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읍 농번기 끝나면 대국민 홍보와 元지사 주민소환 등 병행하기로
제2공항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백지화’를 재차 요구했다.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16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제주특별자치도에 “응답하라”며 제2공항 건설 중단을 강력하게 선언했다.
주민들은 후보지 선정에서부터의 문제점을 거론했다.
주민들은 “국토부는 지난 1월 7일 최종 용역 결과 발표에서 제주 전 지역에 걸쳐 있는 31곳의 후보지를 면밀히 검토, 성산지역을 최적지로 선정했다고 했다. 그런데 31곳 후보지 가운데 삼척동자도 웃고 갈만한 후보지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국토부와 김병종 교수는 김녕 검은오름계 용암동굴지대, 난산 수산 용암동굴지대, 보석같은 섬 우도, 남원의 지귀도가 있다고 했다. 우리들의 반발을 조금이라도 무마시켜 보려는 얄팍한 기만전술이다. 세계자연유산이고 천연기념물인 이곳들을 후보지로 검토했다는 엽기적인 발표를 했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이런 절차 자체가 예정지 발표일 뿐인 제2공항 건설계획을 미리 짜놓은 각본에 따라서 밀어붙이려는 비인간적인 테러행위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성산 지역이 제2공항 최적 입지로 정해진 이면엔 중국 부동산 재벌 등 수많은 기업들의 이익과 힘있는 사람들의 추악함이 숨겨져 있다는 의혹을 접을 수가 없다. 특히 500만평에 달하는 정석비행장과 제동목장을 소유한 대한항공이 예이며, 일신의 영달만을 목표로 재임기간 업적 쌓기에 혈안이 된 원희룡 지사의 추악한 모습이 그 예이다”고 토로했다.
주민들은 제2공항 건설은 제주 땅의 훼손이라는 되돌릴 수 없는 일이 일어난다는 점도 호소했다.
기자회견 자리에 참석한 이들은 “새로 공항이 건설되면 200만평에 달하는 공항 부지 외에도 주변을 포함하면 상상하기 힘들정도로 제주 땅이 훼손된다. 제2공항 완공 시점엔 4500만명의 발길로 제주의 자연은 원형을 알아보기 힘드는 그야말로 회복불능의 상태에 놓인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제주도청에서 성산읍에 파견한 ‘주민지원팀’에 대해서는 ‘1대1 맨투맨 주민반발무마팀’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줄곧 제2공항 반대를 외쳐온 김경배씨는 “제2공항 선정 첫 발표 때는 돈이 많이 들어서 배제했다고 했던 현 공항 확장안에 대해 도지사는 교통혼잡 문제로 말을 바꿨고, 나웅진 과장은 공항 주변 주민들의 반대 때문이라고 말을 바꿨다”며 “현 공항 주민들의 반대 의견은 수렴하고, 왜 우리들의 철저한 반대는 깔아뭉개느냐”고 억울함을 표출했다.
그는 국토교통부 공항정책과 나웅진 과장을 만났던 얘기도 꺼냈다. 김경배씨는 “지도만 보고 공항 후보지 그림을 그렸는데 그 안에 세계자연유산이 있는지, 천연기념물이 있는지 우리가 어떻게 아느냐며 정신나간 소리를 내뱉었다. 장관을 만나도 소용없고, 도지사가 중단 요청해도 소용없다며 할 말이 있으면 자신에게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공항, 정석공항에 이은) 3번째 공항을 막아서기 위해 철저하게 망가져도 하늘에 부끄럽지 않은 진정으로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끝까지 남겠다. 돈과 바꿀 수 없는 우리 제주사람 모두의 영원한 유산인 자연을 지켜내는 일에 동참해달라”며 재차 요구했다.
제2공항 반대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최종보고서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고 논리적으로 반박을 하고 있다. 지금 성산지역은 농번기다. 먹고 살아야 할 것 아닌가. 농번기가 정리되면 가열차게 싸우고, 선봉에 서서 대규모 시위와 대국민 홍보, 도지사 소환운동까지 벌일 계획이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