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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 살해하고 유기까지 ‘무려 닷새’…범행 태연히 재연
애인 살해하고 유기까지 ‘무려 닷새’…범행 태연히 재연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5.02.1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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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근천 사체 유기 현장검증, 금전문제로 한 달 전부터 다툼 있어

애인을 살해하고 교각 밑에 버린 40대가 사체를 유기하기까지 무려 닷새가 걸린 것으로 경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범인은 경찰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피해자의 휴대폰을 없애지 않고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려 한 것도 밝혀졌다.

제주지방경찰청은 11일 오후 3시 지난달 26일 제주시 애월읍의 한 도로에서 여자친구인 A씨(41·여)의 목을 졸라 살해하고 도근천 교각 밑에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경찰에 긴급 체포된 신모(46·남)씨의 범행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범행 현장인 제주시 애월읍 애조로 해안교차로에 마스크와 모자를 눌러 쓰고 포승줄에 묶인 채 나타난 신씨는 현장검증을 통해 범행 당시 상황을 1시간여 동안 태연하게 재연했다.

경찰은 신씨가 최근 한 달 동안 A씨와 금전 문제 등으로 잦은 다툼이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검증에 따르면 범행 당일인 26일 신씨와 A씨는 연동부근에서 만난 뒤 바람을 쐬기 위해 시외로 나왔다 말다툼이 번져 길가에 차를 세워두고 있었다.

다툼 끝에 폭력이 오갔고 A씨가 조수석에 타는 것을 거부하자 분을 이기지 못한 신씨가 홧김에 발길질을 수차례하다 조수석 옆에서 목을 졸라 살해하게 됐다고 신씨는 말했다.

이후 신씨는 오전 4시 45분 사체를 자신의 1톤 트럭 적재함에 싣고 범행 지점에서 2km 떨어진 도근천 가드레일 밑에 시신을 그대로 방치한 채 귀가했다.

살해 후 회사까지 출근하며 일상적으로 생활하던 신씨는 같은 날 오전 7시 다시 사체 유기 장소로 돌아와 시신을 도근천 다리 밑 깊숙한 곳으로 옮겨 놨다고 재연했다.

이틀 후인 28일 신씨는 오후 8시 30분 자신의 트럭에 흙 6포를 마대 자루로 갖고와서 던져 두고 귀가했다 다음날인 29일 오전 7시 시신에 흙을 덮기 위해 다시 돌아온다.

이후에도 같은 방법으로 14포의 흙을 저녁에 던져두고 30일 오전 최종적으로 시신을 흙으로 덮기 위해 현장을 찾아 사체가 된 A씨를 완전히 흙으로 덮어 범행을 숨기려 한 것이 드러났다.

 
 

신씨는 범행 후 회사를 출근하는 등 태연하게 일상적인 행동을 해왔고, 범행 당시 옷들은 모두 소각하며 알리바이를 만들어 왔다.

또 경찰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A씨의 핸드폰을 버리지 않고 자신이 소지하고 다니면서 살아있는 것처럼 속이고 위치 추적에 혼선을 주며 경찰 수사에 어려움을 주기도 했다.

경찰은 A씨의 가족이 지난 5일 10여일 동안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실종신고를 접수 받고 신씨의 당일 행적이 불분명한 점을 의심해 내사에 착수했다.

이어 지난 8일 오후 6시쯤 참고인 조사로 경찰에 자진 출석 조사를 받던 신씨가 차량에서 A씨의 휴대폰 등이 발견되자 9일 경찰에 범행 일부를 자백하면서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현장검증 이후 감정물이 국과수에서 내려오면 범행 당일 행적과 범행 이후 행동들을 살펴 본 이후 수사를 마무리 할 것”이라며 “신씨는 살인과 사체 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부검 결과 경부 압박성 질식사(목 졸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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