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02:42 (토)
음악으로 소통하고 배려… “기적을 빚어낸 오케스트라”
음악으로 소통하고 배려… “기적을 빚어낸 오케스트라”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3.07.31 21:5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참가자, 학부모, 강사들이 서로에게 배움 전한 음악캠프, “내년에도 이어지길”

청소년 음악캠프 마지막날인 7월 31일 저녁, 제주시 탑동해변공연장에서 청소년 연합오케스트라 연주가 이어지고 있다.

음악의 선율에 흠뻑 빠져 지낸 2박 3일은 너무나도 짧았다. 하지만 그 짧은 기간 동안에 60여명으로 급조된 청소년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기적의 무대를 만들어냈다.

한국음악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회장 윤정택) 주최, <미디어제주> 주관으로 마련된 2013 제1회 제주청소년 음악캠프가 31일 제주시 탑동해변공연장에서 열린 한여름 밤의 음악회를 끝으로 모두 마무리됐다.

60여명의 캠프 참가자들에게는 지난 29일부터 바이올린과 플루트, 첼로, 클라리넷 등 악기별로 진행된 1대1 레슨과 마스터 지도 시간만으로도 빠듯했다. 더구나 같은 악기를 연주하는 다른 친구들과, 그리고 다른 악기들과 화음을 맞춰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여서 이들에게는 1분, 1초가 모두 아쉬운 시간이었다.

특히 음악캠프 마지막날 미디어제주 청소년 연합오케스트라단의 이름으로 함께 무대에 선 것은 가슴 벅찬 경험이었다.

31일 음악회에서 플루트 협연 독주 무대를 가진 조준범 군(제주일중 3)은 “무대에 서기에는 연습 시간이 너무 짧아서 아쉬웠다”면서 “음악캠프 기간이 조금만 더 길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세화고 3학년인 부희주 양도 “제가 혼자 연습할 때는 빨리 지치는 스타일인데, 이번 캠프 기간 동안에는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연습에 몰두했던 것 같다”면서 “특히 다른 파트와 맞춰볼 기회가 많아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캠프에 보낸 엄마들도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평소 레슨을 받는 선생님이 아닌 다른 선생님을 만나고 나면 단 30분만 얘기를 듣고도 확 달라지는 게 느껴져요. 다른 학교, 다른 단체 소속인 아이들과 좋은 추억을 쌓을 수도 있잖아요.”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는 장서영 양(탐라중 1)의 어머니 얘기다.

“아이가 너무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어해서요. 워낙 어려운 길이라 아직 전공을 할 것인지 결정은 못했지만 이런 캠프에 다녀오면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악기를 다루는 것은 요즘 학교에서도 많이 하지만, 이렇게 큰 무대에 서는 게 흔치 않은 기회잖아요.”

역시 바이올인 주자인 박예진 양(서귀중앙여중 1)의 어머니 허연자씨도 "이런 음악캠프가 더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전했다.

배우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강사들도 아이들의 열성적인 모습에 놀라는 분위기였다.

“어제는 10시 30분에 모든 프로그램을 마치고 자라고 했어요. 그런데 무대에 선다는 설렘 혹은 두려움 때문인지 파트별로 새벽 1시30분까지 연습을 하더라고요. 평소 레슨 때는 연습하기 싫어하던 애들도 주위 다른 친구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겠다는 다짐 때문에 더욱 열심히 한 것 같아요.”

제주챔버오케스트라 악장을 맡고 있는 김태근 제주대 교수는 새벽까지 이어진 아이들의 자발적인 연습 분위기를 전하면서 뿌듯해 했다.

마지막날 발표무대에서 지휘를 맡은 이정석 음악협회 제주도지회 부회장도 “이렇게 짧은 시간 연습을 통해 오케스트라 무대에 선다는 것은 기적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음악을 배우고 있긴 하지만, 각자 따로 레슨을 받던 아이들이 불과 2박3일 동안에 오케스트라 무대를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상상하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부회장은 “오케스트라는 그 안에서 서로 소통하면서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한데, 바로 그 모든 것을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2박3일간의 음악캠프 일정을 마무리하는 소회를 피력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처음 만난 친구들과 음악으로 소통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된 한여름의 꿈같은 시간들이었다.

제1회 제주청소년 음악캠프에 강사로 참여한 지도자들. 왼쪽부터 김형삼 제주필청소년오케스트라 지휘자, 김태근 제주챔버오케스트라 악장, 이정석 서귀포청소년오케스트라 지휘자, 장선경 제주도립교향악단 수석단원, 김순길 화음플루트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음악사랑 2013-08-01 08:51:30
정말 감동적인 무대였어요 지휘자님이 기적이라 하시던데 정말 기적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