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원희룡 도지사 심경고백, 비상상황 지휘감독권 '절실'
제주공항 항공기 이착륙 재개 시각인 3시 무렵,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도청 기자실을 깜짝 방문했다. 다소 초췌한 얼굴로 기자들 앞에 선 원지사는 이번 폭설을 “제2의 메르스 사태”라고 언급했다.
이어 9만 여명의 체류객들이 발생한 70시간의 공항마비 상황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도정 나름의 행정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원희룡 지사는 23일 폭설 첫 날 공항에서 노숙한 천여명의 체류객들에게 물품 지원이 원활하지 못했던 점을 인정하며 “공항 공사와의 의사결정 문제에 어려움이 컸다”고 밝혔다.
당초 미리 준비한 빵과 음료를 공항 체류객에게 지급하려 했으나 ‘공항공사의 협조’를 구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 새벽 2시 30분에 지급이 완료되면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현재 제주공항의 관리감독 및 책임권한은 공항공사에 있기 때문에 도 차원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발휘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재난 재해 등 비상 상황 발생시, 국토부와 공항공사, 항공사로 분리된 시스템을 일원화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구축'이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원희룡 도지사는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낭패’만 아니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오늘 기상 상황이 호전돼 항공기를 띄울 수 있게 돼 천만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조보영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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