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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슬포 바람, 제주의 미래를 연다
모슬포 바람, 제주의 미래를 연다
  • 대정읍
  • 승인 2012.12.16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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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영배 대정읍장

임영배 대정읍장
대한민국 최남단 모슬포라고 하면 거친 바람을 떠올린다. 가장 남쪽이기에 가장 따뜻해야지만 실은 제주에서 가장 바람이 세고 추운 곳이다. 그래서 모슬포는 거친 바람으로 '못살포'라 불릴 정도였다.

대정으로 귀양왔던 추사 김정희선생도 모슬포의 바람을 독풍(毒風)이라 불렀을 정도니 이해가 될 만하다.

새로운 비상, 대정해상풍력발전

그러나 그 거칠고 강한 바람이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고 비상(飛上)의 준비를 하고 있다. 대정해상풍력발전 시범지구 조성이 그것이다.

2013년부터 4년동안 사업비 1조원을 들여 대정읍의 무릉1리,영락리,일과1·2리,동일1리 등 5개 마을 해안에서 2㎞ 떨어진 해역 29㎢에 200㎿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 시범지구를 조성하며 여기에는 7㎿급 풍력발전기 29기가 세워진다.

풍력발전의 기본원리는 풍속이 세고 풍차가 크면 클수록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설치장소의 한계와 소음 발생 및 자연경관을 해치는 문제가 발생되는 육상풍력발전과 달리 해상풍력발전은 설치장소의 한계가 덜하고 해안과 멀리 떨어져 설치되므로 소음이나 자연경관을 해치는 등의 문제도 없다.

초기에 지역주민들이 풍력발전에 대한 정보와 마인드가 부족하여 불협화음도 있었지만, 폭넓은 대화와 이해로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었고 풍력발전 시범지구를 유치하게 되었다.

제주는 지금 전력비상사태

유가의 불안정과 UN 기후변화협약의 규제 등으로 세계 각국에서는 기존의 화석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 자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천만 년에서 수억 년에 걸쳐 만들어진 석유와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는 머지않아 고갈위험에 처해있고 또한 기후변화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지구온난화가 가속되는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지구환경을 감안한다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여야한다. 이렇게 되려면 현재 화석연료 사용량을 지금으로부터 100년전 수준으로 줄여야 가능한 일이라니 실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석유파동 이후부터는 원자력 에너지가 각광을 받았다. 적은 비용으로 고효율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고 오염물질 배출이 비교적 적다는 점에서였다. 하지만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물론 지난해 3월 일본은 대지진으로 방사성이 누출되어 엄청난 재해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원자력에 대한 신뢰는 회복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량은 국내 총 발전량의 35%를 차지한다. 또한, 제주도는 육지부와 연결된 해저케이블을 통해 도내 총 공급전력의 30%정도를 공급받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영광·고리 원자력발전소가 가동이 중단되면서 겨울철 한파 속에 전력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육지부의 전력부족으로 도내에 전력공급은 3분의 2가 줄었고 현재 제주는 전력비상사태에 처해있다.

이제는 환경에 무해하고 재생이 지속가능한 에너지 개발에 눈을 돌려야 할 때다. 대기중에 무한한 바람과 태양광이 그 해법인 것이다.

제주 에너지자원의 변혁, 모슬포 바람

제주도는 '탄소없는 섬 제주 2030(Carbon Free Island Jeju by 2030)' 사업이 추진중이다. 그 전초기지로 대정지역에 해상풍력발전 시범지구가 조성될 예정이다. 모슬포 바람은 균일한 풍속으로 풍력발전의 최적지로 꼽혔고 이러한 풍력발전 유치는 대정지역의 큰 행운이다.

또한 대정해상풍력발전은 삼성중공업과 한국남부발전이 합작한 국내 기술로 건설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 풍력발전의 기술력을 대내외에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뿐만 아니라 해외로 기술수출을 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기후 변화에 따른 탈화석연료정책은 어느 나라에서도 피할 수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인 풍력발전은 석유가 안 나는 우리나라로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그래서 모슬포의 바람은 제주의 에너지를 변혁시킬 보물이 될 것이다.

대정해상풍력발전 시범지구가 내년 5월 기공식을 갖는다. 이 사업이 축제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기공식이 이루어지고 대정주민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순항의 닻을 올리기를 바란다.

모슬포의 바람은 제주의 미래를 일구는 희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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