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늘리는 건 한계가 있다. 체류기간 늘려야”
미국령인 괌은 제주도 크기의 3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괌의 최대 산업은 관광업이다. 관광업을 통해 14억달러(한화 1조6000억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관광업을 통해 창출되는 일자리는 31%나 된다. 괌의 관광업을 통해 제주를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괌이 국제적 관광지로 발전한 건 1962년이다. 1967년에는 일본 도쿄를 연결하는 직항노선이 개설된다. 괌에 첫 발을 디딘 외국인은 일본인이다.
괌은 제주도와 같은 섬이지만 다른 점은 전적으로 외국인에 의존하는 섬이라는 특징이 있다. 제주도는 대한민국의 부속섬으로 대부분의 관광객이 뭍에서 흘러 들어오지만 괌은 태평양의 외딴 섬으로, 외국인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돼 있다.
물론 관광개발은 제주도보다는 훨씬 이른 시기에 시작됐다. 단순 숫자만 따지면 외국인 관광객은 제주도가 괌보다 많다. 괌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2014년 기준으로 134만명이다.
그러나 괌이 내거는 보다 중요한 것은 ‘싸구려’의 탈피에 있다. 괌은 관광지로 성장하면서 가깝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켰다. 그러다 문제가 발생했다. ‘가깝고 저렴한’ 관광지로 인식되면서 저가 위주의 관광지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이는 현재 제주도가 안고 있는 문제이다. 제주도는 숫자로는 130만명에 달하는 중국인이 찾지만 저가 관광지라는 비난을 안고 있는 게 현실이다.
종전 괌이 겪었던 위기는 지금 제주와 다를 게 없다. 괌 지역도 단체좌석 위주로 항공권을 판매하면서 개별위주 관광객이 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서비스 업체의 이윤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단체에 이끌리면서 단체가 한꺼번에 빠질 경우 이를 해결할 방법이 사라지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터진 메르스만 하더라도 단체가 들어오지 않으면서 이와 연계된 업종이 피해를 본 것과 다르지 않다.
때문에 괌은 단체 위주의 틀을 깨고 개별관광객 위주의 고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괌을 찾는 관광객은 130만명이지만 관광업으로 인한 경제적 이득은 2조에 다다르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1000만명이 넘게 온다는 제주도가 관광으로 벌어들이는 경제적 이득과 별반 다르지 않다. 왜 그럴까.
이는 괌 관광청이 매달 진행하고 있는 설문에서도 드러난다. 국가별로 단체 관광객 비율을 보면 일본이 가장 높은 5%이며, 대부분은 2% 미만이다. 괌을 찾는 우리나라 사람 가운데 단체 비율은 1%에 불과할 정도이며, 러시아와 중국인들 가운데 괌을 찾는 단체는 거의 없다.
괌을 찾는 이들이 개별관광객이라는 건 그만큼 부가가치가 높다는 점이다. 제주도보다 관광객 숫자는 적어도 관광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많은 건 이 때문이다.
괌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수익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괌 관광청이 발표한 ‘2020 비전’을 보면 잘 드러난다. 이 계획엔 관광객 2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다고 숫자에만 목을 매는 건 아니다. 바로 체류기간을 늘리는 일이다. 괌 관광청은 방문객의 체류기간을 늘림으로써 같은 수의 방문객에 비해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가별로 3박 이상 괌에 체류를 하고 있으며, 이를 ‘하루만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4박 이상 비율은 러시아가 97%에 달하며, 한국인 관광객도 41%나 된다.
괌 관광청의 한국 마케팅 담당인 지나 코노씨는 “방문객을 늘리는 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체류기간을 늘려야 한다. 우리의 목표는 ‘하루만 더’이다”고 말했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정이 관광을 위해서. 좀 제대로 하면 참 좋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