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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인의 주권! 지금 제주도는 피곤하다
제주인의 주권! 지금 제주도는 피곤하다
  • 장정애
  • 승인 2015.02.12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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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애의 제주 주권 칼럼] <1>

제주도의 주인은 누구인가? 제주 도민이다. 제주도민은 제주도의 주인된 권리 즉 주권(主權)을 누려야 한다. 이는 양도하거나 포기할 수 없는 권리이다. 제주도민은 주인의 권리를 즐기며 그것을 넉넉히 향유할 뿐만 아니라 주권신장을 위하여 노력하게 마련이다. 제주도는 제주도민이 애정을 가지고 지켜 온 “나의 사랑하는 고향”이다. 그러나 현재 제주도의 상황은 어떠한가? 제주의 주인인 제주도민이 주인의식을 느끼기보다는, 장차 제주도민이 과연 제주도의 주인으로 남아있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다.

제주공항을 가득 메운 채 깃발을 따라 다니는 중국 관광객은 분명 반가운 손님이다. 그러나 그들이 고성으로 주고받는 대화가 원튼 원치 않튼 들려 올 때 제주도민들의 귀는 피곤하다. 외국인 영주권 취득자들이 중산간 개발을 통하여 제주의 건축경기 활성화와 세수증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이 제주의 자연을 난개발하는 현장을 바라보는 제주도민들의 가슴은 쓰라리고 그들의 눈에는 눌물이 고여 있다.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한라산이 유린당하는 것을 손놓고 지켜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난개발은 대체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확실한 것은 그 개발이 제주도민을 위한 개발은 아니라고 느끼는 정서가 제주도민 사이에 만연해 있다는 점이다.

상당수의 외국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와 그들의 공중도덕의 부재를 보면서 도민들은 불만과 피로감을 느낀다. 거대 시설 뿐 아니라 도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즐겨 찾는 동네상권까지 중국인들이 매입하여 도민의 생활과는 이질적인 문화가 유입되고 제주지역문화와 정서가 상처를 입자, 도민들은 피해의식을 느끼고 있다. 이는 분명히 제주도 판 글로벌 관광시대의 부작용과 고난이요, 지금은 단지 그 시작을 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해외관광객들을 배척하자거나 폐쇄적인 선택을 하자는 말은 아니다. 다만 제주관광의 다각화와 관광객들의 시민의식의 고양이 절실하며 이 역시 제주인의 주권 행사의 맥락에 있다.

제주오름에 올라 눈앞에 펼쳐진 제주도의 자연의 파노라마를 보았다면 알 것이다. 제주도의 아름다움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우리는 제주를 사랑한다. 제주를 사랑할 뿐만 아니라 제주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하여 이익추구를 위한 세속적인 거래와 타협하지 않고 손해를 감수할 만큼 부단한 희생과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런 제주도민들이 지금 불안해하고 있다. 그것은 제주의 주권이 위협받는 전조가 나타나고 있으며, 향후 그 위협이 현실로 나타날지도 모를 미래에 대한 것이다. 미래의 제주도에서 도민은 하와이의 원주민처럼 이방인들의 뒤치다꺼리나 하는 중국인의 허드레 일꾼으로 전락하지나 않을까? 미래에 제주도민이 이방인과 여행객들을 위한 여흥이나 쇼에 나와 원하지도 않는 춤을 추면서 비위를 맞춰야하는 원주민 엔터테이너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가? 제주의 개발과 사업은 그것이 무엇이건 간에 제주의 주인인 제주도민의 주권신장과 삶에 유익이 되는 지속가능한 모델이 되어야 한다. 그 지속가능한 모델을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지금 목전에 다가왔다. 이제 그 구체적인 대안을 민·관·학·산, 이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찾아야 한다. 제주주권연구소 역시 이와 같은 논의의 장을 만드는 데에 함께 할 것이다.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다. 제주의 주인은 제주도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앞으로 모색해야 할 영역은 1‧2‧3차 산업에 걸친 제주산업과 개발의 지속가능한 모델이다. 유의할 점은 이와 같은 모색의 과정에서 1차 산업을 홀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단언컨대, 제주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미래 산업이 바로 농업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미래의 제주 유기농 농업은 가장 경쟁력이 강한 지속가능한 모델일 수 있다. 그러므로 2‧3차 산업에 비하여 농업이 천대 받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제주 농업의 미래비전을 제시한다면 첫째, 제주지역특산 농산물에서의 활로 개척, 둘째, 친환경 유기농 농업으로 특화, 셋째, 고품질 추구, 넷째, 기술과 연구개발 혁신, 다섯째, 수출과 마케팅에서 글로벌 농업으로 전환 등이 되겠다. 이미 제주지역의 유능한 농민들이 혁신적인 시도로 성공을 거두어 작지만 강한 농업인 이른바 강소농(强小農) 농업 CEO로서 개가를 올린 성공적 사례가 적지 않다.

반면, 제주인의 생명 젖줄인 감귤농업이 음지에서 신음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농민들은 밀감을 나무에서 따지도 못 한 채 이 추운 겨울날, 감귤나무에 매달린 채 눈비와 찬바람을 맞고 있는 감귤을, 집밖으로 나간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으로 바라보며 우울하게 체념하고 있다. 그런데도 도정은 도의회와 소모적인 예산관련 줄다리기를 하면서 농민의 아픔을 외면하고 있다. 지금 제주도는 피곤하다. 이 같은 제주의 피로감에 제주도정이 일조하고 있지는 않은가.

 

▲ 장정애 새희망제주포럼 이사장 <미디어제주>

<프로필>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졸업
캐나다 매길대 불어불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서울대학교 문학박사
KDI 국제정치학 석사
부경대학교 국제지역학 박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교수(전)
세계선거기관협의회 리서치팀장(전)
한국정치학회 민주시민교육 분과 위원장(전)
새희망제주포럼 이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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