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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자회견에서 티격태격 … 더불어민주당 ‘자중지란’
신년 기자회견에서 티격태격 … 더불어민주당 ‘자중지란’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6.02.22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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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당 위원장 직무정지 건의 시작으로 경쟁 후보들간 비판 발언 이어져
4.13 총선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이 2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총선 승리를 위한 결의를 다지고 있다. ⓒ 홍석준 기자

“경선이 공정하게 가기 위해선 도당 위원장 직무를 정지시켜야 한다” (박희수 예비후보)

“표를 달라고 하기 전에 도민들을 위해 뭘 하고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 3선 의원 두 명이 지금 뭘하고 있나” (오영훈 예비후보)

“문대림 예비후보에게 아름다운 경선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는데 그 제안에 대해 아직 답이 없다” (위성곤 예비후보)

“출마 기자회견 때 약속한 사항인데 이미지 정치의 극치다. 기왕 약속했으면 묵묵히 지켜야 한다” (문대림 예비후보)

22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나온 얘기들이다.

이날 기자회견은 4.13 총선을 불과 50여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이 주요 정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 자리였다.

중앙당 차원에서 정해진 주요 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예비후보들간 공정 경선을 결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지만 정작 마이크를 잡은 예비후보들의 발언 내용은 뜻밖이었다.

지난 19일 중앙당 차원에서 경선 세부규칙이 마련돼 후보 경선이 발등의 불로 떨어진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날 후보들의 발언은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수준이었다.

가장 먼저 제주시 갑 선거구의 박희수 예비후보가 총대를 맸다.

강창일 도당 위원장의 인사말과 김우남 예비후보의 회견문 발표 직후 각 후보별로 발언 순서가 시작되자 박 예비후보는 “우리 당이 다음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초석을 이번에 마련해야 한다”면서 “도민들의 뜻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물이 일할 때가 됐다”고 ‘새 인물론’을 들고 나왔다.

특히 그는 “경선을 2주 정도 앞두고 있는데 경선이 공정하게 가기 위해서는 도당 위원장의 직무를 정지시켜야 한다”고 직접 건의했다.

이에 강창일 위원장이 다음날 열리는 상무위원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답변, 별다른 문제 없이 넘어가는 듯했으나 제주시을 선거구에 나선 오영훈 예비후보가 현역 3선 의원 2명을 직접 겨냥해 비판을 쏟아냈다.

오 예비후보는 “오늘 기자회견에 대해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면서 “도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하기 전에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줘야 할 것 아니냐. 3선 의원 두 명이 뭘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올 겨울 한파로 감귤을 비롯한 농작물이 썩어문드러지고 감귤나무가 말라죽어가고 있는데 제주도 당국은 실태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다가 오늘에야 추가 실태조사를 한다고 발표했다”면서 “이 정도면 정부 관계자들이 내려오게 해서 현장을 살펴보게 하는 게 도당의 역할”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위성곤 예비후보가 자신의 아름다운 경선 제안에 대한 화답이 없다는 얘기에 문대림 예비후보가 “이미지 정치의 극치”라고 맞받아치면서 회견장의 싸늘한 냉기류가 극에 달하는 듯했다.

결국 강창일 위원장이 서둘러 “우리 당은 아름답고 깨끗하다. 청정하고 공존하다. 아름다운 경선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라면서 서둘러 발언 순서를 마무리한 뒤 공정 경선 결의문을 발표하고 회견을 끝냈다.

이날 회견 말미에 “우리는 선당후사의 대의를 최우선으로 이번 경선이 공정 경선, 아름다운 경선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고 밝힌 ‘공정 경선 결의문’ 내용이 무색해진 기자회견 자리였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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