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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에 양떼가 있는 유일한 농장, 체험 통해 자연과 교감하세요”
“도내에 양떼가 있는 유일한 농장, 체험 통해 자연과 교감하세요”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4.12.05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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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업인의 手多] <29>‘하이디스토리’농촌교육농장 임혜주 대표

제주지역 농업이 거듭 진화하고 있다. 이제 제주지역에서 나오는 농·특산물이 단순생산에서 벗어나 가공, 유통, 체험에 이르는 다양한 6차 산업 수익모델 사업으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른바 6차 산업은 ‘1차 농·특산물 생산, 2차 제조 또는 가공, 3차 유통·관광·외식·치유·교육을 통해 판매’를 합친 걸 뜻한다. 제주엔 ‘수다뜰’이 있다. 여성들이 모여서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는, 수다를 떠는 곳이 아니다.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농산물을 가지고 직접 가공한 제품을 팔고 있는 ’농가수제품‘의 공동브랜드이다. 그 중심엔 여성 농업인들이 있다. 열심히 손을 움직여야하는 ‘수다’(手多)를 통해 이를 실천하고 있다. 농촌교육·체험농장도 6차 산업 실천현장이다. 이들을 만나 제주농업 진화와 미래를 확인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제주시 명도암마을에서 '하이디스토리'교육체험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임혜주 대표.

“3대로 이어오는 제주도 목장이야기, 자연속 친구들과 함께 놀아요. ‘양순이’에게 먹이도 주고, 연못에서 개구리 찾기도 하고 놀죠. 항상 바람소리가 나는 대나무 숲도, 오름으로 올라가는 작은 길도 모두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양떼와 함께 뛰놀며 자연과 교감을 해보세요”

제주시 봉개동 명도암마을에 있는 절물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길목에 명도암관광휴양목장 (제주시명림로 228) 이 보이고 그 안에 ‘하이디스토리’ 농촌교육농장이 있다.

임혜주 대표(41)가 운영하는 ‘하이디스토리’교육농장에선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자연 속에 어우러지는 식물과 동물 특성을 찾아보고 비교할 수 있다.

특히 이곳에서 자라고 있는 양떼 가운데 나만의 ‘양순이’를 정해 가족처럼 돌보며 교감할 수 있고, 양털과 오일 등을 이용한 간단한 생활용품을 만들 수 있는 체험하는 곳이다.

“교육농장 이름이 ‘하이디스토리’인 건 어머니가 ‘알프스 소녀 하이디’처럼 당차고 명랑하고 농촌생활을 즐겁게 하라는 뜻을 담고 지었어요. 어머니에 이어 제가 2대인데, 12살 난 제 딸이 저처럼 양을 좋아하고 키우는 걸 보니 3대로 이어질 것 같네요“

임 대표는 원래 간호학을 전공했고, 결혼한 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어머니 병환을 간병하기 위해 3년 전에 이곳에 내려와 살면서 목장과 교육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어렸을 적부터 부모님과 함께 이곳 농장에서 자라고 직접 가축도 키우곤 했죠. 어릴 적부터 많이 봐왔고 체험을 해와 농촌에 몸이 배었다고 봐요. 그래서 부모님에 이어 가업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농촌도 과거와 달라져 내가 뭔가 해보고 싶다는 도전의식도 생겨 사업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사명감으로 다가와요“

이 목장은 40년 전에 임 대표 할아버지가 ‘산과 바다처럼 넓은 목장’이란 뜻을 담은 ‘산양목장’으로 이름 붙여 만들었다. 처음엔 7만평이었다가 지금은 4만평으로 이어오고 있다.

'하이디스토리'농장에 있는 양떼들

# “이시돌목장에서 가져온 양 10마리로 시작”

당초 육우와 한우를 키웠는데 30년 전에 임 대표 아버지가 낙농을 하겠다고 해 젖소를 키우기 시작했다. 양을 키우기 시작한건 지난 1996냔 이곳을 ‘명도암 관광휴양목장’으로 지정받으면서이다.

임 대표 아버지가 한림 이시돌목장에서 수련을 하면서 양 10마리를 받아와 키우면서 지금은 26마리로 늘렸다. 중간에 들개들이 습격해 양 10마리가 집단 폐사되기도 했다

“양떼가 있는 목장은 이곳이 도내에서 유일해요. 양을 기르는 곳이 별로 없고, 마리수로 가장 많아요. 애들이 양을 직접 만져보고 양에 관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란 자부심과 애정을 갖고 키우고 있죠”

‘하이디스토리’는 지난 2007년 농촌진흥청이 농촌교육농장으로 지정했고, 임 대표 어머니가 운영하다 3년 전부터 이어받았다.

목장 규모는 4만 여 평이다. 양 26마리를 키우고 있고, 식당과 숙박시설(10실),텃밭 300평에서 배추 깻잎 상추 등 채소류를 직접 재배하고 있다. 교육시설 교육장 30평 야외학습장 20평 등이 있다. 목장안 모든 시설을 교육과 체험에 활용하고 있다.

이곳 교육체험농장엔 한 달에 100명꼴로 찾는다. 각급 학교학생, 지역아동센터, 유치원생과 진로체험 학생들이 온다. 주로 3월부터 11월까지 운영된다. 체험시간은 2시간에서 2시간 30분정도 된다. 연중 예약만하면 언제든지 1만5000원정도 비용을 들이면 체험할 수 있다.

“양을 테마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은 아마도 전국에서 유일하다고 봐요. 체험 프로그램은 ‘고마워요 양순이’인데요. 양과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양에 대해 많이 알고 갈수 있도록 해요. 제 자신이 직접 애를 키우는 세대여서 그런지 하나라도 좀 더 느껴보고 가르쳐주고 싶어요”

교육은 처음 영상교육을 통해 양의 한 살이, 양의 생활환경, 우리나라에 양이 들어온 역사,

제주에 온 역사, 하이디스토리에서 양의 생활 등을 보여준다.

이어 밖으로 나가 양을 돌보러간다. 나만의 양 이름 지어주기, 먹이주기, 몰아보기 등을 하며 양을 돌보며 친해지는 시간을 갖는다.

다시 교육장으로 돌아와 양털에서 나온 오일을 정제해 천연비누를 만들고, 양고기 갈비살 부위로 음식을 만든다. 주로 비빔밥 크로케 햄버거 등 만들어 먹고 갖고 간다.

하이디스토리 교육농장은 도내에서 하나 밖에 없는 ‘양떼를 키우는 목장’인 것을 비롯해 자랑거리가 꽤 많다.

우선 제주도내에 있는 농촌체험교육농장 22곳 가운데 2007년 가장 먼저 지정이 됐다. 또 농림식품부가 지난 2013년 식생활우수체험공간으로 지정했다.

# “도내 농촌체험교육농장 가운데 가장 먼저 지정…3대가 이어가는 곳”

 

농장이면서도 넓은 공간이 있어서 대규모 체험자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체험을 할 때 40명씩 모두 150명까지 한꺼번에 교육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이곳 농장에서 벗어나 ‘명도암 마을’과 연계해 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제주에 유배왔던 성호 이익 선생의 수제자인 명도암 김진용 선생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겠다는 것이다. 명도암 유허비, 마을이 생기게 된 약수터, 초가집 체험 등을 구상하고 있다.

체험교육농장을 운영하면서 겪는 어려움도 적잖다. 우선 수익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을 꼽고 있다.

특히 양은 다른 가축과 달리 개체수를 많이 늘릴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 양 가을에 임신해 겨울에 새끼를 낳는다. 인공수정도 되지 않아 1년에 한두 마리만 낳기 때문이다.

“양을 키우면서 사료 값도 나오지 않지만 양을 애완동물처럼 잘 키워야해야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어요. 특히 도내에는 양 전문목장이 없기 때문이죠. 양은 방목해서 키우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들개들이 습격하는 것과 구제역이 가장 걱정이에요”

들개가 자주 출몰하는 때에 늘 신경을 써야하고, 양들을 축사에 들여놔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몰이 개를 별도 키우고 있다.

양을 키우지만 전염병 예방 보조 등 당국의 도움이나 배려가 없다는 것도 어려움 가운데 하나이다. 구제역과 관련, 당국에선 전화로 확인하는 정도여서 농장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소 돼지엔 구제역 관심을 가지는데 양에 상대적으로 소홀한 편이다. 당국에선 양을 키우는 게 사육농가가 아닌 관광농가로 보기 때문에 오는 불이익이라고 임 대표는 여기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양 키우는 곳으로 대관령목장을 연상하지만 입장수입과 체험도 먹이주기 정도에 지나지 않아요. 그 곳에선 양을 관광상품으로 키우고 있는 형편이에요. 과거 양을 많이 키웠던 이시돌목장도 수직사를 없애면서 양 키우는 걸 중지했죠”

임 대표는 농촌을 알아보자는 게 많아지는 추세여서 새해부터 하루 또는 1박2일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다 1박2일 프로그램은 숙박하면서 가족 위주로 운영하고 싶어한다.

특히 일본 오사카 주변 ‘모쿠모쿠팜’과 후쿠오카 아소팜 등 대규모 선진농장을 모델로 농산물 판매장, 숙박, 체험을 모두 할 수 있는 다양하고 대규모로 가고 싶은 게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그래서 전국에서 가장 크고 다양함을 갖춘 6차산업 농장으로 가장 먼저해 보고 싶은 바람을 갖고 있다.

“자식또래 친구들 맘껏 뛰어놀면서 자기들끼리 놀게, 자연적인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어 보람을 느끼죠. 원하는 걸 도전하고, 체험하면서 좀 더 낫게 운영하고 싶네요”

※‘하이디스토리’농촌교육농장은 제주시봉개동848-1(제주시명림로228· 명도암관광휴양목장 안) 에 있다. 연락은 010-2023-2936나 ☎064-721-2401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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