 좀 더 바로잡아보자며 하는 일 가운데 하나가 고교체제 개편이며, 현재 중학교 1학년이 고교 1학년이 되는 2019학년도부터는 고입선발 고사도 폐지한 것 아니던가.

이에 덧붙여 시행하려 하는 작업이 예술중점학교 설치이다. 예술중점학교는 읍면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첫 시도이다. 올해부터 차근차근 행동에 옮기기로 했다. 그래서 추경에 예산을 반영하겠다고 했으나 시작도 하지 못하고 철퇴를 맞았다.

철퇴를 맞은 이유를 들어봤더니, 지역주민들이 반발한다는 게다. 도의원들이 그렇게 말을 하긴 하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지역주민들이 그 지역에 있는 학교를 예술중점학교로 만드는 것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 혹여 동문들이 그래서는 안된다면서 압력을 넣은 것은 아닌지, 아니면 순전히 의원 개인의 생각이었을까.

의원들의 주장대로 지역주민들이 반발했다고 해서 애월고 예술중점학교 추진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면 이건 더 문제로 보인다. 앞서 얘기했듯이 교육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표만 관리하는 의원들의 속내가 드러난 것이니까. 더 문제는 일반 의원도 아니고, 교육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사명감을 지닌 교육의원이 아니던가.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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