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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품 한라봉과 ‘시와 감귤체험’…전국 첫 감귤신품종 등록”
“최상품 한라봉과 ‘시와 감귤체험’…전국 첫 감귤신품종 등록”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5.01.23 11: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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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업인의 手多] <35>‘넘버원농장’ 오인자 대표

제주지역 농업이 거듭 진화하고 있다. 이제 제주지역에서 나오는 농·특산물이 단순생산에서 벗어나 가공, 유통, 체험에 이르는 다양한 6차 산업 수익모델 사업으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른바 6차 산업은 ‘1차 농·특산물 생산, 2차 제조 또는 가공, 3차 유통·관광·외식·치유·교육을 통해 판매’를 합친 걸 뜻한다. 제주엔 ‘수다뜰’이 있다. 여성들이 모여서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는, 수다를 떠는 곳이 아니다.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농산물을 가지고 직접 가공한 제품을 팔고 있는 ’농가수제품‘의 공동브랜드이다. 그 중심엔 여성 농업인들이 있다. 열심히 손을 움직여야하는 ‘수다’(手多)를 통해 이를 실천하고 있다. 농촌교육·체험농장도 6차 산업 실천현장이다. 이들을 만나 제주농업 진화와 미래를 확인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서귀포시 도순동에서 '넘버원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오인자 대표.

“건강한 땅에서 건강한 나무가, 건강한 나무에 건강한 열매가 달리고, 건강한 열매를 먹어야 소비자도 건강하죠. 제가 혼을 심어 시·수필·음악을 들려주면서 정성과 사랑으로 키운 상품을, 그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 제 값 받고 팔는 부자마케팅을 해요. 물론 제가 브랜드가 돼야죠”

서귀포시 도순동에서 넘버원농장을 운영하는 오인자 대표(61)는 여성 감귤농업인이고 경영자, 수필가이자 감귤신품종인 ‘인자조생’을 개발해 특허출원까지 했다.

‘시를 읽어주는 감귤지기’인 오 대표는 남편 김용근 씨(64)와 1976년 결혼, 소나무밭 1560평에서 ‘궁천 조생’품종 630그루를 재배하며 감귤과 인연을 맺은 게 이제 40년이 됐다.

아침에 일어나면 밭으로, 해가 떨어지면 집에 가는 삶을 오래 살았다는 오 대표는 공부하고 싶었고 자신의 이름을 찾으려 만학에 도전, 2000년 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입학했다. 대학에서 일어일문학을 복수 전공하기도 한 오 대표는 수필가로 등단했다.

“농사와 학업을 함께 할 때가 일생에서 가장 보람 있었죠. 남편이 연대보증을 섰다가 빚을 얻어 재산을 팔아 갚아야하는 어려운 고비도 있었지만 이를 이겨냈고, 오늘도 꿋꿋하고 멋진 삶을 살기 위해 열심히 힘쓰고 있어요”

‘넘버원 농장’은 1984년에 문을 열었다. 이때부터 하우스 1100평에서 한라봉을 재배하기 시작했고, 4000평에서 극조생은 1000평에서 타이벡으로, 나머지 3000평에서 조생인 궁천조생과 고림조생 등 노지감귤을 재배하고 있다.

이곳에서 수확하는 한라봉은 한 해에 2만㎏정도, 노지감귤은 3만㎏정도이다. 생산한 걸 모두 직거래판매하고 있다. 아들이 만든 인터넷홈페이지를 통해 거래하는 고객만 700여명, 우체국 쇼핑을 통한 고객은 무한대이다.

2004년에 중문동 주민자치센터 옆 농산물직매장을 열었다. 사람과 소통하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책도 비치해 놓고 쉼터까지 마련했다. 자신이 재배한 상품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오 대표는 최상품 감귤을 생산과 시와 함께하는 체험농장을 하고 싶어한다.

# 한라봉 ‘명품’ 인증, 친환경 저농약 재배”

‘넘버원 농장’에서 생산하는 한라봉을 2013년 ‘오인자 명품 한라봉‘이란 브랜드로 명품 인증을 받았다. 우체국 쇼핑에서 조생은 친환경 농가이력추적 상품으로 10㎏에 3만5000원, 한라봉 은 3.5㎏에 6만9000원, 5㎏에 10만원에 판다. 지난해는 5㎏들이 500상자가 조기 매진됐다.

“제가 정성을 들여 맛있게 만든 감귤을 살 자격이 없는 사람에겐 팔지 않아요. 2009년부터 3년 동안 우체국쇼핑을 통해 제 상품에 괜한 트집을 잡거나 방해하는 고객을 골라내 주문받지 않는 건 물론 그 이름을 다른 농가에도 알려주고 있죠”.

이곳이 농촌진흥청 농촌교육농장으로 지정받은 건 2014년이다. 컨설팅을 받고 지난해 10월초 도순초등학생 4·5·6학년에게 실습을 한 게 시작이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려하고 있다.

체험교육 주제는 ‘행복한 한라봉 농부’이다. 농장을 둘러보고 노지감귤과 하우스 한라봉 감귤을 비교하고, 한라봉으로 조리능력을 길러 일상생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오늘 한 일을 행복한 농부가 돼 시를 쓸 수 있도록 진행한다. 교육시간은 2시간이다.

“시를 가지고 교육할 수 있는 체험농장으론 아마 이곳이 전국에서 하나뿐이죠. 전국 단위로 체험학생을 받을 수 있어요. 농업과 시가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애들도 시 쓰는 걸 좋아해요. 이를 통해 감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게 좋기도 하고요”

‘넘버원 농장’은 아무 때나 감귤을 따보고, 잼·효소·주스·식초 만들기 체험 예약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단 한 사람이라도 ‘힐링’해서 갈 수 있도록 체험인원을 특별하게 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추석과 설 20일전엔 유통에 매진하기 위해 예약은 받지 않고 있다.

이곳에서 친환경 농업은 저농약 재배이다. 농약을 일반감귤농가는 대개 한 해에 8~12차례 뿌린다. 하지만 온도·날씨에 따라 병해충이 나타날 때를 미리 관찰해 예방위주로 5차례만 뿌리고 있다.

비료는 직접 만들어 쓴다. 액비는 상처 난 감귤과 아주 작거나 큰 비상품감귤로 EM과 당밀 또는 흑설탕을 섞어 만들어 1년 동안 발효시킨다. 500갑절 희석해 엽면시비 등에 3~4차례 뿌린다. 감태도 채취해서 EM과 당밀 특설탕을 섞어 감귤액비와 같은 과정을 거쳐 뿌리고 있다.

땅 힘(지력)을 살리기 위해 한 해에 한 차례 봄에 깊이갈이를 통해 땅을 50㎝파서 석회고토와 억새, 감귤 가지를 쳐 깨뜨려 부순 것을 함께 묻어주고 있다. 땅을 살리기 위해 23년 동안 제초제를 뿌리지 않았다.

남편은 한라봉을 무농약인증을 받아 수확을 했는데 병충해로 상품가치가 없어 낭패를 본 적이 있다. 이를 개선하려 2008년에 오 대표는 자신의 이름으로 친환경 저농약 인증을 받았다. 국립농산물품관원 농산물우수관리인증(GAP)도 받았다.

2011년 제주마이스터대학 친환경과수학과 1기생으로 친환경 본격적으로 공부했고, 충남 금산에 있는 1년 과정 한국벤처농업대학에서 농업경영과 마케팅을 배워 본격 농업경영과 홀로서기를 하게 됐다. 전국에 다양한 인맥도 맺게 됐다.

# “도내 첫 감귤농장 ‘팜파티’, 여성농업인 첫 석탑산업훈장”

최상품 명품 한라봉
 

2010년 도내 감귤농장 가운데 이곳에서 처음으로 ‘팜파티’를 열었다. 전국에선 두 번째였다. 친환경농장으로 알려지면서 대기업 의뢰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팜파티는 해마다 열려 올해는 5년째이다. 2011년 전국 100대 스타팜으로 선정됐다.

오 대표는 여성농업인으로서 도내 처음으로 2012년 농업인의날 석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같은 해에 한경닷컴 브랜드 대상 어워즈(Brand Awards)선정, 농산물 분야에서 전국 처음이었다. 마케팅과 홈페이지 디자인이 우수해서였다.

2014년엔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융복합산업(이른바 6차산업) 예비사업자’ 지정됐다. 올해(2015년) 관련법이 국회통과하면 본인증을 받게 된다. 여성농업인으로서 홀로서기에 성공, 땅에 비해 연매출이 높았던 점이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2013년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 출원한 오 대표 이름을 딴 ‘인자조생’은 이른바 ‘빨간 껍질 감귤’이다. 20년 전 고림조생을 가져다 심었는데 색깔·맛이 좋아 순을 잘라 탱자에 접을 붙여, 복접해 심었더니 3년 뒤 달린 열매가 색깔이 달랐다. 관찰해보니 돌연변이가지였다.

2006년 제주농업기술원에 이를 신고했고, 9년 동안 고접갱신방법과 묘목 육성방법으로 2011년 새 품종으로 선발돼 감귤열매와 특성을 꾸준히 조사한 결과 품종보호 출원을 하게 됐다.

“감귤은 늘 위기를 겪어왔잖아요. 위기가 있으면 기회가 오기 때문에 절대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감귤 100년 역사에서 우리 품종이 하나도 없다는 건 아쉽죠. 자기감귤원에서 특성을 조사 사소한 것도 메모하는 일본을 본받아야죠. 일본 감귤에 지역명, 변종을 기록해 만든 품종 가운데 70%가 농업인들이 관찰해서 나온 것은 시사하는 바가 커요”

오 대표는 제주농업 미래는 밝다고 본다. 제주만이 갖고 있는 특성은 닫혀 진 공간이지만 세계로 바로 나갈 수 있는 교두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청정이미지, 제주브랜드가치, 친환경농업’으로 안전한 먹거리로 나간다면 충분히 승산 있기에 우리 것을 팔기 위해 늘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가 관광을 기치로 삼고 하지만 1차 농업 특히 안전한 먹거리가 있어야 ‘플러스알파’가 되죠. 6차 산업으로 가려면 튼튼한 1차 산업이 바탕이어야 한다고 봐요. 때문에 행정이 좀 더 농업인들과 친근하고 관심을 가져줘야죠”

오 대표는 앞으로 팜파티를 통해 도시 소비자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농장에서 식사도 하고 갈수 있도록 감귤을 따고 문학과 음악연주, 시낭송, 패션쇼 등을 계획하고 있다.

‘사람이 생명’이란 오 대표는 “농장 파이를 키워 전 세계인이 찾는 체험농장으로 꾸미고

싶네요. 더 나아가 장학재단을 만들어 자라나는 세대에 꿈을 심어주고 싶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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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2015-07-16 10:13:15
몇평이라는거에요? 숫자정리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