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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광객 겨냥한 마케팅 ‘본격’…제주와 경쟁 불가피
중국 관광객 겨냥한 마케팅 ‘본격’…제주와 경쟁 불가피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5.09.02 18:02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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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에서 배우다] <2> 고부가 관광객 유치 전략
채플웨딩·태교여행 등 특색있는 상품으로 관광객 유혹
호텔이 집결한 투몬베이 지역. 괌은 이들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저층 건물이다.

괌 정부의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기준으로 관광객 유입만으로도 14억7000만달러(한화 1조7000억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를 봤다. 당시 관광객이 134만명 규모인 걸 감안하면 1인당 1100달러를 쓴 셈이다. 항공요금 등을 뺀 순수 괌에서만 쓴 돈을 말한다.

괌 정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20년을 새로운 도약점으로 삼고 있다. 2020년 관광을 통해 관광객들로 하여금 26억4000만달러(한화 3조1000억원 규모)의 돈을 괌이라는 섬에서만 뿌리도록 한다는 계산이다. 관광객 1인당 1320달러를 쓰게 만든다는 계산이며, 2013년에 비해 20%를 더 쓰도록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2020년 미래의 괌이 아닌, 2013년 과거의 괌을 제주도와 단순 비교해보자. 당시 제주도는 관광으로 최고의 활황을 누렸다고 했다. 관광객 1000만명을 돌파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단순 계산을 해본다. 과연 그럴까.

2013년 괌에서 관광객 1인당 쓴 1100달러는 우리 돈으로 130만원 가량이 된다. 이를 1000만명으로 곱하면 13조원이 나온다. 1000만명 관광객을 돌파한 섬이라면 지금 현 시점에도 10조원 이상이 제주도에 떨어지고 있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단순 수치이지만 상당한 차이가 있다. 씀씀이의 차이라기보다는 어떤 관광객을 끌어들이느냐에 있다.

최근 제주를 찾는 국내 관광객의 상당수는 개별관광객으로 전환됐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곳이 생기고 있다. 메르스로 제주도가 타격을 봤다고 하지만 정작 메르스가 활발하게 활동한 기간동안 제주를 찾는 국내 관광객은 더 늘었다. 그럼에도 제주도내 관광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유는 뭘까. 그건 제주도내 관광구조의 문제다.

괌을 찾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무료로 배포되는 잡지 '아일랜드 다이제스트'. 채플웨딩 등을 다루는 등 현지의 고부가가치 경향을 느낄 수 있다.

중국인들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직접 타격을 본 곳이 있다. 모객을 하지 않고 송객을 받는 여행사, 단체를 위주로 하는 전세버스 등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의 70.8%는 단체 관광객이었다.

괌인 경우 단체의 비중이 매우 낮고, 주로 가족단위 여행객이 압도적이다. 여기에다 가치가 높은 이들을 끌어들이려는 괌 정부의 노력도 덧붙여져 있다.

우리나라만 예로 놓고 보면 괌을 찾는 이들 가운데 연봉 4800만원을 넘는 한국인의 비율은 57%에 달한다. 대한민국 직장인 평균 연봉을 웃도는 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고부가가치 관광객을 유입하려는 괌 정부의 전략은 무엇일까. 괌 정부는 웨딩상품으로 공략을 한다. 1년동안 괌에서만 진행되는 일본인들의 해외 결혼식은 1만건을 넘을 정도이다. 과소비라고 지적을 받는 결혼 풍토를 탈피, 신랑과 신부 중심으로 이뤄지는 결혼식을 겨냥하고 있다. 성당이나 교회에서 이뤄지는 ‘채플 웨딩’을 통해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아직까지 한국인들의 괌에서 진행되는 채플 웨딩은 많지 않지만 점차 늘려간다는 괌정부의 계산이 깔려 있다.

특히 괌은 자동차로 이동하기에 무척 편리하다. 한국인만을 겨냥한 렌터카 사업이 활황이다. 괌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의 80% 이상은 가족 중심으로, 대부분은 렌터카를 이용한다. 한국인들은 외국인면허증이 없이, 한국에서 취득한 자동차면허증만 있으면 운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괌은 호텔이 밀집한 투몬베이 지역을 제외하면 저층 주택들이 대부분이다. 높은 건물은 찾을 수 없다. 높은 건물을 짓지 못하도록 제한을 두거나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걸 받아들인다. 이유는 괌에 거주하는 이들이 환경을 보존하려는 의식이 높아서다.

괌 관광청의 한국마케팅위원회 바트 잭슨 위원장은 “건축 제한을 둔 건 아니다. 여기 사람들은 환경보전을 하려 한다. 개발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괌 관광청의 한국마케팅위원회 바트 잭슨 위원장.

제주에도 4차례나 방문했다는 그는 “제주를 사랑한다. 한국의 롯데면세점이 괌 공항에 들어오면서 자극이 되고 있다. 현재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태교여행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들 역시 미래의 타깃으로 중국을 바라보고 있다. 거대한 중국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잭슨 위원장은 “괌 관광은 지금도 잘 되지만 중국인이 들어오면 완전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 중국인은 괌에서 볼 때는 가장 큰 타깃이다. 올해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 등을 돌면서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괌이나 제주도나 바라보는 건 중국이다. 괌은 제주에 비해서는 작은 섬이다. 볼거리는 제주도가 많다. 하지만 ‘저렴한 관광’ 이미지로는 거대 중국시장은 물 건너가고 만다. 숫자가 아닌 질적인 관광으로 변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괌에 비해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 다음 기획에서 알아본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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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치기들 2015-09-12 22:39:29
중국인이 제주찾는 가장 큰이유중하나는 가까운거리다... 제주자주찾는 중국관광객들 상하이,산둥,베이징등 지리적인 위치가 하이난보다두 훨씬 멀리있는 괌인데... 제주와 경쟁이 불가피라는 것은 평면적인 생각같이 보이는데... 물론 괌관광정책은 본받을 것은 받아들여야겠지만...

얼치기들 2015-09-12 22:38:53
중국인이 제주찾는 가장 큰이유중하나는 가까운거리다... 제주자주찾는 중국관광객들 상하이,산둥,베이징등 지리적인 위치가 하이난보다두 훨씬 멀리있는 괌인데... 제주와 경쟁이 불가피라는 것은 평면적인 생각같이 보이는데... 물론 괌관광정책은 본받을 것은 받아들여야겠지만...

정책맨 2015-09-03 09:30:11
중국도 유치하려면 개별관광객으로 해야 질적 성장이 되죠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가족관광객등
개별관광을 위한 편의 시스템 만들어야~~~

똑똑한 정책 2015-09-02 18:42:57
제주도는 정책 변화가 없이 그저 숫자 놀음에 빠지다 보니 소수의 업체들의 호황으로 끝나고 있는 건 아닌가 싶다.
한탕주의, 기회있을 때 벌어보자는 식의 관광은 발전이 없을 수밖에 ....
더욱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