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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심의 받으라는 법률자문도 무시하고 변경 승인, “왜?”
경관심의 받으라는 법률자문도 무시하고 변경 승인, “왜?”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5.04.30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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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기관운영감사 결과 분석] ① 전임도정 각종 개발사업 ‘의혹 투성이’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감사원의 기관운영감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예래동 휴양형주거단지 조성사업 관련 대법원 판결에 이어 제주 공직사회가 다시 한번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대규모 개발사업 심의 관련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것을 비롯해 예산 편성 및 집행, 인사 업무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허술한 행정 처리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15일부터 10월 17일까지 26명의 감사 인력이 투입된 감사원의 제주도에 대한 감사 결과 드러난 제주도정의 문제를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이번 감사원의 제주도에 대한 기관운영감사 결과 담당 공무원에 대한 징계 처분까지 요구된 사안은 2건이다. 또 주의 요구 18건, 시정을 권고한 사안이 4건이었다.

적발된 사안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사안은 헬스케어타운 조성 사업과 관련, 경관위원회 심의를 받지 않고 개발사업 시행 변경 승인을 내준 부분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해당 공무원 A씨는 지난 2013년 1월 8일부터 지난해 8월 12일까지 도시디자인단에서 경관위원회 심의 업무를 담당하면서 2013년 5월 22일자로 서귀포시로부터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2호의 규정에 따른 기반시설(유원지)로 지정된 헬스케어타운 개발사업 시행 변경 승인 및 도시관리계획 변경과 관련, 경관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하는지 여부에 대한 검토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해당 사업부지는 특정경관단위로 지정된 유원지 안에 있는 데다 건축물 높이와 부지성토 높이, 건축물 배치가 변경됨에 따라 축조행위 및 토지형질변경 행위가 수반돼 경관심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개발사업 변경 승인을 하기 전에 경관심의를 거친 후 사업 변경승인을 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명확하게 회신했어야 했다.

하지만 A씨는 당시 도시디자인단장을 맡고 있던 B씨(2014년 2월 퇴직)와 이 개발사업 변경이 도시관리계획에 해당하지 않아 경관 심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논의한 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도시디자인단에서 판단할 사안임에도 6월 11일자로 ‘경관심의 대상인 경우에는 경관위원회 심의를 얻어야 한다’고 회신하는 내용으로 공문을 작성하도록 담당 직원 C씨에게 지시하고 단장인 B씨의 최종 결재를 받아 서귀포시에서 경관심의 대상 여부를 판단하도록 통보했다.

이에 서귀포시에서는 사업시행자에게 회신 내용을 그대로 통보했고, 사업시행자는 경관심의 대상이 아니라고 임의로 판단, 심의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구나 A씨는 이같은 내용으로 회신을 통보한 후 ‘새로운 도시관리계획 또는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해 다시 도시관리계획 결정을 받으려는 경우에는 경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취지의 법률자문까지 받은 사실을 담당 직원 C씨로부터 보고받은 후에도 아무런 조치 없이 이를 그대로 두도록 방치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됐다.

결국 같은 해 10월 18일 열린 도시계획위원회의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에 경관심의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채로 사업부지를 분영받은 사업자에게 건축설계 등 경관심의에 따른 추가 용역비용을 부담하지 않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경관심의 없이 건축물을 배치하거나 높이가 상향 조정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이에 A씨를 지방공무원법 제72조의 규정에 따라 징계처분하도록 요구했지만, 정작 당시 회신 문서에 최종 결재를 한 단장 B씨는 이미 퇴직한 상태여서 이같은 어처구니 없는 행정 처리가 이뤄지게 된 경위를 파악하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연히 담당 사무관 혼자만의 생각으로 이런 결정을 내렸을 리가 없다는 점에서, 당시 결재라인에 있던 단장과 본부장 등에 대한 책임 소재를 따지기 위해서라도 사법당국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도 차원에서 후속조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임 도정에서 이뤄졌던 일이라고 이대로 넘어간다면 이같은 사안이 앞으로 다시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이번 감사에서는 또 리조트 개발사업 관련 산지 훼손행위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서귀포시가 산지를 불법 전용한 사업 시행자에 대해 복구명령이나 고발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감사원 감사가 진행되고 있던 지난해 9월 22일 현지 확인 결과 콘도 공사를 위한 진입로 개설 목적을 산지를 일시 사용신고도 하지 않고 훼손하고 있는 현장이 적발됐지만 서귀포시에서는 산지를 불법 전용한 사업자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감사 후에야 뒤늦게 산지관리법 위반으로 고발 조치가 이뤄졌다.

또 서귀포시는 테디밸리 골프리조트 개발사업과 관련, 지난 2006년 5월 15일과 이듬해인 2007년 6월 15일 해당 업체로부터 개발사업 시행 승인 및 변경승인 신청을 받아 검토한 결과 생태계 보전 3등급 면적에 대한 훼손율이 각각 42.57%, 43.5%로 30%를 초과했음에도 개발사업시행 승인 및 변경승인을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생태계보전 3등급 지구를 30% 초과해 훼손하는 개발사업 시행(변경) 승인이 신청됐을 경우 사업계획을 변경하도록 하거나 반려해야 함에도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또 개발사업부지 내 원형보전지인 임야 32만2000여㎡를 체육용지로 지목을 변경해주는 등 산지전용 허가를 받지 않고도 임야를 훼손할 수 있도록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선보전 후개발’을 입버릇처럼 반복했던 전임 도정에서 이처럼 개발사업자의 편의를 봐주는 데만 급급했다는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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