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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기록물, 평화·인권의 가치 일깨워주는 소중한 자료”
“제주 4.3 기록물, 평화·인권의 가치 일깨워주는 소중한 자료”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3.03.2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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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 교수, “기록유산 등재 추진, 미래 가치 창출에 전략상 중요한 접근” 의미 부여

'새 정부의 4.3 해결과제 및 4.3 기록물의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를 주제로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제주4.3평화재단이 공동으로 마련한 세미나가 22일 오후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제주 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OW) 등재 추진과 관련,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소중한 기록물로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광주 5.18 기록물이 기록유산으로 등록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허권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수는 22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와 제주4.3평화재단이 공동으로 마련한 정책 세미나에서 토론자로 나와 이같은 의견을 밝혔다.

허권 교수는 우선 5.18 기록물의 MOW 등록에 대해 “지정문화재가 아닌 근현대사의 사료를 선택했고, 점(點)단위가 아닌 컬렉션 중심의 등재로 우리의 등재 추진 전략 다양화를 보여주는 사례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5.18 기록물의 경우 기존의 조선왕조실록이나 훈민정음 등과 달리 한국 민주주의 발전사에 커다란 사건이었던 광주민주화운동을 취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록유산 등록 논의와 준비단계에서부터 매우 정치적일 수밖에 없는 예민한 사안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5.18 기록물에 대해 “서구 위주의 민주주의 역사를 동아시아로 끌어오는 20세기의 중요 문헌”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아시아 민주주의 발전에 영향을 준 사건과 그 기록물이 소중히 보존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기록물은 인류사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미 몇몇 나라의 기록물이 MOW 목록에 반영돼 있음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 예로 칠레의 인권문서(Human Rights Archive of Chile)와 아르헨티나의 1976~1983년 인권기록 유산, 캄보디아 수용소 기록물 등을 들었다.

또 그는 “앞으로 세계화, 종 다양성, 기후 변화, 인권, 민주주의 등 인류문명사적 발전에 직간접적인 사건과 계기가 됐던 문헌들이 MOW로 등재될 공산이 매우 크다”면서 바로 “MOW의 정신이 과거보다는 미래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최근 제주도가 유네스코 인간과생물권계획(MAB) 사업의 일환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섬 연안 생태계 보존 사업을 이끌고 있다는 점, 평화의 섬 이미지 구축에 남다른 행보를 추진해온 점 등을 예로 들면서 “4.3 관련 사료의 MOW 등록 추진은 21세기 미래 가치를 창출하는 데 전략상 중요한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4.3특별위원회 출범 2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국가기록원의 김재순 학예연구관은 4.3사건에 관한 수형인명부 발견 당시의 충격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 연구관은 “1988년 봄 어느 날, 부산서고에 출장을 갔다가 제주 4.3에 관한 수형인명부를 발견했다. 한번에 약 130여명이 처형된 사실이 기록돼 있는 매우 충격적인 기록물이었다”고 발견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특히 그는 “이상한 것은 처형된 사람들의 공식 판결문이 없었다”면서 재판 절차 없이 함부로 처형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당시 행정자치위 소속 추미애 의원을 찾아가 기록보존법 제정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이 수형인명부를 사례로 제시했던 사실을 소개했다.

결국 이 수형인명부가 제주 4.3의 진상 규명과 기록물관리법 제정에 기여를 한 값진 기록물이 됐다는 것이었다.

이어 그는 “4.3 기록유산의 세계사적 의미와 그 중요성을 어떤 입장에서 정리할 것인가의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유사 이래 한반도에서 가장 평화로웠던 섬 제주도와 후발 제국주의 국가로서 태평양 전쟁 수행을 위한 일본 제구국주의의 잔혹한 억압과 수탈, 2차 대전 이후 미·소 냉전의 신질서 형성과 좌우 이데올로기의 충돌, 평화의 섬 제주도 양민들의 무고한 희생으로 이어지는 세계사적 비극을 증거하는 기록물과 그 역사적 교훈에 초점을 맞출 것을 제안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제주도의회 4.3특위 출범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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