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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헌신이 아니라 교직원 서로의 이해가 우선”
“리더의 헌신이 아니라 교직원 서로의 이해가 우선”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5.12.0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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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를 다시 생각한다] <1>소통하는 교직원

제주형 혁신학교인 ‘다혼디 배움학교’는 올해부터 시작됐다. 제주도교육청은 올해 5개 학교를 혁신학교로 지정한 데 이어, 내년도엔 5개 학교를 더 추가해 모두 10개 학교가 ‘다혼디 배움학교’라는 이름을 달게 됐다. 제주도교육청이 지난 1일과 2일 이틀 일정으로 ‘2016년 다혼디 배움학교 타시도 혁신학교 탐방 연수’를 진행한 가운데, <미디어제주>도 이번 연수에 동행했다. 혁신학교가 어떤 곳인지를 다시 한 번 되짚어본다. [편집자주]

 

제주도교육청이 추진한 '2016년 다혼디배움학교 타시도 혁신학교 탐방 연수'에 참가한 교사들. 전남지역 혁신학교에 대한 설명을 진지하게 듣고 있다.

시도별로 혁신학교를 부르는 이름은 다르다. 제주도가 ‘다혼디 배움학교’라면 전남 지역은 ‘무지개학교’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이번 연수는 전남도교육청 관할인 진원동초등학교와 송산초등학교, 별량중학교 등 3개 학교를 찾아가며 진행됐다.

혁신학교는 뭔가 달라 보인다. ‘혁신’이라는 이름 자체에서 그런 이미지가 풍긴다. 하지만 혁신은 혁명과 달리 기존에 있던 걸 완전 뒤엎는 게 아니라, 지성들이 모여 함께 변화시키는 걸 말한다. 때문에 혁신엔 반드시 ‘소통’이 뒤따라야 한다.

이들 3개 학교 교사들이 강조하는 건 바로 교직원들간의 협의문화였다.

왜 교직원들간의 협의가 필요할까. 그건 기존 학교라는 틀이 교장중심으로 흘러왔다는 것의 반성에서 시작된다. 서열이 높은 이들에게 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말을 하더라도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기존 관행을 깨야만 혁신은 가능해진다.

전남 장성군 진원면에 있는 진원동초는 아주 작은 규모의 학교이다. 진원동초는 무지개학교로 선정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학교상을 세우는 일이었다. ‘존중과 협력’이라는 큰 틀을 만든 뒤 학생이 해야 할 일, 교사가 해야 할 일, 학부모가 해야 할 일들을 세분했다. 이 가운데 교사는 ‘함께 나누고 성장하는 교사’로 정했다.

진원동초 전인원 교사가 교직원 협의문화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진원동초 전인원 교사는 “혁신학교는 교사가 변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며 “교직원 협의문화 만들기가 바탕이었다”고 털어놨다.

그의 말을 빌리면 학교는 누구나 터놓고 자기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전인원 교사는 “학교는 편한 자리가 돼야 한다. 그러려면 대화를 많이 가져야 한다. 교사간의 칸막이를 없애야 하고, 교사들간의 견제가 아니라 협력관계가 돼야 한다”면서 “민주적 절차를 통한 회의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남 순천시에 있는 별량중학교도 무지개학교 첫해부터 협의문화의 토대를 만들었다. 협의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행위는 상명하달 전달식의 교무회의를 없앴다는 점이다. 교무회의를 없애는 대신 교직원들끼리 의견을 교환하는 협의회를 구축, 민주적인 학교구조를 만들어갔다.

별량중 김영훈 교장은 “혁신학교는 리더의 헌신이 우선인 걸로 생각을 했다. 그러나 모두가 변화를 공감하고, 그걸 이해해주는 게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별량중학교가 내건 가치들. 교사간의 민주적인 협의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김영훈 교장의 이 말은 교장 자신의 변화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교직원들간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게 중요했다는 말이다. 바로 그게 교직원간의 소통이다.

교직원간의 소통은 곧바로 학생들에게도 전달된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중학교부터는 교복을 입고 다닌다. 별량중학교는 간혹 교복을 입지 않고 오는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할지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그걸 학생들에게 맡겼다. 학생들은 자율 회의를 거쳐 ‘교복을 입고 등교하자’는 캠페인을 스스로 만들어냈다. 교사간의 자율적인 소통이 학생들의 자율로 이어진 셈이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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