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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생산 우리 지역 농산물, 좋은 먹을거리 많이 보급해야”
“제철 생산 우리 지역 농산물, 좋은 먹을거리 많이 보급해야”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3.05.07 10: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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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뜰’ 카페창업, 지역농산물 활용 다양한 홈메이드 제품 생산
‘농업이 제주미래의 희망’- FTA 위기, 기회로 극복한다 <35>김정림 대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은 이미 발효됐고, 한·중FTA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화·시장 개방화시대를 맞아 1차 산업엔 직격탄이 날아들었다. 제주경제를 지탱하는 기둥 축인 감귤 등 농업 역시 위기감을 떨칠 수 없다. 그러나 FTA는 제주농업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일 뿐 결코 넘지 못할 장벽은 아니다. 제주엔 선진농업으로 성공한 농업인, 작지만 강한 농업인인 많은 강소농(强小農)이 건재하고 있다 감귤·키위·채소 등 여러 작목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 이들의 성공비결은 꾸준한 도전과 실험정신, 연구·개발이 낳은 결과이다. FTA위기의 시대 제주 농업의 살 길은 무엇인가. 이들을 만나 위기극복의 지혜와 제주농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편집자 주]

지역농산물을 활용 홈베이커리 생산과 체험공간인 '어린농부 수다뜰'을 운영하고 있는 김정림 대표

“많은 사람들이 수다뜰을 이용해 제철에 나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생산품을 만드는데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품질, 영양, 맛 등을 고려해 신선하고 다양한 홈메이드 먹을거리를 가공할 수 있는 건 많다고 봐요"

제주시 도남동에서 ‘어린농부 수다뜰’을 운영하고 있는 김정림 대표(59)는 평소 요리만들기 특히 홈베이킹을 좋아하고 주위의 권유로 지난 2011년부터 문을 열었다. 이 지역은 젊은 층이 많이 다니는 곳이기도 해 점점 알려지면서 찾는 발길이 잦다

‘수다(手多)뜰’이란 ‘먹을거리를 만드는 일을 천직으로 수행해온 여성농업인이 경영하는 사업장에서 청정 제주농산물을 이용,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 수제품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이란 뜻을 담고 있다.

도내 수다뜰 매장은 지역 농산물 이용해 만든 제품을 파는 떡집·카페·식당·농산물 판매장 등 형태가 다양하다.

김 대표는 수다뜰을 하면서 사무실을 리모델링해 카페와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가공사업장으로 꾸며 홈베이커리를 생산하고, 이를 체험하고 교육하는 곳으로 쓰고 있다.

아담한 공간에 젊은이들이 찾아와 홈베이커리를 사서 먹거나 독서도 하고, 데이트도 한다. 대부분 주부와 젊은 층이 주 고객이다. 아들이 실용음악을 하고 있어 피아노·기타도 마련해 갖춰놔 손님들이 연주하기도 한다.

“데크 오븐 등 농산물 가공 기자재와 운영물품 50여종을 구입해 음료·쿠키류를 주로 만들어 팔고 있어요. 감귤, 브로콜리, 호박, 당근, 양파, 블루베리 딸기 등 모든 제주지역에서 나는 제철 농산물을 활용하고 있죠”

김 대표가 지역농산물을 활용해 홈베이커리를 만들고 있다.

‘어린농부 수다뜰’에선 찹쌀 단호박빵, 흑미 식빵, 브로콜리 베이글, 양파 베이글, 블루베리 베이글 등이 가장 잘 팔린다.

빵은 식사 위주여서 달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소비층은 엄마들이 많다. 거의 단골이다. 하얀 빵은 거의 찾지 않고 잡곡빵, 호밀빵을 주로 찾아 사간다. 먹을거리 취향이 달라지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이곳에서 팔고 있는 주스도 인스턴트가 아닌 생과일이어서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가장 인기 있는 게 식사대용으로 마시는 딸기·블루베리 스무디이다.

스무디(smoothie)는 신선한 과일 등을 갈아서 얼려 만든 단맛을 내는 음료이다. 과일 외에도 부순 얼음, 얼린 과일, 얼린 요구르트 등을 넣기도 하다. 밀크셰이크와 비슷하다. 그러나 아이스크림은 들어가지 않고 우유는 들어가기도 한다.

“우리농산물을 이용해 좋은 재료를 갖고 현장에서 직접 만들어 갓 구운 빵이나 싱싱한 스무디 등을 만들어 파는 게 다른 곳과 차별화하는 거죠. 소비자들이 예전엔 먹거리를 싼 가공식품이나 단 것을 찾다가 이젠 건강한 재료를 찾고 있어요”

음료를 만드는데 쓰는 딸기·블루베리·복분자를 주 생산지인 제주시 월평동에서 직거래로 사온다. 한군데서 나오는 걸 냉동 저장해뒀다가 제조해서 주스로 팔고 있다. 지난해엔 딸기 500㎏, 블루베리 와 복분자를 200㎏씩 사서 썼다.

 
'어린농부 수다뜰'에서 만든 제품들
이곳에서 만들어 파는 쿠키와 빵도 다양하다. 감귤쿠키, 컵케익, 브로콜리과자, 단호박 쿠키와 빵, 강황(카레원료)식빵, 당근 케익과 당근 빵 등이다.

원료인 당근은 동쪽지역에서, 감귤은 정해놓은 농장에서. 브로콜리는 분말상태로 선돌물마루에서, 단호박은 애월쪽, 강황은 농업기술원을 통해 분발로 구입한다. 대부분 직거래 들여와 쓰고 있다.

“제품의 질, 영양, 맛 등을 고려한 다양한 홈메이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엄선된 재료를 쓰고 있죠. 이스트나 개량제 등 쓰지 않고, 버터도 가장 좋은 걸로 써요. 지금은 외국산 수입밀을 조금씩 섞어 쓰고 있지만 앞으로 우리밀로 100%대체하려고 해요. 아쉬운 건 도내에 재배량이 별로 없어 구하기 힘든데, 이제는 조금씩 나오고 있어 희망적이죠”

이곳은 도시민이나 소비자 등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사업장을 마련함으로써 다양한 체험공간으로도 쓰고 있다.

“수다뜰이 주로 외각지여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장을 시내에 마련했어요. 아름아름 알려지면서 체험하고 교육을 받으러 많이 와요. 수다뜰에서 만드는 제품을 점점 많이 사가는 추세이고 하고요”

지난해는 어린이집, 유아원 원장들이 떡 만드는 체험을 했고, 흑미를 넣은 한우불고기피자 등 쿠키 빵 등 제철 재료로 좋은 먹거리를 만드는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공간이 넓지 않아 체험교육프로그램에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엔 제한이 있어요. 1주일에 1차례 꼴로 5~10명 정도 예약을 받아서 교육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죠. 대부분 주부·학생 등 젊은층이에요. 수다뜰 카페를 운영하려고 준비하는 사람도 있어요”

음료나 쿠키 만드는 체험과 교육은 2~3시간에 맞추면 충분하지만 빵은 자연발효하기 때문에 미리 반죽을 만들어서 오븐에 넣고 나오는 과정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김 대표는 전한다.

“좋은 재료로 만든 빵을 만들어놔도 일반 빵에 맛들인 사람들이 이를 인정하지 않거나 제대로 잘 알려지지 않은 게 안타까워요. 시간이 흐르면 차차 알게 될 것이고 요즘은 좋은 재료로 만든 식품을 찾는 쪽으로 가고 있는 추세여서 희망적이랄 수 있어요”

김 대표는 식품을 대량으로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수익은 많지 않지만 지역농산물을 조금씩이라고 처리하고 있다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전한다. 많은 사람들이 수다뜰을 이용, 우리 농산물 활용한 지역생산품 제작에 많이 참여해 주길 바란다.

“지역농산물을 활용할 수 있는 게 많은데 농가에서 그렇지 않아 안타까워요. 외각지에서 재료를 가져와야 하는데 소량이고 아직까지 소비가 많지 않은 점도 있죠. 소비자에게 쉽게 접할 수 있는데 팔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지 않아 유통에 어려움도 있어요”

김 대표는 앞으로 수다뜰을 이용한 산업이 나아질 것이란 난관적인 전망을 한다.

“이제는 소비자들이 수입농산물 보다 지역농산물을, 특히 로컬푸드를 많이 찾는 추세여서 좋아요. 소비자들도 자주 문의도 하고 있어요. 홍보가 잘 되면 소비를 촉진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수다뜰을 이용한 산업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해요”

FTA와 관련, 김 대표는“틈새시장을 이용해 경쟁력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밀을 제주에서 재배해서 활용했으면 한다. 물론 재배면적은 작겠지만 재배하면 수요는 많은 것으로 본다. 밀도 국산을 찾는 때가 됐다는 것이다.

제주시 도남동에 있는 '어린농부 수다뜰'매장
제주농업의 미래에 관해 김 대표는 매우 긍정적이다.

“이제 소비자들이 수입품에 거부감을, 우리 것에 호감을 갖고 있어요. 과거엔 가격이 싸서 수입품 찾았지만 지금은 가격보다 질을 중시하죠. 그러서 우리농산물은 비싸도 없어서 못 파는 경우도 생기잖아요. 청정제주는 다른 곳보다 농업에 유리한 점이 많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죠”

‘현재 현실에 최선을 다하자’는 게 생활신조인 김 대표는 “잠자는 시간외엔 일을 하고 있어 주위에서 걱정하지만 즐기는 일이니까 만족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전한다.

“수다뜰을 이용하거나 참여하려는 분들에게 홍보도 많이 하고 적정수준에서 지원해주길 바라요. 좋은 먹거리, 우리 좋은 농산물을 보급하는 이들이 많이 늘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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