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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키나와 지역 맥주업체 주세 20% 감면 혜택 … 제주도는?
일본 오키나와 지역 맥주업체 주세 20% 감면 혜택 … 제주도는?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3.01.29 14:0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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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일본 사례에서 본 제주맥주 ②주세 감면 혜택, 제주엔 ‘그림의 떡’

제주맥주 사업이 오는 6월 출범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당초 민간사업자 공모까지 나섰던 제주도가 소규모 지역맥주 사업으로 방향을 틀면서 급진전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일본의 지역맥주 업체들 사례를 보면 제주맥주 사업이 넘어야 할 과제도 말그대로 ‘첩첩산중’이다. 일본의 사례에 비춰 제주맥주 사업의 선결 과제들을 3회에 걸쳐 짚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일본 내 대기업 맥주와 당당히 겨루고 있는 오리온 맥주. 연간 7만2000㎘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 내 지역 맥주 업체들에게는 공통점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지역 맥주 업체들이 모두 같은 규격, 같은 모양의 병을 쓴다는 것이다. 각각 다른 지역 맥주 업체들이 맥주병 제조업체로부터 똑같은 병을 공급받아서 각기 다른 라벨지를 붙여 쓰고 있다. 자체적으로 병을 제작하기 힘든 소규모 지역 맥주 업체들의 생존 전략인 셈이다.

또 맥아와 호프 등 맥주의 주원료를 대부분 수입해서 쓰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대해 일본 내 지역맥주 업체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부드럽고 풍부한 맥주 맛을 내기 위해서”라는 점을 강조한다.

다른 한 가지 가장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업체들마다 다양한 물을 쓰고 있지만 모두 철분 등 함유 성분을 빼는 가공처리를 거친다는 점이다. ‘좋은 물’을 쓰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미네랄 등을 정제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시찰단과 함께 동행 취재한 지역맥주 업체들 중에는 아예 수돗물을 쓰거나, 댐에 가둬진 물을 가공처리해서 쓰는 경우도 있었다.

오키나와 지역에서 일본 전통주인 ‘아와모리주’로 유명한 헬리오스(Helios) 맥주의 히데야 타마키 제조본부장은 “맥주에 어울리는 물은 바로 효모를 건강하게 하는 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발포주가 워낙 싸기 때문에 개성 없는 지역 맥주로는 승산이 없다”면서 “캔맥주의 경우 대량 판매가 이뤄지지 않으면 크게 리스크를 겪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병맥주로 출발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고 조언을 하기도 했다.

이같은 여러 가지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기도 하지만, 오키나와 지역 맥주 업체들이 그나마 버티고 있는 것은 바로 주세 감면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이었다.

1리터에 220엔씩 붙는 주세를 오키나와 지역 맥주 업체들에 한해 20% 감면해주는 혜택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오키나와 지역 맥주 업체 중 한 곳인 헬리오스 맥주의 히데야 타마키 제조본부장
히데야 타마키 제조본부장은 이에 대해 “태평양전쟁 직후 미군정 하에 있던 오키나와 지역이 일본령으로 복귀할 당시 특별조치법에서 오키나와 현 내 회사가 지역 주민들에게 판매할 경우 주세를 감면해주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바로 이 부분이 인구 170만명의 오키나와 현에서 오리온 맥주와 헬리오스 맥주 등 지역 맥주 업체들이 대기업 맥주와 경쟁할 수 있는 조건이 된 셈이다.

오키나와에서 지역 맥주로 시작해서 지금은 아사히, 기린 등 대기업 맥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일본 내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오리온 맥주도 마찬가지다. 연간 7만2000㎘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지난해 5만2000㎘를 생산, 180억엔의 매출을 올렸지만 순이익은 2억엔으로 딱 주세 감면 혜택 폭만큼의 이익을 냈다.

오리온 맥주의 킴죠 마사요시 품질관리부장
오리온 맥주의 킴죠 마사요시 품질관리부장은 “다른 맥주업체들과 똑같다면 이익이 없는데 일본 정부가 세금을 면제해줘서 이익을 내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현재 국내에서도 소규모 맥주 업체의 시판 허용 등을 골자로 한 법 개정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제주 맥주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지역맥주 업체들이 앞다퉈 설립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그런 상황에서 오키나와처럼 제주 지역에 대해서만 주세 감면 혜택을 기대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가 제주도개발공사에 맡겨 의욕적으로 시작하려 하고 있는 제주맥주 사업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예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오리온맥주의 생산 설비 라인. 1분에 1만2000개의 캔에 맥주를 주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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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aa 2013-02-28 14:48:31
This is just the peerfct answer for all of us

Alex 2013-02-28 14:48:27
The asnwer of an expert. Good to hear from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