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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외국영리병원이 왜 필요한가?
제주도에 외국영리병원이 왜 필요한가?
  • 미디어제주
  • 승인 2015.12.3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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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은식 (치과원장, 전 제주경실련 공동대표)
장은식 전 제주경실련 대표

지난 12월 18일 보건복지부에선 외국의료기관인 녹지국제병원의 사업계획서를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부동산개발회사인 녹지그룹에서 100% 투자해서 만든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에서 총투자비 778억을 투자해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 4개과, 47병상, 의사 9명 간호사 28명 등 직원 76명 규모의 병원을 만들어 운영하겠다는 내용이다.

외국의료기관이 무엇인가? 예전에는 외국영리병원이라고 부르던 것이다. 외국영리병원에서는 외국의사면허가 인정된다. 중국회사인 녹지그룹의 자회사가 만든 녹지국제병원에서는 중국의사면허를 가진 중국 의사가 진료를 할 수 있다.

외국영리병원에서는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도 진료할 수 있다. 한국의사는 중국에서 중국인을 진료하지 못한다. 의료선진국도 아니고 우리보다 의료수준이 떨어지는 나라의 의사들에게 우리나라 국민들의 진료를 허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후진국에 봉사진료를 가면 외국의사면허를 가진 우리나라 의사들이 그 나라 사람들을 진료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자기나라 국민의 진료를 다른 나라 의사에게 맡기지 않는다. 내국인들이 안 가면 그만이라고 도지사가 말하지만 무책임한 말이다. 그것은 마치 외국인과 내국인이 같이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를 허가해놓고 내국인은 안가면 그만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런 카지노를 허용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그런 병원도 허가해서는 안된다.

외국영리병원은 국민건강보험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전문용어로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에서 배제된다. 이 말은 진료수가를 정부가 정한대로 받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더 받을 수도 있고 덜 받을 수도 있다. 당장은 중국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의료관광을 해서 수익을 올리겠다고 하지만, 그 정도 영세한 규모로는 서울대병원처럼 큰 병원과 경쟁해 암같은 중증환자의 진료는 할 수 없고, 건강검진이나 가벼운 진료로 수익을 맞추어야 하는데 쉽지 않아 보인다. 의료관광으로 수익을 올리기가 쉬웠으면 직원 수 500명이 넘는 도내 병원들이 진작 수익을 내고 있었을 것이다. 10여년을 노력해도 별 성과가 없었던 것은 말처럼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의 기대와 달리 녹지국제병원은 중국관광객을 데려다가 의료수입을 올리는 것보다 천만명이 넘는 내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성형수술을 저가에 하거나 피부과 시술을 덤핑으로 하면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외국영리병원은 과실송금도 가능하다. 중국에서 벌어들인 우리 기업들의 돈을 마음대로 국내로 반입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왜 우리는 중국인들이 우리나라 국민들을 대상으로 마음대로 진료하게 하고 마음대로 중국으로 송금할 수 있게 특혜를 주어야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외국영리병원이 가능하게 된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 만들어진 2005년은 외국자본을 유치해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자는 명분이라도 있을 때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지금도 이 명분이 유효한가? 제주도내 호텔이나 식당들이 중국자본으로 넘어가고 있고,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보기위해 수많은 중국인들이 다녀가지만 정작 그 수익은 중국인들이 다 가져간다는 원성이 팽배하고 있다. 중국자본의 유입으로 제주땅의 주인이 바뀌고 부동산이 폭등하여 서민들의 삶이 아주 어려워지고 있는 이 시점에 병원마저도 각종 혜택을 줘가면서 중국인들에게 활짝 개방해야할 필요가 있을까?

도지사는 법이 정해진 대로 행정이 허가를 줘야하는 의무가 있다고 말하지만 이건 말단 공무원들이 하는 말이다. 도지사는 무의미한 법을 개정해서라도 제주도민의 건강과 재산을 지키겠다고 말해야 한다. 제주땅에 외국영리병원은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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