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표선면 과수원서 화재, 질식사 추정
이날 오전 10시 25분께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사무소 인근 과수원에서 화재가 났다는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이 화재를 진압하던 중 신원을 알 수 없는 사체가 정면으로 누운 채 발견됐다.
시신은 화재로 인해 심하게 훼손돼 신원 확인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확인 결과 과수원 주인의 친척인 오모(73)씨로 밝혀졌다.
오 할아버지는 이날 인근에 살고있는 친척 A할머니(80)의 과수원에서 나무 전정 작업을 도와주기 위해 이른 아침에 나섰다.
A할머니가 오 할아버지에게 새참을 챙겨주기 위해 과수원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6시 30분으로 확인됐다. 오 할아버지는 이보다 앞서 과수원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쌀쌀한 아침이라 추위를 녹이기 위해 오 할아버지가 모닥불을 피운 게 화근이었다. 바람에 불씨가 날려 마른 나뭇가지로 옮겨 붙어 화재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건조한 날씨로 인해 순식간에 불길이 번지자 당황한 오 할아버지가 불을 끄던 중 연기에 질식해 의식을 잃고 쓰러져 불에 타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재로 인해 감귤나무 39본, 방풍림 120여본이 불에 탔으며, 소방서 추산 150여만원의 재산피해도 발생했다.
경찰은 오 할아버지의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기 위해 부검할 예정이다.
<김진규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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