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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전형 시인, ‘게무로사 못 살리카 ’제주어 시집 펴내
양전형 시인, ‘게무로사 못 살리카 ’제주어 시집 펴내
  • 유태복 시민기자
  • 승인 2016.01.1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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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전형 시인
양전형 시인이 제주어 시집 ‘게무로사 못 살리카 ’를 ‘다층이만든시집․16’으로 펴내 세상 빛을 보게 됐다.
 
양전형 시인은 ‘자서’에서 “제주어 시를 쓰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며 “제주어만 나열된 작품이 아닌, 제주어도 있고 문학성도 있는 시詩를 짓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하는 작업이다.”며 작품을 내기까지 어려움을 밝혔다.
 
그는 또 “시와 함께 23년 동안 잘 지내왔다.” 며 “시는 나에게, 보통의 일상에는 물론 술집이나 여행길 심지어 꿈길에서까지 메모지를 꺼내도록 종용했고 한 번도 손을 놓아 본 적 없이 서로 행복했다. 앞으로도 시가 나에게서 떠나지 않기를 바라며 열 번째 시집을 묶는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번에 펴낸 시집 구성은 제1부 ‘하영 먹엉 놔둘 것덜’ 편에 ‘마농꼿’ 외 13편, 제2부 ‘물은 걱죽이 그렵다’ 편에 ‘나이’ 외 11편, 제3부 ‘북부기뒈싸져도 궤양ᄀᆞᆯ으라’ 편에 ‘거미줄’ 외 12편, 제4부 ‘목심’ 편에 ‘유리창’ 외 12편, 제5부 ‘웨로움은 먼 질이다.’편에 ‘은발의 청춘’외 13편, 해설편 ‘초로初老의 숭고한 성찰과 제주어의 예술성’ 순으로 수록됐다.
 
김동윤(제주대 교수)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제주어 어감을 아주 절묘하게 살린 시다. ‘북부기 뒈싸지다’는 허파가 뒤집어질 정도로 화가 솟구치다는 뜻을 지닌 제주어 특유의 표현인바, ‘북부기 뒈싸질’ 일이 무척이나 많은 오늘의 우리에게 절절하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며 “ ‘추물락’, ‘춤막춤막’, ‘궤양궤양’ 같은 제주어 표현이, 정확히 대체할 표준어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유효적절하게 구사되고 있기도 하다. 이런 것들은, 적어도 60대 이후의 세대에서는, 일상에서 두루 쓰이는 제주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며 평하고 있다.
 
양전형 시인은 1953년 제주시 오라동 출생으로 제주대학교 경영학석사 졸업, 1994년 ‘한라산문학’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으로 1996년 시집<사랑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를 발표하여 문단에 등단하여 시집<바람아 사랑밭 가자>, <하늘레기>, <길에 사는 민들레>, <나는 둘이다>, <도두봉 달꽃>, <허천바레당 푸더진다>, 외 다수와 이번 11번째 시집을 출판했다.
 
양 시인은 문학수상은 제5회 제주문학상, 제3회 열린 문학상, 제2회 한국자유시인상을 받은 바 있으며, 현재 제주어보전회 상임이사, 국제펜한국본부회원, 한라산문학동인 회원, 한국문인협회제주특별자치도지회 회원, 현대시인협회 회원 등에서 왕성한 문학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양전형의 제주어시집 '게무로사 못살리카'
 
다음은 양전형의 제주어시 한 편을 소개 한다.
 
▲ 양전현의 시 '화가 솟구쳐도 부드럽게 말하라'
 
 
북부기뒈싸져도 궤양ᄀᆞᆯ으라       <양전형의 제주어 시>
 
북부기 뒈싸져도 궤양 ᄀᆞᆯ으라
아으도 금칠락 나도 추물락
시상도 춤막춤막 헴셰
 
똑기 경 퍼짝ᄒᆞ멍 안 ᄀᆞᆯ아도
ᄆᆞᆫ 귀 돋은 사름덜이여
느 무사 부에나신고도 알아들은다
 
이논족족 ᄒᆞ염시믄
못 페울 일 ᄒᆞ나 읏나
ᄒᆞ다, 북부기가 막 뒈싸졍
숨토멕이가 그차짐직 ᄒᆞ여도
울딱ᄒᆞ지 말앙 궤양궤양 ᄀᆞᆯ암시민
ᄆᆞᆫ덜 어름씰어 주기도 ᄒᆞᆫ다
 
부에 못 ᄎᆞᆷ앙 와제기믄
느만 숨ᄇᆞ뜨게 못ᄌᆞᆫ디곡
느만 페라운 사름 뒈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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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솟구쳐도 부드럽게 말하라      <양전형의 제주어 시 해독>
 
화가 솟구쳐도 부드럽게 말하라
아이도 감짝 나도 놀라 멈칫
세상도 몸을 떨어대잖아
 
꼭 그렇게 벌떡이며 말을 안 해도
모두 귀 돋은 사람들이다
네가 왜 화났는지도 알아듣는다
 
의논하고 잘 타협하면
이해 못할 일 하나 없다
제발, 아무리 화가 많이 나서
숨통이 끊어질 것 같아도
버럭 하지 말고 조심조심 말하고 있으면
모두들 쓰다듬어 주기도 한다
 
화를 못 참아 떠들어대면
너만 숨 가쁘게 못 견디고
너만 사나운 사람 돼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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