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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면도 부지도 없이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 강제철거
도면도 부지도 없이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 강제철거
  • 김진규 기자
  • 승인 2013.03.0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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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만 고집하는 도정의 이중잣대, 모델하우스는 '엄격' 부영엔 '관대'

6일 오전 9시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 철거가 시작됐다.
멕시코의 세계적인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유작인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가 결국 강제 철거됐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앵커호텔의 모델하우스인 카사 델 아구아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직후, 6일 오전 9시 서귀포시청이 계고장을 읽은 뒤 곧바로 철거에 돌입했다.

당초 제주도는 지난 5일 브리핑을 통해 "이전 복원계획을 수립,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JID측으로부터 설계도면도 넘겨 받지 못했고, 설계할 부지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철거'를 단행했다.

더욱이 오늘 철거된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는 JID측이 무상으로 기부하겠다고 했고, 문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문화광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었다.

멕시코 정부까지 나서며 중앙정부와 제주도, 서귀포시 등지에 수차례 철거 중지 요청을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도정은 문화를 사랑하는 전국적인 열의와 이에 대한 여론에 귀를 막고 법과 행정의 틀만 고집하며 '강제 철거'를 택했다.

게다가 도정은 부영의 건설하는 앵커호텔의 경우 설계 변경 심의도 받지 않고 건축을 해도 봐주는 행정의 이중잣대를 들고 있다는 따가운 시선도 받고 있다.

6일 오전 9시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 철거가 시작됐다.
이날 철거 현장에는 강경식, 김용범, 이선화 제주도의원이 찾아와 포클레인에 찢겨지는 모습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지켜봤다. 특히 이선화 의원은 파괴되는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이선화 의원은 "도민의 대의기관인 제주도의회가 철거를 막기 위해 1년이 넘도록 싸워왔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지방의회의 한계"라면서 "우근민 제주도지사와 이명도 문화관광스포츠국장은 도민들에게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 오늘은 시대정신이 없는 제주도정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1년간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 살리기에 노력해 온 제주도의회 이선화 의원이 철거 현장을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
철거 현장을 지켜본 JID 관계자는 "제주도지사는 도민의 대표자다. 행정만 생각하고 도민을 생각하지 않는다. 진정 도민과 제주도를 위한다면 지사가 나서서 철거를 막아야 했다"면서 "카사델 아구아를 보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과 사람들이 찾아온다. 이를 생각하지 않고 철거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문화정책 방향과도 어긋난 것"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그는 "설령 강제철거를 택했더라도 설계도면과 설계할 부지를 먼저 확보하는게 순서"라면서 "설계도면 무상기부에 대해서는 협의조차 안 된 상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6일 오전 9시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 철거가 시작됐다.
공무원들이 최일 작가의 작품을 옮기고 있다.

<김진규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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