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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보다 부모 교육이 우선 … 아빠의 ‘힐링’이 가족의 행복”
“자녀보다 부모 교육이 우선 … 아빠의 ‘힐링’이 가족의 행복”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3.03.2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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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건강가정지원센터 제17기 아버지학교 졸업식, 따뜻한 가족애 확인하는 시간

제17기 아버지학교 졸업식. 남편이 아내의 발을 씻어주는 '세족례' 의식을 거행하고 있다.

“아빠가 보내준 편지 읽고 눈물이 났어요. 맨날 짜증만 내는 저를 그렇게까지 이해해주셔서 고마워요. 그리고 사랑하는 아빠,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을 위해서 담배는 끊어주실 거죠?”

지난 23일 오후. 신성여고 강당에서 열린 제17기 아버지학교 졸업식에서 한 가정의 딸이 아버지에게 띄우는 영상 메시지에 참석한 가족들의 얼굴에 따스한 미소가 번진다.

아빠의 다짐을 발표하는 순서에서는 대부분 술을 줄이겠다는 얘기가 나왔다. 일주일에 한번은 가족들 위해 직접 상을 차리겠다,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가족들과 함께 가까운 곳이라도 여행을 다녀오겠다, 일주일에 한 차례씩 장인 장모님을 찾아뵙는 시간을 갖겠다는 등의 사뭇 진지한 공약(?)이 쏟아진다.

술 마시는 횟수를 일주일에 3회로 줄이겠다(?)는 약속이 나오자 졸업식에 참석한 가족들 사이에서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6주 동안 이어진 아버지학교 마지막날 졸업식에서 세족례 의식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세족례’의 시간. 아빠는 무릎을 꿇고 아내와 아이들의 발을 씻겨주면서 사랑의 말을 전한다. 말없이 눈물만 흘리는 아내도 있고, 아예 한 쪽 발도 마저 씻겨달라는 애교 섞인 말과 함께 대야에 발을 푹 담그는 이도 있다.

이어 한 부부가 나와 서로에게 보내는 가슴 절절한 편지를 낭독하는 순서가 이어졌다. 다른 가족의 이야기이지만, 눈을 감고 경청하는 동안 뜨거운 눈물이 자신도 모르게 쏟아진다.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한 ‘힐링’이 대세인 요즘, 이보다 값진 ‘힐링’의 시간이 또 있을까.

지난 2월 16일부터 6주간의 아버지학교 교육이 이어지는 동안, 아버지들은 아버지학교에서 내준 ‘숙제’들을 가족들과 함께 수행하면서 아버지의 역할을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버지에게 편지 쓰기, 아내와 자녀들에게 편지 쓰기, 아내의 사랑스러운 점 20가지 적어오기, 자녀의 사랑스러운 점 20가지 적어오기 등 결코 만만한 숙제가 아니다.

하지만 그 숙제들을 가족들과 함께 나누고, 매일 가족들과 “좋은 아빠가 되겠습니다, 좋은 남편이 되겠습니다”라는 다짐과 함께 따스한 허깅을 통해 한 가정의 아버지 한 사람 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가 마음의 문을 활짝 열게 된다.

“부모가 그냥 부모 노릇을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현대 사회 대부분의 문제가 가정 안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보고 아버지학교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됐죠.” 17기 아버지학교 총진행을 맡은 김익상 제주대 부총장의 말이다.

아버지학교는 제주시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1년에 두 차례씩 운영하고 있다. 17기까지 졸업생을 배출하는 동안 한 번은 제주교도소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한 적도 있다. 다문화가정의 아버지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큰 호응을 얻었다.

건강가정지원센터의 허찬란 신부는 “가족마다의 절절한 사연과 다짐을 나누다 보면 아버지들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는 것 같다”면서 “졸업하고 한 달 정도 기간이 지난 후에는 아버지들이 다짐을 잘 실천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17기 아버지학교 졸업식을 마치면서 참가한 가족들과 봉사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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