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02:42 (토)
삼나무 정원
삼나무 정원
  • 김창윤
  • 승인 2013.03.04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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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필호 서귀포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장

이필호 서귀포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장
예로부터 제주는 여자, 돌, 바람이 많아 삼다의 섬이라 했다. 돌과 바람은 제주사람들에게 거친 환경에 굴하지 않고 사는 법을 터득하게 했다.

초가집을 단장하거나 부초를 낟가리 할 때 짚 줄로 단단히 묶고 농경지 주변에는 돌담을 쌓거나 나무를 심어 바람을 막았다.

요즘 제주 오름을 오르다 보면 옛 집터와 같이 집단생활 했던 곳이면 어디든 대나무가 자라고 있다.  이는 조선시대까지는 방풍수로 대나무를 심었던 것을 반증한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삼나무가 하나둘 심어지더니 지금은 제주 섬 전체를 뒤덮고 있다.

그러면 제주에는 삼나무가 언제부터 심었을까? 산림청 발간 산림자료에는 1928년 임업시험장이 일본에서 도입하여 전남과 경남지역 조림시험을 시작으로 남부지방에 계속 식재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런 기록으로 볼 때 삼나무가 제주에 식재되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 초반으로 추측된다.

삼나무는 산림자원으로만 아니라 감귤원 방풍수로 식재되면서 급속히 확산됐다. 감귤원 조성과 함께한 삼나무는 이제 너무 높이 자라 오히려 감귤품질을 나쁘게 하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하여 서귀포농업기술센터가 방풍수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남원읍 의귀리와 월평마을 진입도로 5km의 삼나무 높이를 5~6m로 낮추고 옆으로 난 큰 가지를 쳐주는 사업이다. 이장(마을회장)이 토지주 동의를 얻고 마을회에서 자부담 경비를 부담하는 노력과 청년회원들이 작업단을 구성하여 참여하는 등 주민모두 혼연일체 되어 추진하고 있어 사업의 부가 효과도 기대된다.

또한 마을주민과 청년회원들의 참여속에 삼나무 정비 작업단 발대식을 개최하여 사업 분위기를 조성하고 기계톱과 파쇄기 안전 사용 교육 등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 과수원 주변 방풍나무를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해 비침을 좋게 하고 공기 흐름을 개선해 겨울철 서리피해도 어느 정도 개선할 수 있다.

시험성적에 의하면 방풍수를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당도를 0.2°Bx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16%의 수량 증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말했다.

늦었다고 할 때가 빠르다는 말이 있다. 삼나무가 높이 자라 여러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높이 자란 삼나무를 잘 다듬고 가꾸면 감귤에도 좋고 미관도 좋게 하는 넓은 마을 정원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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