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100여명 하도리.오조리 철새도래지서 저어새.오리류 탐조 실시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의 겨울은 올해도 철새들의 방문으로 그렇게 시작됐다.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혹은 추위로 인해 먹을 것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 풍부한 먹을 거리가 있는 남쪽으로 오는 겨울철새.
사람들은 지도나 나침반 등을 보고 낯선 길을 찾아간다지만 이 철새들은 매년 어떻게 제각기 일정한 곳으로 날아갔다가 다시 일정한 곳으로 돌아오는 것일까?
아직까지 정확한 해답은 없지만 해나 별자리의 위치를 보고 방향을 찾는다거나 기압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면서 길을 찾아간다고 한다.
그렇게 기압의 변화를 느끼면서 별자리 위치를 보면서 찾아 들어오는 철새들이 제주를 찾는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제주는 자연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존지대라는 것일게다.
참으로 다행스럽고 때 아닌 행복감과 더불어 평화로움도 느낄 수 있으리라.

인터넷 신문 미디어제주와 제주주민자치연대가 공동으로 마련한 제주해안 조간대 철새탐방 '새들의 부리와 발가락은 어떻게 생겼을까?'.
철새 탐방에 동참하기 위해 25일 오전 9시 제주시종합경기장 삼삼오오 모인 100여명의 참가자들은 2개조로 나뉘어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창홍동 철새도래지와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철새도래지를 찾아 철새들을 철새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특성을 살폈다.
# 국제적 멸종위기종 '저어새' 4마리 포착!
첫번째로 방문한 하도리 창홍동 철새도래지에서는 해초나 식물성 플랑크톤을 걸러 먹기에 편리한 넙적한 부리를 가진 오리류가 벌써 날아들어와 둥지를 틀고 있었다.
검다 우지는 새라는 순 우리말로 철새 중에서 가장 사냥에 능한 새, 가마우지와 가장 평범한 모양새의 알락오리와, 철새 중에서도 가장 크기가 작은 철새 논병아리 등 오리류가 대부분이었지만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하얗디 하얀 4마리의 저어새를 볼 수 있었다.


특히 올해에도 제주에는 20여마리가 날아들어와 4마리는 구좌읍 창홍동에 있고 나머지는 성산에 있는데 철새탐방 참가자들은 이날 그런 희귀한 저어새를 관찰했다.
# "놀라워라~ 인간 45배의 청력 가진 조류"...제주서 겨울나는 철새 70여종.
하도 철새도래지 관망대에 망원경을 설치해 제주에 들어오는 철새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설명을 해주고 있는 영산강유역환경청 자연생태해설사 고평열씨는 "새는 인간청력의 45배 뛰어난 청력을 가졌기 때문에 소리에 민감하다"며 "조용하게 철새를 관찰해야 할 뿐 아니라 소리를 지르거나 돌을 던져서 새들을 피로하게 하는 행동은 금물"이라고 주의부터 준다.

이어 "철새는 한 번 날기시작하면 제주에서 부산까지는 순식간에 이동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고평열씨에 따르면 제주에서 겨울을 나는 철새는 저어새, 물수리 등 희귀한 새에서부터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고방오리, 가마우지, 논병아리, 쇠물닭 등 70여종.
# 철새 도래지 환경 위협 '파래주의보'
하지만 이곳이 철새들이 100% 만족하는 쾌적한 환경조건을 만들어주고 있지는 못하다고 한다.
고씨는 "이곳 주변에 발생하는 파래양이 점점 늘고 있는데 파래가 썩어서 풍기는 악취는 이곳을 찾은 이들의 미간을 찌푸리게 한다"면서 "파래 생성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막아놓은 둑을 허물어 해수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사실상 이렇다할 방법이 없다는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이곳은 남제주군 성산읍 오조리와 성산리 일대 155ha에 이르는 공간이다. 주변에 식산봉과 일출봉이 자리잡고 있다. 식산봉은 환경부 지정 법정보호 야생식물(41호)인 황근의 국내 최대 자생지이다. 그러나 해안도로의 개설과 해안매립 등으로 자생지가 훼손위기에 처해 있다.
성산포 철새도래지는 북쪽방향으로 바다와 접해 있으며 수문이 개설되어 있는 곳으로 평균 수심은 120㎝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남동쪽으로는 갈대밭이 넓게 분포하고 있는 이곳은 천연기념물인 저어새의 월동장소로 유명하다.
이외에도 노랑부리저어새와 물수리, 알락오리 등의 철새들이 서식한다.

# 인간-자연 공존하는 생태환경의 소중함 일깨우는 소중한 체험
이날 참가자들은 "철새를 관찰하면서 새들이 살 수 없는 곳에서는 인간도 살지 못하는 철새가 환경오염의 척도임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는 귀중한 기행"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5살 아들과 동행한 한 참가자는 "새라고 하면 '단순히 날아다니는 것'이라고 생각하던 아들이 적어도 오리도 새의 한 종류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 그리고 오리가 해초를 먹기 위해 부리가 넓적하게 생겼다는 것을 깨우친 것만으로도 반갑다"면서 "이번 철새탐방이 우리 아이들에게 산교육장이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