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리카 평당 수확량·기술 네덜란드보다 앞서 나갈 터”
“파프리카 평당 수확량·기술 네덜란드보다 앞서 나갈 터”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2.10.24 11:0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프리카 온실재배 대부분 일본 수출…30대 CEO로 생산량 증대에 노력
‘농업이 제주미래의 희망’- FTA 위기, 기회로 극복한다 <8> 김현국씨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은 이미 발효됐고, 한·중FTA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화·시장 개방화시대를 맞아 1차 산업엔 직격탄이 날아들었다. 제주경제를 지탱하는 기둥 축인 감귤 등 농업 역시 위기감을 떨칠 수 없다. 그러나 FTA는 제주농업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일 뿐 결코 넘지 못할 장벽은 아니다. 제주엔 선진농업으로 성공한 농업인, 작지만 강한 농업인인 많은 강소농(强小農)이 건재하고 있다 감귤·키위·채소 등 여러 작목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 이들의 성공비결은 꾸준한 도전과 실험정신, 연구·개발이 낳은 결과이다. FTA위기의 시대 제주 농업의 살 길은 무엇인가. 이들을 만나 위기극복의 지혜와 제주농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편집자 주]

제주시 용강에서 파프리카를 온실재배하고 있는 30대 CEO인 김현국 혼디영농조합법인 대표.

“파프리카는 신선도가 가장 중요하죠. 제주환경에 맞는 싱싱한 파프리카를 생산한다면 경쟁력은 충분히 있다고 봐요. 앞으로 세계적인 주산지인 네덜란드산만큼 파프리카의 평당 수확량을 끌어올리는 게 꿈입니다”

당찬 각오를 밝히는 김현국 혼디영농법인 대표(31). 제주시 용강동에 있는 유리온실에서 파프리카를 재배하고 있는 그는 놀랍게도 30대 초반의 CEO이다.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그는 일본산업연수생을 거친 뒤 아버지가 만든 혼디영농법인을 2008년부터 맡아 파프리카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유리온실 2㏊(6000평)에서 파프리카를 연간 120~150톤 생산, 80~90%를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다. 나머지 물량은 대형마트 등 내수용으로 팔고 있다.

“조수입은 해마다 가격대가 틀리지만 연평균 10억 원 정도죠. 평균 경매가가 5㎏에 2만~2만5000원은 돼요. 한창 수확할 때 태풍이 오면 손실이 커요. 지금까지 태풍 4차례를 맞아 데미지가 꽤 컸죠”

파프리카는 2월에 씨 뿌리고 4월에 심어 7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수확에 들어간다. 연중 8달 동안 수확하고 120일 정도는 쉰다.

“유리온실에 지열시설을 이용해서 파프리카를 재배하려면 시설투자비가 많이 듭니다. 그러나 장점은 상당히 많죠. 우선 온·습도조절이 쉽고, 양액재배를 할 수 있죠. 노지보다 병해충피해가 덜하기 때문이죠”

김 대표의 유리온실에선 지하공기를 이용할 수 있어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특히 천연탄산가스를 씀으로써 다른 지방의 파프리카 재배농가와 차별화하고 있다.

“여름엔 창문을 모두 열어 쓸 수 있어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죠. 요즘엔 지열 히트펌프를 설치해 실험하고 있습니다. 파프리카 생육에 이상적인 온도는 섭씨16~25도로 이곳에선 18도에 맞추도록 하고 있죠. 급격한 온도 편차가 있어선 안 돼죠”

김 대표가 온실가온 시설을 설명하고 있다.
파프리카를 재배하면서 겪는 어려움도 적잖다.

제주지역에서 생산하다보니 물류비 부담이 크다. 일본으로 수출(제주-부산-일본)할 때 ‘제주-부산’까진 보조를 받고 있지만 ‘부산-제주’는 없다. 국내에 팔 땐 물론 보조가 없다.

난방비가 연간 5억~6억 원 들어가는 것도 부담이다. 그래서 난방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할 수 없다.

“수확을 8달 동안만 하다 보니 고정인력을 쓸 수 없어 구인난을 겪고 있죠. 그러다보니 결혼 이민자 등 외국인노동자를 많이 고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도 다른 곳에서 몇 만원만 더 준다고 하면 당장 옮겨버리는 게 일쑤여서 문제죠. 앞으로는 외국산업연수생을 쓸 계획입니다”

파프리카 등 시설농업에 대한 전망은 밝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친환경재배를 하려면 유리나 비닐시설 등이 필수적이죠. 저농약으로 갈 수 있고, 상품성을 높이고 수확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죠. 제주지역이 시장성이나 일조량이 적지만 연중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김 대표는 파프리카는 비교적 고가이고 시장가격의 갭(격차)이 적은 편이어서 태풍만 없으면 안정적인 작물이라고 평가한다.

“파프리카가 웰빙 식품으로 널리 알려졌고, 소비량은 계속 늘고 있는 추세죠. 일본시장에선 한국과 일본산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기 때문에 판로도 좋다고 봐요”

현재 제주지역에서 파프리카 온실재배를 하는 곳은 6곳이 있다. 모두 규모가 크고 나름대로 소득도 높은 편이라고 김 대표는 소개한다.

김 대표가 연간 파프리카 120~150톤을 생산, 대부분을 일본에 수출하고 있는 유리온실.
FTA를 바라보는 김 대표의 시각은 크게 두 가지다.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FTA가 너무 빨리 왔다는 게 문제죠. 지금도 보면 농민들에게 피해보상 등 충분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어요. 일단 일을 저질러놓고선 ‘나몰라라’ 하는 식으로 정부가 처리하는 건 곤란하죠”

파프리카는 FTA엔 비교적 덜 민감하다는 판단이다.

“파프리카 재배농가는 FTA를 크게 체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파프리카는 신선도가 가장 중요하죠. 때문에 미국이나 네덜란드에서 국내에 들어올 일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 거죠. 파프리카 보존은 가정에서 냉장보관은 한 달 정도, 농가에선 보름 정도 되니까요. 신선도 싸움이 관건 이죠”

김 대표는 앞으로 제주농업이 극복해야할 과제로 우선 젊은 층의 유입이 가장 필요하다고 힘줘 말한다.

“유리온실 재배하는 곳을 비롯해 다른 농가를 돌아다녀 봐도 젊은 사람이 별로 없어요. 젊은 층이 많이 농업에 참여해야 해요. 그래야 노하우를 빨리 익힐 수 있고, 1차 산업도 키울 수 있지 않겠어요. 귀농인구가 는다는 건 좋은 현상인데요. 이들에게 전문지식을 교육하는 등 필요한 여건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죠”

앞으로 농업작목을 세분화하고 규모화해 나가야 하고, 축산업에서 철저한 분뇨처리시설을 통해 냄새를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는 게 김 대표의 주문이다.

제주농업의 미래비전은 농업의 융·복합화 산업을 주장한다.

“이젠 농업만으론 살아 갈 수 없다고 봅니다. 관광과 맞물려 같이 가야 해요. 요즘 많이 얘기되고 있는 1.5차 산업, 6차 산업이 필요한 거죠. 예를 들면 감귤이나 복분자로 초콜릿을 만들어 파는 것처럼 변화가 필요하죠”

또 관광객들이 자신이 사먹고 있는 작목을 직접 보면서 좋은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제주가 청정·무공해 지역이란 명성에 걸맞게 농가가 이들에게 깔끔하게 보여줄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게 필수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 평당 수확량과 기술을 네덜란드보다 앞서기 위해 늘 고심.노력하고 있다.
김 대표는 평소 갖고 있는 생활신조는 ‘긍정적으로 열심히 하다보면 된다’라고 소개한다.

“나이가 적다보니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럽기도 하죠. 모든 걸 배워간다는 마음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열심히 하다 보니 일이 잘 풀리고 잘 되데요. 내가 생산한 식품을 맛있게 먹었다는 말을 들을 땐 뿌듯하죠”

김 대표는 원래 컴퓨터 만지는 걸 좋아해서 대학에서도 컴퓨터를 전공했다가 농업에 뛰어들게 됐다.

“앞으로 파프리카 생산량을 해마다 10% 이상 올리는 게 저의 계획입니다. 또 네덜란드에 지지 않도록 평당 생산량을 늘리는 게 저의 목표죠. 그래서 늘 그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고심하고 노력하고 있죠. 지금까진 국내 생산기술 등은 네덜란드에 뒤져 있죠. 실제로 파프리카나 유리온실은 네덜란드가 가장 앞서 가고 있죠”

현재 총각인 김 대표는 앞으로 이 사업이 안정돼야 결혼하겠다는 뜻을 밝힌다.

<하주홍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농민 2012-10-24 16:00:57
기뜩한 청년CEO 보기 좋습니다. 젊은이 힘내세요.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