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부르는 경계인. 그 속에 재일동포는 늘 낀다. ‘자이니치(在日)’라고 불리는 걸 떠나 그들은 대한민국 국민에 속하는 이들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적인 이들도 있다.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난감한 경우가 많다.
제주시 산지천 일대에서 사업을 하는 장용철씨(39)도 재일동포다. 그의 할아버지가 한림읍 금능리 출신이어서 재일동포 3세이기도 하다. 그의 주소는 아직도 일본에 있다. 일본 도쿄로 주소가 돼 있어 그는 재외국민이면서 여전히 이방인인 셈이다. 하지만 그는 제주인이다. 비록 경계인의 틀을 깨지는 못했으나 제주에서만큼은 산지천을 지키고 있는 ‘산지천 소식통’이다.
“2006년부터 산지천에서 살고 있어요. 마침 일본식 음식점이 인기를 끌 때였죠. 일본에서 작은 아버지 부부가 오코노미야키 가게를 하시는데 좀 배웠어요.”
그는 현재 산지천에서 데코보코라는 선술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에겐 귀찮은 존재가 있다. 바로 노숙자들이다. 오픈 때부터 그에겐 짐이었다.
“술에 취한 노숙자들이 들어오곤 했죠. 그래서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 청년회에 가입해 활동도 했어요. 산지천을 오가는 사람들은 그들 때문에 피해 다니는 형국입니다. 노름판도 벌어지고요.”
그의 얘기를 들으면 땅만 젖지 않으면 노숙자들이 산지천을 점령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요 며칠은 깨끗했다’고 한다. 이유를 물었다.
“대통령이 며칠전에 왔죠. 그래서인지 그 전후로 며칠은 깨끗했어요. 단속을 해도 며칠 지나면 예전으로 돌아와요.”
때문에 그는 도청과 동사무소를 직접 찾아가 항의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그는 얼마전 <미디어제주>가 보도한 ‘산지천 데크 공사’에 대한 입장도 꺼냈다.
“산지천을 덮는 데크공사는 기존계획에도 없던 겁니다. 공사를 하면 안내판을 세울텐데 그런 것도 없길래 ‘뭐지?’라고 생각했어요. 산지천은 생태복원 우수사례로 상까지 받은 곳인데, 왜 이렇게 되는지 모르겠어요.”
그는 산지천에서 이뤄지는 일들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한다. 뭔가 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믿는다.
“왜 돈을 들이면서 필요하지 않는 일을 할까요. 탐라문화광장 조성으로 시끄럽죠. 공사를 하면서 가로수는 다 뽑아버렸죠. 그렇다면 이런 시끄러운 환경을 없애도록 공사를 마무리 하던가 해야지 왜 계획에도 없는 데크시설 같을 걸 하나고요. 어이가 없어요.”
그는 그러면서 아침마다 청소하는 이들이 힘들어한다고 덧붙였다. 노숙자들이 버린 술병들을 치우는 등 뒤치다꺼리를 하기 때문이란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자연훼손....어이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