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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구의 기억에도 없는 역사를 창작하겠다?”
“어느 누구의 기억에도 없는 역사를 창작하겠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5.05.07 08:3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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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심 재생사업안 들여다보니] <3> 제주성 복원의 문제점

앞서 기획을 통해 ‘있었을 것이다’는 추정으로 역사적 실체를 만드는 것의 문제를 지적했다. 역사는 추정만으로 사실화돼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유적이나 유물이 없는데, 그걸 가공해서 만들면 누가 사실로 믿을까.

제주도가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도시재생사업안은 마중물사업을 포함해 1445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이다. 정작 도시재생과 관련된 마중물사업은 205억원에 불과하며, 나머지 1195억원은 부처협업사업이다.

제주성 단계별 발굴 예정도.

부처협업사업 가운데 가장 큰 덩치를 자랑하는 건 ‘제주성 보존 및 복원사업’이다. 제주성 복원사업을 들여다보면 토지매입이 248억원, 발굴조사 65억원이다. 이후 발굴조사가 끝난 뒤 정비복원에 들어갈 사업비 규모가 207억원이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제주성과 관련된 세미나와 모바일 어플 개발, 안내지도 발간 등을 포함하면 520억원이나 되는 거대 사업이다.

제주성 복원사업의 문제는 ‘눈에 보이는 게 없다’는 게 가장 문제점이다. 남아 있는 제주성은 남문터 일대 일부구간이 대부분이다. 남문터 일대는 현재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다른 지역처럼 성문이 남아 있거나 하질 않았다.

제주성은 언제부터 지어졌는가에 대한 기록은 없다. 탐라시대부터 지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사료엔 조선시대부터 등장한다. 그러다가 제주성은 일제강점기에 들어서면서 서서히 사라진다. 1926년 산지항 축항공사를 진행하면서 제주성 3개면의 성담 대부분이 바다에 매립된다. 그런 과정을 거쳐 현재 눈에 보이는 건 남문터 일대로 축소됐다.

현재 남아 있는 남문터 일대 제주성. 남아 있는 상태에서 복원이 이뤄졌지만 제대로된 복원이 아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문화재로 지정돼 있는 남문터 일대 제주성은 제대로 복원이 돼 있을까. ‘아니올시다’다. 제대로 복원을 하지 못했다는 숱한 지적을 받고 있다. 남문터 일대는 흔적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복원을 시도하고서도 그런 지적을 받는다.

도시재생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제주성 복원은 그래서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그것도 적은 돈이 아니지 않은가. 복원사업엔 청풍대와 공신정, 중인문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성곽인 경우엔 남문터 동쪽 및 서쪽, 장기적으로는 서문터 주변도 정비복원이 될 전망이다.

청풍대, 공신정 등은 아무도 본 적이 없다. 간혹 그림으로 나와 있기는 하지만 그게 정확한지 알 수도 없다. 그러면서 도시재생사업과 곁들여 복원을 하겠단다. 그렇게 복원이 되면 남는 건 뭘까. 토지매입을 해야 하고, 그러다 땅을 판 사람은 다른 곳으로 옮겨 살아야 한다.

제주성 복원사업은 ‘예전처럼’ 하겠다는 발상이다. 예전이라면 어느 예전인지도 모르겠다. 조선시대를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제주인과 관계를 두고 있는 탐라시대인가.

‘예전’이라는 건 지금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에겐 아무런 기억도 없다. 기억도 없기에 마구잡이로 복원을 해놓고, ‘이게 우리의 정체성이다’고 말을 하려고 하는 것인가.

520억원을 투입해서 복원하겠다는 제주성은 그래서 걱정이다. 아무도 기억이 없으니 그냥 만들어두면 된다는 발상, 그 자체는 역사 왜곡을 저지르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복원이 아니라 ‘창작’이 된다.

유럽을 보면 부서진 건물터를 그냥 놔두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들이 복원을 하지 못해서일까? 아니다. 제대로 복원을 하려면 어머어마한 시간을 두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복원을 하지 않는다. 자칫 520억원이 몇몇의 배를 불리는 돈이 될까 심히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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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 전문 2015-05-08 00:16:00
제대로 하지도 못하는 것들이 무슨 복원하겠다고....있는 것 파괴나 하지말라

추정하는 역사는 2015-05-07 18:25:51
역사가 아니다. 도시재생사업에 편승해서 복원이라는 이름을 내세워서 토목공사를 하겠다는 의도가 읽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