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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품 감귤생산 위한 노력과 차별화된 농법 개발을”
“최고품 감귤생산 위한 노력과 차별화된 농법 개발을”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2.10.17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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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벡 활용 감귤재배환경 개선 브랜드 감귤생산…귀농으로 새 길 개척
‘농업이 제주미래의 희망’- FTA 위기, 기회로 극복한다 <7> 김종우씨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은 이미 발효됐고, 한·중FTA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화·시장 개방화시대를 맞아 1차 산업엔 직격탄이 날아들었다. 제주경제를 지탱하는 기둥 축인 감귤 등 농업 역시 위기감을 떨칠 수 없다. 그러나 FTA는 제주농업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일 뿐 결코 넘지 못할 장벽은 아니다. 제주엔 선진농업으로 성공한 농업인, 작지만 강한 농업인인 많은 강소농(强小農)이 건재하고 있다 감귤·키위·채소 등 여러 작목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 이들의 성공비결은 꾸준한 도전과 실험정신, 연구·개발이 낳은 결과이다. FTA위기의 시대 제주 농업의 살 길은 무엇인가. 이들을 만나 위기극복의 지혜와 제주농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편집자 주]

 

10년 전 귀농을 해 최고 품질의 감귤생산에 온 힘을 쏟고 있는 김종우 샛별감귤농장 대표.

“타이벡 활용 등 감귤재배환경 개선을 통해 최고품을 생산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죠. 고품질생산, 유통다변화 등 차별화한 농업을 열심히 한다면 제주농업은 분명히 희망이 있다고 봅니다. 최고품 감귤을 만들어 수입도 늘리고 감귤산업 발전에 일조하고 싶은 게 꿈입니다”

서귀포 앞바다가 훤히 보이고 월라봉 허리인 서귀포시 신효동에서 감귤재배를 하고 있는 김종우 샛별감귤농장 대표(54).

김 대표는 서울에서 H전자의 부장으로 근무하다 2002년 고향으로 돌아와 10년 동안 감귤 재배환경을 바꿔 최고품을 만들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성공한 귀농 농업인인 셈이다.

현재 샛별감귤 농장 운영 외에도 감귤사랑동호회(gamgyul.kr)회장, 탑푸르트단지 회장, 농업진흥청 명예연구관 등을 맡고 있다. 지방일간지에 정기칼럼 집필, 대학 출강 등 매우 바쁘다.

서귀포시 신효·토평동, 신흥리 등에서 노지감귤(1만1000평)과 하우스 한라봉(1000평)을 재배하고 있다. 연간 조수입은 1억2000만 원 가량, 경영비 등을 빼고 나면 9000만 원쯤 된다.

“내년부턴 재배면적을 7500평으로 줄이려 합니다. 1만평을 하면 소득이 더 늘 것으로 봤는데 5000평을 할 때와 같았어요. 늘린 만큼 인건비·농약 값 등이 많이 들고 밭 정리·정돈이 덜 돼더군요. 감귤 농사는 욕심내지 말고 알맞게 하는 게 최선이란 교훈을 얻었죠. 간벌·소량생산으로 소득을 높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더군요”

김 대표가 그 동안 고품질 감귤 생산을 위해 연구·노력하고 실천한 내용을 보면 매우 다양하고 특별하다.

토양피복(타이벡)재배를 하고 있는 김종우 대표의 감귤농장
먼저 방풍수 정비, 간벌, 농작업로 정비 등 재배환경을 개선했고, 나무높이 단축, 약전정 해거리 방지, 토양피복(타이벡)재배를 통해 재배기술을 개선했다.

특히 차수막설치, 나무 들어 올려 다시심기, 봉지 씌우기 월동 재배, 사이버 농업인연구회 활성화, 인터넷 기반 홈페이지 운영, 감귤박을 이용한 활성탄 제조특허를 따내는 등 늘 노력하고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타이벡 재배를 하면 빛 반사량이 많아 당도가 높아지고, 토양 속에 비가 스며들지 않아 착색도 좋아져 고품질 감귤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타이벡 재배하기 전엔 1관에 5000원 받던 감귤을 1만 원 짜리로 만들었죠”

김 대표는 감귤농사 초보자들을 위해 「고품질 감귤 생산을 위한 타이벡 활용 감귤재배지침서」를 직접 만들어, 타이백 재배보급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이 지침서엔 토양피복 재배의 필요성, 타이벡소개, 타이벡 재배전 재배환경 개선, 설치와 설치전후 관리요령, 효율적 재배구조, 실패사례와 성공사례, 물 관리방법, 설치 궁금증 등을 싣고 있다.

타이벡 설치 뒤 최고의 효과를 얻기 위해선 일반평지보다 높은이랑 재배, 낮은 배수로 재배, 평지보다 낮은 밭에 차수막 재배, 나무를 포크레인 등으로 들어 올리는 성목이식 재배가 더욱 효과적이라고 소개한다.

고당도의 감귤을 쪼아먹는 새들을 쫓아보내기 위해 만든 줄을 보이고 있다.
“공과대학을 나와 전자회사에 근무했던 신출내기가 감귤농사를 처음 할 땐 실패도 많이 했죠. 기술부족으로 숱한 시행착오가 가장 어려웠고, 주위의 시선도 부담스러웠죠. 특히 유통 쪽을 잘 몰라 자립 전까지는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똑같은 물건을 내놓아도 값을 제대로 받지 못했을 때 서러웠죠"

‘아무리 생산을 잘해도 유통을 모르면 돈이 안 된다’는 뼈저린 경험을 한 그는“원활한 판매를 위해선 개인홈페이지 등 온라인을 통한 개인홍보 마케팅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대표는 그 동안 토양피복재배를 통해 완숙과를 구분 수확해 브랜드감귤로 팔고 있다. 농협브랜드인 ‘불로초’‘행복담원’과 개인브랜드인 ‘종우’로 나간다. 앞으로 개인브랜드를 ‘샛별’로 바꿀 것도 검토하고 있다.

최근 가락동 공판장에서 극조생 제주감귤이 10㎏에 1만5000원이지만 ‘종우’감귤은 1만5000원(지난해 1만8000원)에 팔리고 있다고 소개한다.

김 대표는 앞으로 제주감귤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우선 최고품질 감귤을 생산해 수출하고 유통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중국에서 3만 달러이상 고소득자가 6000만 명입니다. 이들은 세계 최고의 브랜드 상품을 사서 씁니다. 이들을 겨냥한 고품질 감귤을 생산해 수출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봐요. 지금까지는 상품을 중간 상인들에게 넘기거나 농협계통 출하를 했지만 거점APC를 이용하고, 도매시장 ,백화점 등 대형 마트를 통해 유통경로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죠”

다음으로 감귤수출을 통해 출하량을 분산시키고, 농가의 의식변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현재 제주감귤을 영국에 수출하려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선 감귤 맛에 상관없이 수입하죠. 특히 다른 나라의 감귤이 들어가지 않는 1~2월이 적기입니다. 영국을 비롯해 러시아. 캐나다 등으로도 수출 길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FTA와 관련, 김 대표는“근본적으로 반대합니다. 대응기반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농업이 붕괴될 것은 당연하죠.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지만 대안을 마련해 관철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우선 감귤을 초민감품목으로 지정해 감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합니다. 이게 안 된다면 할당 쿼터량을 최대한 줄여야 하고, 관세 제로화시기를 연장 등이 필요합니다”

우리 생산품을 역으로 최고품질만을 찾는 곳으로 수출하려는 노력도 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김 대표는“농가가 맛있는 감귤만 생산하려고 노력한다면 제주 감귤은 희망이 있다”며“제주의 농업은 충분히 희망이 있는 미래 산업”이라고 힘줘 말한다.

농업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거나 과거의 방식을 답습하는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걸 우리가 만들어 차별화한다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게 김 대표의 시각이다.

“저와 벤처농업대학에 함께 다니던 수박재배 농가가 둥그런 수박만 재배하다가 네모난 수박을 만들어 수익성을 올렸데요. 그 옆에 있던 친구는 이 사례에 착안해 수박 두 덩이를 붙인 ‘눈사람 수박’을 만들어 팔아 재미를 봤다하더군요”

남의 것을 따라하지 말고 차별화 해야만 제주 농업의 미래는 밝다고 김 대표는 주장한다.

“이를 위해선 농업에 IT를 접목할 필요가 있어요. 농산물에도 생산이력제를 도입할 수 있기 때문이죠. 과일·농산물 패션쇼도 가능하죠. 농업을 1.5차 산업이나 6차 산업 등 융·복합 산업으로 가꿔 나가야 합니다. 생물이 아닌 가공해서 팔도록 개선노력이 필요하죠”

김 대표는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감귤껍질을 활용할 방법을 찾다가 ‘감귤박 활성탄’을 개발해 특허를 받았다. 앞으로 감귤 껍질을 이용한 화장품이나 재 등을 만들 계획이다.

늘 새로운 감귤재배환경과 기술을 실천하며 제주감귤산업에 일조하고 싶다는 꿈을 지닌 김종우 대표
김 대표의 좌우명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다. ‘모든 일에 늘 최선을 다한다’는 생활신조로 살아가고 있는 김 대표는“열심히 일을 하면 반드시 노력의 대가는 온다”고 믿는다.

“고품질 감귤은 재배농가가 고정관념을 버리고 변화화 혁신을 통해 차별화한 농법을 실천할 때만 생산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최고의 품질의 감귤을 만들어 조수입을 늘리고, 제주감귤산업 발전에 일조하고 싶은 게 앞으로 계획이자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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