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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법규 준수 새싹들의 생명과 직결"
"교통법규 준수 새싹들의 생명과 직결"
  • 미디어제주
  • 승인 2006.08.29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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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서민아 순경/ 제주경찰서 중앙지구대

며칠 전 야경을 보려고 한라산 중턱을 잠깐 갔었던 적이 있다. 약간은 밤늦은 시간이었지만 차들은 꾸준히 지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도로에는 가로등이 없었기에 자칫하면 큰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초등학생들이 도로를 횡단하며 뛰어 놀고 있는 위험한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부모로 보이는 분들조차 그를 제지하지 않고 길가 한쪽에서 잠을 청하는데 그 애들이 과연 무엇을 배우고 행동할까 싶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사실 교통에 관한 습관은 사람이 어릴 때부터 올바른 습관으로 길들여져야 성인이 되어서도 규정된 교통법규를 잘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어린이 교통사고의 수는 매년 줄고 있으나, ‘보행 중 사망률’이 선진국보다 너무 높아 이를 줄이기 위한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덴마크, 스웨덴 등 대부분 유럽 국가는 정부가 나서서 교통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특히 독일 프랑스 노르웨이 스웨덴은 11세 이상 어린이에 대해서도 의무교육을 실시하는 등 이미 60년대 초부터 40년 가까이 어린이 안전교육에 예산을 쏟아 부어 어린이ㆍ학교ㆍ가정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교육체계를 만들어 왔다.

이 분야를 선도하는 곳은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률 세계 최저를 기록하고 있는 스웨덴이다. 스웨덴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아이를 낳은 지 3일이 되면 자동차에 부착하는 베이비 시트를 무료로 빌려줄 정도로 처음부터 어린이 교통안전 의식을 철저하게 주입하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국립도로안전협회(NTF)가 주관해 어린이가 3살이 되면 동화책 퍼즐 스티커 등 엄마와 아기가 함께 즐기며 안전을 익힐 수 있는 놀이 교재를 우송해 준다. 어린이가 취학하는 시기 전후까지 매년 어린이 성장에 맞춘 새로운 교재가 배달된다.

영국에서는 지난 61년 창설된 어린이 교통 교육을 위한 회원제 단체인 터프티클럽(Tufty Club)은 모두 2만여 개 지부가 활동하는 부모라면 누구나 참가할 정 도로 보편화된 기구가 됐다.

 터프티클럽은 교육 내용을 놀이 가운데 포함시켜 어린이들이 마치 게임처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교통안전 습관을 몸에 익힐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과과정을 개발했다. 이 교재는 세계 각국에서 3~8세 아동교육 교재로 참조할 정도로 우수한 내용으로 유명하다.

2004년 6월 우리나라 교육부는 '교통사고 확 줄이자' 캠페인 동참을 선언하는 자리에서 교통안전 교육을 내실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후 교육부는 유치원은 연간 30시간, 초등학교는 21~23시간, 중ㆍ고등학교는 연간 23시간씩 교통안전 교육을 실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따라 교육부와 일선 학교에서는 체육시간을 이용해 안전 교육을 실시하기 로 방침을 정하고 교과 내용에 이를 포함하고 각종 교재 등을 정비하는 등 부산을 떨었다.

하지만 실제 일선 학교들을 실태를 살펴보면, "새싹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교통안전 교육에 대한 일선 교육 현장의 인식 전환 과 경각심 제고가 시급하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솔직히 예산도 태부족이고 현실적으로 이상적인 교육을 해낼 만한 역량이 아직 없다." 라는 답변만 있을 뿐이다.

국민 대부분이 교통교육에 관한 부족함을 인식하면서도 실제 교육기관을 찾지 못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결과이다. 교통법규 준수는 의무규정인 반면에 국민의 다양한 요구에 즉각적으로 부응할 수 있는 질 높은 교통 교육서비스는 전무하다시피 하다.

교육 시간이나 범칙금을 지정하여 형식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기보다는 국민이 원하는 교육을 제공하고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현 실태에 알맞은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서민아 순경/ 제주경찰서 중앙지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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