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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복지안전, 제주에 벤치마킹한다면...'
'일본 복지안전, 제주에 벤치마킹한다면...'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6.10.15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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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제주도의회 복지안전위원회, 일본 사회복지 시스템 연수
체계적 프로그램 운영...실제 체험 위주로 한 교육 '눈길'


일본의 사회복지시스템은 각 지역마다 설치돼 있는 사회복지종합센터를 통해 짜임새 있게 구현된다. 고령자와 모자가정, 거동불편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사업을 이 사회복지종합센터를 통해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종합센터는 일본내 각 도도후현과 시 단위마다 설치돼 있다.

일본 홋카이도에 위치한 삿포로시의 삿포로 사회복지종합센터도 바로 이러한 유형의 대표적 종합센터다. 삿포로시 관내 12개 사회복지단체들이 참여해 구성된 사회복지협의회에서 이 종합센터를 운영되고 있다.

1986년 총사업비 300여만원을 들여 설립된 삿포로사회복지종합센터는 4436평방m 부지에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로, 186만명에 이르는 삿포로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사회복지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종합센터의 가장 특이한 점은 사회복지와 관련한 종합적인 지원.관리 역할 뿐만 아니라 마땅히 갈 곳이 없는 60세 이상 노인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생활할 수 있는 수용시설까지 갖춰놓고 있는 점이다. 이 수용시설은 일반 양로원과는 달리 부양자가 있더라도 혼자 생활하기에 불편을 느끼는 노인들도 이 시설을 통해 보호를 받을 수 있다.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노인들은 무료로 이곳에 기거할 수 있다.

연수단이 이곳을 방문했을 때, 이곳에는 50명의 노인들이 생활하고 있었다. 이 종합센터의 다케우치 총무과장은 "각 노인들마다 자기만의 안락한 보금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적정한 생활시설을 갖춰 놓았고, 식당과 빨래방, 목욕시설, 그리고 레크레이션 시설 등이 두루 갖춰져 있어 서로 외로움을 달랠 뿐 아니라 편안한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정액을 지불해야 하는 양로원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곳은 고령자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공공복지의 한 유형으로, 그들이 삶의 의욕을 갖고 더없이 좋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이 종합복지센터는 노인부양 관련 외에도 포괄지원센터와 개인 예방센터, 복지서비스 고충 관련, 생활복지자금 지원, 특별생활자금 지원, 재택복지서비스, 노인버스 운영, 복지마을 추진센터 조직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 1층에는 상담코너가 마련돼 고령자와 모자가정 등이 복지 및 취업에 관한 상담이 이뤄진다. 상담은 연간 5000여건이 이뤄지는데, 이중 68%인 3624건은 모자가정과 관련된 취업 및 법률 관련 상담이다. 노인성 인지병상담도 176건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2층은 중앙노인복지센터로 노인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다양한 편익시설과 레크레이션이 이뤄지는데, 레크레이션은 입주한 사회복지단체에서 위탁운영된다. 3층 역시 노인들이 컴퓨터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정보센터를 비롯해 수영장 등이 들어서 있다. 4층에는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지원코너와 함께 각종 사회복지 관련 도구들이 전시돼 있다.

특히 이 사회복지 관련 도구 중에는 이곳을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노인이 되었을 때 그들이 왜 생활에 불편

을 느끼는가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체험도구가 비치돼 눈길을 끌었다. 즉, 방문객들로 하여금 다리와 관절, 허리, 가슴, 팔, 목 등에 특수장비를 착용하게 해 노인이 된 상황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이 경험을 통해 체험자들이 노인이 되어 거동할 때 어떠한 점이 불편한지를 직접 느끼게 함으로써, 노인들을 잘 이해하고 부양하게 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시설견학과 이곳 관계자와의 간담회를 마친 후, 오충진 위원장은 "운영시스템의 모델을 제주와 비교한다면, 탐라장애인종합관을 들 수 있는데, 이는 단순히 입주단체와 관리체계만을 비교한 것으로, 일본의 경우 노인들에게 보다 밀접히 다가서는 운영시스템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수에 동행한 고상진 제주도 복지청소년과장은 "센터를 운영하는 방법이나 내용에 있어 제주의 사회복지시스템에 벤치마킹할 내용들이 많은 것으로 생각된다"며 "그 중에서는 어린이들에게도 어려서부터 노인에 대해 잘 이해하고 부양하도록 하기 위한 '노인체험' 프로그램은 생각해볼 점이 많다"고 말했다.


(2)아동복지시스템-도쿄 아동회관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시설, 여기에 인성교육까지..."

일본 도쿄 도심지 한복판에 자리한 도쿄 아동회관은 유아에서부터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아동복지시설이다. 다양한 아동편의 시설은 물론 아동의 인성교육까지 함께 염두에 두고 꼼꼼하게 소재를 발굴해 운영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1964년 개관한 이곳 대형 아동회관의 궁극적 목적은 아이들이 즐겁고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단조로운 목적과는 별개로,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놀이'의 개념이 아니라 취미별로, 연령별 로 선호경향에 따른 다양한 체험을 하는 것을 주 테마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회관 내부에는 운동, 도서, 음악, 목공작 등이 있으며,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홀에서는 아동극과 인형극, 음악 등의 행사가 수시로 열려 어린이들의 문화의 전당으로 활용되고 있다.건물 총면적은 9684평방m. 도쿄도는 이곳 아동회관 운영을 위해 연간 3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아동회관에 따르면 하루 6800명이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연령대별로는 유아 1492명, 소학생 2131명, 중학생 20명, 고교생 112명, 성인 3045명 등 주로 유아와 소학교에 다니는 어린이 이용객이 대부분이다. 성인은 어린이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부모들이다.

시설내부를 보면 우선 옥상에는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 등을 즐길 수 있는 운동시설이 마련돼 있다. 5층은 도서실인데, 한켠에는 전문직원이 책을 읽어주는 '독서방'이 있다. 4층은 조형물과 음악실, 3층은 컴퓨터와 종이공작, 비디오상영실 등이 있다. 2층은 어드벤처 놀이시설과 어린이 상담실, 그리고 1층과 지하에는 탁구시설과 목공 공예실 등이 자리하고 있다.

각 시설의 특징은 시설마다 전문인제도를 도입해 전문인들이 어린이들의 시설이용을 도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전문인력들은 방문하는 어린이들이 단순한 놀고 즐기는 것 뿐만 아니라 교육적 효과를 더해주고 있다. 하나의 시설마다 근검절약 정신을 비롯해 다양한 인성교육적 의미를 추가하고 있는 것. 도서실과 종이접기 도구로 사용되는 풀이 재활용 삼푸용기에 넣어 쓰도록 하는 등 대부분 재활용품 재료를 활용하는 것도 그 좋은 예이다.

스키야마 관장은 제주도의회 연수단과의 간담회에서 "아동회관은 황태자의 성혼기념일인 1964년 3월20일에 맞춰 개관했으며, 어린이들이 가장 안전하게, 마음껏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향으로 시설을 갖춰 운영하고 있다"며 "이러한 아동회관은 이곳 됴쿄아동회관 말고도 도쿄도내에 600여개의 소규모 시설이 설치돼 있어 어린이들은 가까운 곳을 중심으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3) 소방방재시스템-이케부쿠로 방재관, 도쿄 소방기술안전소

"어릴적부터 체계적인 방재교육, 각종 시뮬레이션 훈련"

지진 등 많은 재난재해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이고 원활한 돋보이는 방재업무를 수행하는 일본의 비결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단연 시민들의 '방재의식'이다. 일본 국민들은 어려서부터 재난발생에 대비한 교육을 일상적으로 받는다.

 

재난대비 교육 중에서도 갑작스런 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처요령 및 피신방법 등에 대한 교육은 매우 체계적이면서도 짜임새가 있어 보인다. 일본 도쿄시에 자리한 이케부쿠로 방재관은 시민들의 방재의식이 얼마나 높은지를 실감케하는 좋은 방재교육장이라 할 수 있다. 1986년 개관한 이케부쿠로방재관에는 방재교육을 받으려는 유아와 어린이들을 비롯한 시민들의 발길이 매일같이 이어진다.

이케부쿠로 방재관은 지진코너, 화재코너, 연기코너, 구급코너 등 4개 코너로 구성돼 운영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연기코너는 연기의 성질을 배우고 연기 안에서의 출구를 찾으며 피난하는 체험학습관으로 이곳 방재관의 큰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연기코너에서는 우선 준비된 영상물을 통해 화재가 발생했을 때 순식간에 번지는 연기의 특성에 대한 교육이 이뤄진다. 그 다음, 시뮬레이션 체험관에서는 실제 화제가 발생했을 때를 가상해 1개 층에 짙은 연기를 피우고, 앞이 한치 보이지 않을 만큼 연기가 가득한 상황에서 비상구를 찾아 탈출하는 가상체험을 하게 된다.

제주도의회 연수단 역시 이 가상체험에 직접 참여했다. 짙은 연기 속에서 몸을 최대한 낮춰 신속하게 비상구를 찾아 피난하는 과정까지의 체험교육인데, 피신하는 사람 중 유독가스에 중독돼 쓰러질 위험이 있을 만큼 몸의 자세가 높거나 제때 빠져나오지 못하면 경고음이 울린다.

지진코너에서는 진도 7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를 가상한 체험이 이뤄지는데, 지진발생시 화재, 통보, 초기 소화, 피난 등 일련의 흐름을 이해시키고 직접 행해보게 한다.

또 화재코너에서는 시물레이션을 통해 화재가 발생했다는 경고음이 나오면 소화기를 직접 들고 불을 끄는 교육이 이뤄진다. 구급코너에서는 인공호흡과 심장 맛사지 등의 체험, 구급차가 올 때까지 짧은 시간을 유용하게 이용하는 응급처치요령에 대한 교육이 이뤄진다.

이와함께 도쿄 소방기술안전소는 재해현장에서의 과학적 기술개량과 안전 검증을 위한 업무가 이뤄진다. 1961년 소방기술연구소로 출발한 이 기관은 올해 4월 소방기술안전소로 명칭이 바뀌었다. 소방기술안전소는 소방기술과, 장비안전과, 위험물질 검정과, 활동안전과로 나누어 기술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한 건물의 같은 지점에서 2명의 소방관이 화재진압 후 헬맷이나 옷의 망가짐 정도가 왜 다르게 나타나는지 등 화재발생원인 및 각종 현상을 조사분석하기 위해 최첨단 장비와 기술을 통해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다.

재해현장에서 원활한 소방활동 대책을 추진하고, 소방대원의 안전관리 대책, 화재예방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과학적 기술개량과 안전검증을 실시하고, 특이재해에 대한 원인분석 등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

이번 도의회 연수단에 함께 참여한 박명기 제주도소방방재본부 주임은 "방재관은 지진이나 화재발생시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불러오는 연기 등에 대해 직접 체험하게 함으로써 교육적 효과를 높이고 있으며, 소방기술안전소의 장비기술이나 방재기술은 우리나라와 비교해 더 나은 것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것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어릴적부터 방재교육을 체계적이고 짜임새있게 실시함으로써 시민들의 방재의식을 높이려는 일본의 방재교육체계는 상당히 높이 평가할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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