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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농업, 생산에 2·3차산업 융·복합한 ‘6차농업’을”
“제주지역 농업, 생산에 2·3차산업 융·복합한 ‘6차농업’을”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3.07.21 12: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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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운 에너지 디자인하는 농부,“살아있는 땅에서 진정한 먹거리를”
‘농업이 제주미래의 희망’- FTA 위기, 기회로 극복한다 <44>김명수 대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은 이미 발효됐고, 한.중FTA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화·시장 개방화시대를 맞아 1차 산업엔 직격탄이 날아들었다. 제주경제를 지탱하는 기둥 축인 감귤 등 농업 역시 위기감을 떨칠 수 없다. 현재 제주 농업의 경쟁력과 현주소는 어디까지 왔나. FTA는 제주농업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일 뿐 넘지 못할 장벽은 아니다. 제주엔 선진농업으로 성공한 농업인, 작지만 강한 농업인인 많은 강소농(强小農)이 건재하고 있다 감귤·키위·채소 등 여러 작목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 이들의 성공비결은 꾸준한 도전과 실험정신, 연구·개발이 낳은 결과이다. FTA위기의 시대 제주 농업의 살 길은 무엇인가. 이들을 만나 위기극복의 지혜와 제주농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편집자주]

'풍요로운 에너지 디자인하는 농부'로 살아가고 있는 김명수 ㈜태반의 땅 em제주농장 대표

“‘풍요로운 에너지를 디자인하는 농부’ ‘맛있는 철학자’‘팜 라이프 디자이너’가 되는 게 꿈이죠. 그래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실천하고 노력하어요. 농업도 다양화해야하죠. 앞으로 제주지역에선 농업에 2,3차 산업을 융·복합한 새로운 제6농업이 가장 필요하다고 봐요”

서귀포시 토평동에서 친환경농업을 하며 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꾸준히 찾고, 가꿔가고 있는 김명수 ㈜태반의 땅 em제주농장 대표(46).

컴퓨터 전공인 김 대표는 울산에서 직장생활, 제주에 내려와 교직에 잠시 있다가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농사에 뛰어들었다. 자유롭고 열정을 바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란 기대를 갖고 그의 표현대로라면 ’취농‘을 했다.

김 대표는 농약과 비료를 쓰는 과학농업대신 em을 통해 토양속의 생명체를 살리는 환경농업을 선택했다. 살아 있는 땅에서 진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그의 em제주농장 홈페이지엔 누가 말한 "농업이란 환경을 살리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질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수단이다"란 귀절을 인용했다.

em이란 ‘Effective Microoganisms’의 약자로서 ‘유용한 미생물들’이란 뜻이다. 효모, 유산균, 누룩균, 광합성 세균, 방선균 등 미생물로 항산화 작용 혹은 물질을 생성하며 이를 통해 서로 공생하며 부패를 억제한다. em은 이러한 미생물들을 공생시킴으로써 그 작용을 강화시켜 자연을 소생시키는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노지감귤 5500평정도, 한라봉 500평을 재배하면서 ‘수다뜰’ 판매장에서 직판장과 쇼핑몰을 연중 운영하고 있다. 한라봉 무농약감귤 패션후르츠 용과 다양하게 취급하고 있다.

'태반의 땅 제주'em농장에서 감귤을 따고 있는 김명수씨 부부
특히 감귤을 이용한 가공품을 만드는데 관심이 많다. 이미 그는 ‘한라봉 분말+보리+현미’을 섞어 ‘한라봉 손으로 쿠키’를 만들어 팔고 있다. 무농약 감귤 100% 성분을 말려 만든 ‘비바비타(vita) 감귤칩’도 만들었다

이 감귤칩은 마치 감자나 고구마 칩 처럼 감귤생과를 말려 가공한 것으로 테스트 작업은 끝냈고, 디자인과 공장시설을 갖춰 올겨울부터 본격적인 상품화에 나설 계획이다. 감귤칩은 농업기술원에서 힌트를 얻었다. 기술원에서 건조기술 테스트 기계에서 도움 받아 상품화에 나설 예정이지만 건조기계를 구입하는 게 만만찮다.

“친환경농업을 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죠. 10년 전엔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없었어요. 그래서 친환경농업을 하면서 3번 운다고 해요. 모양이 좋지 않아 수확하며 울고, 사주지 않아 보관하면서 울고, 그러다 버리면서 울고…”

우체국 쇼핑을 통해 설에 한라봉 1만 상자를 납품해 연간 매출은 1억 원 정도를 올리고 있다.
소농은 생산 뿐 만아니라 판매에도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늘 공부하려 다니고, 재배기술 마케팅 컨설팅 등을 배우고 있다.

김 대표의 농장엔 우퍼(wwoofer)들이 많이 찾고 있다. 원래 우프(WWOOF World-Wide Opportunities on Organic Farms)란 ‘유기농장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이란 뜻으로 친환경농장에서 체험하면서 여행하는 사람을 말한다. 우리나라엔 우프코리아(한국농촌체험교류협회)가 있다.

“농장주가 호스트가 돼 우프 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우퍼는 유기농 농가에서 4~6시간 일을 해주고 숙식을 제공받게 되죠. 이들은 최근 들어 저의 농장을 많이 찾고 있어요. 농장체험을 하면서 재능기부도 많이하죠. 이들은 체험과 여행을 하면서 문화전달자 몫도 한다고 봐요”

김명수 대표가 김영효 농촌진흥청 강소농과수전문가와 감귤재배기술 등에 관한 컨설팅을 하고 있다.
강소농 교육을 받으면서 영농이나 판매 기록을 세분화하기 위해서 문제점 찾아내 실수를 알아내려고 노력한다. 이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김 대표는 소농들의 모여서 능력과 재산을 공유하고 나누고 함께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결과 나온 게 ㈜ ‘태반의 땅 제주’ 영농조합이다. 2010년 12월3일 발족한 ‘태반의 땅 제주’는 농민 요리사 예술인 등 다양한 직종에서 34명이 모여 앞으로 ‘농업생산 농산물가공 복지·문화 교육·컨설팅 유통 서비스 관광’이 함께하는 6차농업(산업)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태반의 땅 제주의 비전은 ‘농민이 주주가 되고 중심이 되는 법인체’, ‘따로 또 같이 당신의 성공(꿈)을 도와주는 사람들’(에스프레소맨), ‘농업을 소재로 한 다양한 6차 농업’을 추구한다.

또 정년퇴임이 없고, 유능한 젊은이들이 우선 선택하는 비전 있는 직장, 10만명의 살림살이를 사는 사람들을 지향한다. 농업생산만이 아닌 전반적인 컨설팅과 문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품질의 농산물·가공식품·서비스로 고객에게 감동을 준다는 꿈을 갖고 있다.

“농업의 방향을 에너지를 풍요롭게 하고 건강하게 하기 위해 나무에 태교하고 좋은 먹거리와 에너지를 주려는데 두고 있어요. 그래서 농장의 구호이자 방향을 ‘농부처럼 일하고 철학자처럼 생각하며 아이처럼 까르르 웃는 맛있는 철학자’로 정하고 있죠”

김 대표는 맛있는 철학자의 ‘롤모델’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한다. 그래서 그의 직함을 ‘팜라이프 디자이너’라고 고집한다. 농촌에서 나이에 맞게 삶을 설계하고. 후견인 몫을 하고 싶다는 뜻이 담겨 있다.

김 대표 부부가 em농장을 찾아 체험을 한 외국인 우퍼들과 포즈을 취하고 있다.
'태반의 땅 제주'의 비전

앞으로 제주지역의 농업은 단지 생산만이 아닌 농업에 다른 산업을 융·복합한 6차 산업을 준비해 다각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김 대표는 강조한다.

“친환경은 공통적인 레시피도 없어요. 설령 있다 해도 서로 맞질 않아요. 여러 면에서 어렵죠. 농사는 매우 중요한 일인데도 하찮은 일로 비치는 경향이 있어요. 이를 극복해야죠. 그 방안이 하나로 6차농업이 떠오르고 있죠. 제주는 관광 인프라가 있어 이와 연계해나가며 6차농업 만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최근 최대현안으로 떠오는 FTA와 관련, 김 대표는 ‘차별화’를 강조한다.

“어떤 직업이든 FTA가 아니어도 항상 어렵다는 게 현실이에요. 자기분야에 충실하려 사람만이 살아남고 있잖습니까. 남이 하는 걸 흉내만을 내거나 따라가기만 하면 비전이 없게 마련이죠. 자기만의 독특함과 철학이 있어야 하고, 어느 분야든지 고객이 공유하고 함께 갈 수 있어야 가능성이 있어요. 농업만의 문제는 아니죠. 모든 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독특함과 차별화가 있어야 살 수 있죠”

제주농업의 미래에 관해 김 대표는 ‘긍정적’으로 본다.
“제주지역에서 농업은 앞으로도쉽지는 않겠지만 욕심만 부리지 않으면 가능할 것으로 보죠. 대농이 아닌 소농은 뭉치고 복합적으로 해나간다는 전제가 있어요. 생산 뿐만 아니라 판매, 가공 등 유통부분까지도 그렇죠. 농민도 관광객 받을 수 있는 역량 있어야 해요. 특히 젊은이들이 그 몫을 맡아야한다는 생각이에요. 농업이 중요한 소재지만 색다름을 만들어야죠”

김 대표는 처음부터 끝까지 6차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6차농업엔 롤모델이 필요하다. 이를 만들고 성공시키기 전까지 끊임없이 노력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관련기관이나 학계에서 꾸준히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2차와 3차가 융합할 수 있도록 전문가를 키워야 해요”

김 대표의 생활철학은 ‘풍요로운 에너지를 디자인하는 농부’이다. 그 바탕엔 가족이 건강해야 농업, 사회, 나라가 건강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여기엔 ‘공유와 나눔’을 통해 조직화해야 하고, 생산 판매 등 경제적 관념에 문화 복지가 가미해야한다는 생각이다.

“죽는 날 까지 할 일거리를 잡아놨어요. ‘ 팜라이프 디자이너=맛 있는 철학자=풍요로운 에너지를 디자인하는 농부’로서 삶이죠. 물론 100년 이상 지속가능하도록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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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suhiro 2013-09-20 17:48:22
Well put, sir, well put. I'll cetnliray make note of t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