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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정착한 이주여성 "외롭냐고요? 느낄 겨를 없어요"
제주에 정착한 이주여성 "외롭냐고요? 느낄 겨를 없어요"
  • 김진규 기자
  • 승인 2013.02.2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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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제주>열두번째 걸음, 제주 이주민과 함께하는 제주기행

23일 미디어제주가 '아름다운 동행, 제주 이주민과 함께하는 제주기행' 행사를 진행한 가운데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국인 거주자(결혼 이민자, 외국인 근로자 포함)가 매년 1000여명씩 증가하는 등 제주는 국제자유도시와 다문화사회로 발돋움하고 있다.

특히 먼 나라 낯선 곳으로 결혼한 이주여성은 당당한 대한민국의 국적을 가진 제주도민이며 자신의 지역을 이끌 인재들이다.

대한민국, 아니 제주도는 다문화가정이 있기에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가는 동력을 얻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도움의 손길을 받기만 했던 이주 여성들이 봉사활동에 나서는 등 이들 스스로 당당한 사회구성원임을 강조하고 있다.

23일 미디어제주가 주최한 '아름다운 동행'에서 참가한 어린이들이 유리의 성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미디어제주(대표이사 고승영)는 23일 이주여성들의 어깨의 놓은 짐을 잠시나마 풀기 위해 '제주 이주민과 함께하는 제주기행 아름다운 동행' 12번째 걸음을 옮겼다.

이번 행사는 미디어제주가 주최하고 국제로타리 3660지구 제주한미모로터리클럽(회장 한효심. 이하 한미모)과 공동주관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애월농협(조합장 하희찬)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었으며, 네오스튜디오 조재용 작가와 오투스튜디오 오종우 작가가 이주민 가족사진을 찍어주는 재능기부에 동참했다.

23일 미디어제주가 주최한 '아름다운 동행'에서 참가한 어린이들이 유리의 성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30분 제주시 애월읍 하나로 마트에 집결한 이주민 가족들은 버스에 몸을 실고 제주유리의 성으로 이동, 세계 각국의 유리예술 조형 작가들의 작품을 관람했다.

이후 제주축협의 지원으로 점심식사를 마친 후 제주 공룡랜드로 이동,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날 행사에 남편과 딸과 함께 참가한 안수연씨(31.베트남 호치민 출신)는 제주정착 8년째를 맞았지만 제주생활에 만족한다고 말한다.

안수연 씨는 "남편이 착한 사람이다. 본인에게 무척 잘해준다. 또한 같은 지역에 베트남 출신 친구들도 있어 모임을 갖고 있어 외로움을 느낄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 출신 친구와 함께 베트남 쌀국수 등 본국의 음식도 함께 만들어 먹고, 다달이 걷은 회비로 친구들끼리 베트남에 함께 가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이곳은 엄마 나라, 저곳은 아빠 나라" 23일 제주유리의 성에서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인 안수연 씨의 딸 수진 양이 세계지도를 보고 베트남 국기와 한국 국기를 잇따라 가르키고 있다.
안 씨는 자신의 딸인 수진이(8세)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다.

"수진이는 한국말은 물론 베트남말도 곧잘 해요. 한국말처럼 능숙하지는 않지만, 모든 말을 알아듣고 일상생활의 간단한 말도 할 줄 알아요. 한국문화 뿐만 아니라 베트남 문화에도 잘 이해하죠"

그는 수진이 등 이주민 2세를 통해 편견이 아닌 양국이 이해하고, 가까워질 수 있길 바란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시어머니와 남편, 3살배기 아들과 함께 참가한 농찬리(27.캄보디아 출신) 씨는 "우리 시어머니가 1등 시어머니"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그는 "우리 시어머니는 친딸처럼 잘해 주신다. 물질(해녀들이 잠수해서 작업하는 일)하면서 맛있는 해산물을 항상 먼저 챙겨주고, 애도 잘 돌봐 주신다. 덕분에 친구들도 많이 만날 수 있다. 시어머니 최고"라며 빙그레 웃었다.

캄보디아 출신의 이주여성 농찬리 씨가 가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농찬리 씨는 "우리 시어머니가 최고"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 말을 건네들은 시어머니인 양순렬씨(73)는 "며느리가 잘 한다. 어린 나이에 타국으로 시집와서 낯설고 힘들 텐데 한번도 그런 내색을 하지 않고, 시키지도 않아도 스스로 잘한다. 내가 착한 며느리를 얻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미디어제주 고승영 대표는 "고향을 떠나 살고 있는 이주민들은 우리의 이웃이며 벗이다. 세계는 하나인 시대를 맞았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이들이 당당한 우리 사회의 구성원임을 재확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미모 한효심 회장은 "이주여성들은 미래를 이끌 주인공이다. 그들은 우리의 가족이기에 제주인으로 당당히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애월농협은 이번 행사에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애월농협 하희찬 조합장은 "글로벌화 시대에 '우리'라는 공동체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언제까지 '단일민족'임을 강조할 수 없다. 따스한 마음으로 다문화 가정과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월농협 하희찬 조합장은 "글로벌화 시대에 '우리'라는 공동체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언제까지 '단일민족'임을 강조할 수 없다. 따스한 마음으로 다문화 가정과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여성들의 왕언니로 통하는 애월농협 문정심 팀장은 더 이상 이주여성들이 도움의 손길만 원하는 것이 아닌 타인을 돕는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말한다.

이번 행사에 함께 참여한 애월농협의 문정심 팀장. 그는 애월 지역의 이주여성들에게 왕언니로 통한다.
문정심 팀장은 "타국에서 온 결혼 이주여성들이 상대적로 사회적 약자인 것은 맞다. 그러나 이들도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나가려는 욕구가 있다"면서 "도움의 손길도 받고 있지만, 교육을 통해 만든 김장을 독거노인과 재활기관에 보내는 등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이는 이들 스스로 당당한 사회구성원임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규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3일 미디어제주가 '아름다운 동행, 제주 이주민과 함께하는 제주기행' 행사를 진행한 가운데 참가자들이 제주공룡랜드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3일 미디어제주가 '아름다운 동행, 제주 이주민과 함께하는 제주기행' 행사를 진행한 가운데 참가자들이 제주공룡랜드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름다운 동행, 제주 이주민과 함께하는 제주기행'을 공동 주관한 미디어제주 임원들과 한미모로터리클럽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네오스튜디오 조재용 작가가 이주민 가족사진을 찍어주는 재능기부에 동참했다.
오투스튜디오 오종우 작가가 이주민 가족사진을 찍어주는 재능기부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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