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졸업생에게 줄 선물은 대학에 잘 적응하게 하는 것”
“내가 졸업생에게 줄 선물은 대학에 잘 적응하게 하는 것”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3.11.06 13:4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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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학교 현장] <15> 홍보맨 자처하며 대학에 일일이 편지 보내는 김창진 대기고 교장

대기고 김창진 교장. 그는 대기고 졸업생들을 잘 돌봐달라며 대학에 일일이 편지를 보내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마음을 졸이는 이들은 당연히 시험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이다. 그러나 이들 못지않게 수능 시험 때문에 애를 태우는 이들이 많다. 다름아닌 고 3 수험생들을 가르친 교사와 해당 학교 교직원들이다.

대기고 김창진 교장(58)도 애를 태우긴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김창진 교장에겐 더 특별함이 묻어난다. 그건 학생들을 향한 애정이다. 그에겐 수능 당일만 특별한 게 아니다. 김창진 교장은 그가 받아들인 학생과 그가 졸업을 시킨 학생들을 향한 무한애정을 쏟아내고 있다. 그 애정의 방법으로 김창진 교장이 선택한 건 ‘전화와 편지라는 선물이다.

교단 내내 이런 생각을 했죠. 그건 뭐냐면 애들이 졸업한 뒤 그들을 가르친 교사를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의문이었죠. 그래서 졸업 후에도 생각나게 만드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어요.”

그는 졸업 후에도 기억나는교사가 되기 위해 숱한 일들을 펼쳤다. 진로상담을 위해 가정을 실제로 방문하는 건 기본이었다. 학생들과 어울리기 위해 그라운드에서 축구도 즐겼다. 도시락을 함께 까먹는 즐거움도 배웠다.

생물교과를 맡은 교사여서 그림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미술부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괘도를 만들어 시각효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IT기술이 발달한 지금에야 아무 것도 아닌 듯 보이지만 그 때만 하더라도 수업을 살리는 데는 특효약이었다.

이렇듯 생각나는 교사를 꿈꾸던 그에게 새로운 직책이 주어진 건 지난해 9월부터이다. 그에게 교장이라는 중책이 맡겨졌다.

사실 김창진 교장은 대기고의 생애와 함께 했다. 대기고 1회 입학생이 들어올 때 자신도 첫 발을 디딘 교사였다. 그러다 대기고 원년 멤버 출신 첫 교장이라는 타이틀도 얻게 됐다. 사립 고교 출범과 함께 교단을 밟은 새내기가 교장이 된 사례는 전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타이틀을 가진 셈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학생들을 향한 애정은 끝이 없다. 그 애정은 앞서 설명했듯 편지로 이어졌다. 대기고에 학생을 보낸 교사들에게, 대기고 학생을 받아들은 대학의 총장에게 편지를 지도교수에게 전화를 했다.

김창진 대기고 교장이 대학에서 받은 편지글을 설명하고 있다.
“특별한 계기는 없어요. 내 이름으로 졸업장을 준 학생들과 내 이름으로 입학을 받은 이들에게 해줄 게 없었어요. 그래서 중학교 교장,교감,부장교사들에게 편지를, 대학교 교수들에게 일일이 연락을 했지요. 내가 애들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이었죠.”

김창진 교장은 대기고 출신들을 받아들인 대학교에 편지를 보내기 위해 각 학교의 연락처, 지도교수의 연락처 등을 일일이 확인했다. 수업에 바쁜 교수들이라서인지 통화는 쉽사리 되지 않았다. 수차례 통화를 시도하고서야 연결이 되기 일쑤였다. 400명에 달하는 졸업생들이 입학한 학교를 연결해 전화 및 편지를 보내는 일을 마무리짓는 시일만도 3개월이 걸릴 정도였다.

사실 애들이 육지에 가면 챙겨줄 이들이 없잖아요. 그래서 편지를 하거나 전화를 할 때 항상 이렇게 한답니다. 학생들의 이름을 한 번 불러주고, 동생처럼, 삼촌처럼 상담을 해달라고 해요. 우리 학교에서 다 채워주지 못했으니 대학에서 완성품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를 하죠.”

그 효과는 대단했다. 편지나 전화 연락을 받은 대학은 이런 건 처음 봤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김창진 교장은 고맙다는 답신을 숱하게 받았다. 일부 학교는 답장을 보내기 위해 그 대학에 소속된 대기고 출신들을 일일이 찾아냈다. 답신엔 대기고 출신 학생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이름을 명기하며 잘 가르치겠다는 안부는 물론, 입학한 학생이 다른 학교로 이동해 간 정보까지 자세하게 알려줄 정도였다.

김창진 교장이 대학으로부터 받은 답신.
김창진 교장은 대학측에 전화 및 편지글을 보내기에 앞서 일일이 주소를 확인하고, 담당교수가 누구인지 파악한다.
그 뿐만 아니었다. 대기고의 열정에 감탄한 모 대학은 직접 대기고를 찾아와서 대기고의 열정을 배워가기도 했다.

김창진 교장이 직접 학교에 전화를 하면서 해당 학생을 잘 지도해 달라고 하자 당황하는 학교도 있었다고 한다. “그 학생이 문제가 있는 학생인가라며 되물을 정도였다. 그만큼 김창진 교장의 접근은 생경할 정도로 낯선 방식이었다.

편지 공세 덕분에 그는 대기고 홍보맨이 됐다고 한다. 수개월이 걸리는 일이지만 교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한다. 대기고에 머무는 한, 그의 특별한 열정은 언제나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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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리나 2013-11-06 22:14:56
존경하는 교장샘!!! 아이가 졸업을 하고도 찾아가서 뵙고 싶어하는 마음을 알것 같습니다. 가슴이 따뜻한 은사님을 둔 내아이는 항상 행복한 마음을 갖고 세상을 살아 갈거라 생각합니다. 고마우신 선생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대기 2013-11-07 15:00:01
교장 선생님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