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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를 ‘청정제주의 웰빙식품’의 대명사로 키워야”
“고구마를 ‘청정제주의 웰빙식품’의 대명사로 키워야”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2.10.10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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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기술 도입, 전국 처음 자색고구마 이용 가공 ‘타르트’ 상품 개발
‘농업이 제주미래의 희망’- FTA 위기, 기회로 극복한다 <6> 김신옹씨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은 이미 발효됐고, 한·중FTA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화·시장 개방화시대를 맞아 1차 산업엔 직격탄이 날아들었다. 제주경제를 지탱하는 기둥 축인 감귤 등 농업 역시 위기감을 떨칠 수 없다. 그러나 FTA는 제주농업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일 뿐 결코 넘지 못할 장벽은 아니다. 제주엔 선진농업으로 성공한 농업인, 작지만 강한 농업인인 많은 강소농(强小農)이 건재하고 있다 감귤·키위·채소 등 여러 작목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 이들의 성공비결은 꾸준한 도전과 실험정신, 연구·개발이 낳은 결과이다. FTA위기의 시대 제주 농업의 살 길은 무엇인가. 이들을 만나 위기극복의 지혜와 제주농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편집자 주]

제주자색고구마타르트를 개발 생산하고 있는 김신옹 제주자색고구마영농조합법인 대표

“제주산 고구마를 단순한 생물이 아닌 가공물로서 더욱 규모화·차별화·고급화해 나가야죠. 청정지역인 제주에서 재배·가공한다는 장점을 살려 고구마를 ‘제주산 웰빙식품’의 대명사로 충분히 키울 수 있다고 봐요”

한림읍 옹포리에서 ‘자색고구마 타르트’를 생산·판매하고 있는 김신옹 제주자색고구마영농조합법인 대표(49).

그는 도내 처음으로 자색(신자미)고구마를 재배하고 이를 이용·가공, 국내 처음으로 ‘자색고구마 타르트’상품을 개발했다. 한 지역에서 고구마를 생산→가공→판매하는 하나의 라인을 갖춘 셈이다.

“처음엔 서울에서 일본 바이어가 오키나와의 ‘베니이모타르트’(자색고구마타르트)가 유명한데 제주에서 이를 만들어보라는 권유를 받았습니다. 오키나와 현지 국제쇼핑센터에서 자색고구마를 이용해 선물로 수백 가지를 만들고 있고, 팔리는 양도 많은 걸 보고 관심을 갖게 됐죠”

김 대표는 고구마가 제주도에서 많이 재배하고, 기후 조건 등이 좋은 것 등에 착안, 손을 댄 게 이 사업을 시작하는 계기기 됐다고 말한다.

2009년 제주자색고구마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2011년 2월 터 8250㎡에 고구마저장고·냉동시설·간이작업장 등 갖춘 식품공장을 신축했다.

그 뒤 일본에서 기계설비·기술을 도입·개발해 그 해 4월 제주자색고구마타르트 제품을 출시했다.

타르트로 개발 생산되고 있는 제주자색고구마

원재료는 자색 고구마 (38%), 밀가루(16.8)%와 설탕, 콩 앙금, 트레하, 버터, 마아가린, 계란, 정제염 등이 들어간다.

자색고구마 타르트를 만드는 과정을 보면 자색고구마를 선별해 씻고 찐 뒤 껍질을 벗기고 믹서과정을 거친다. 믹서된 원료를 타르트 모양으로 성형한 뒤 전기오븐에서 굽고 상품을 포장한다.

평소 근무인원은 9명. 10월부터 고구마 수확을 시작하면 20명을 더 고용해 고구마를 세척·선별하고 껍질을 벗기는 일을 하게 함으로써 지역 고용효과도 낳고 있다.

이곳에서 자색고구마타르트 하루 생산량은 700상자 규모이다. 현재 300상자를 생산해 팔고 있다. 지난해 일본으로 1차 가공품 2톤을 수출했고, 올해도 일본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주로 제주국제공항·제주컨벤션센터·유명 관광지·호텔·리조트·골프장 등에서 팔고 있다. 지난해만 1억50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는 게 김 대표의 전언이다.

‘타르트’란 원래 프랑스식 파이를 말한다. 밀가루와 버터를 섞어서 만든 반죽을 타르트 틀(파이접시)에 깔고 과일이나 채소를 이용해 ‘속’을 채우고 밀가루 반죽으로 위를 덮지 않아 담겨진 재료가 그대로 보이게 한다.

제주자색고구마타르트는 제주산 자색고구마에 밀가루 등을 원료로 가공해서 만든 제품이다.

“원래 타르트는 딱딱하지만 일본에서 부드럽게 만들었지만 맛이 달아요. 저의 공장에선 덜 달게 만들어 팔고 있죠. 국내엔 아직까지 자색고구마를 이용한 상품개발이 다양하지 못합니다”

자색고구마는 일본의 야생종인 ‘야마카와 무라사키’란 품종과 농업진흥청에서 육성한 ‘건미’를 교배해서 보급된 품종이다.

“효능은 안토시아닌, 카토린성분, 비타민류 등이 풍부해 항암, 야맹증 치료와 피로회복, 노화방지, 지방간 개선 등 성인병예방 효과에 탁월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죠. 제주자색고구마타르트는 국내 최초로 개발된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판매를 선점함으로써 성장성과 사업성이 무한하다고 봅니다”

특히 일본으로 역수출할 수 가능성도 많다는 것도 희망적이다.

제주자색고구마 타르트 제품.
김 대표가 현재 재배하고 있는 ‘신자미’품종인 자색고구마는 옹포리 4000평, 고산리 6000평, 법인 2000평 등 모두 1만2000평에 이른다. 평당 10~14㎏이 나온다.

한마디로 고구마에 선진기술을 도입해 완벽한 식품 위생처리와 기능성 제품을 개발 판매하고, 재배면적을 늘리는 등 이 분야의 개척자로 평가받고 있다.

“처음엔 인지도·홍보·마케팅 등이 부족했고, 유통관계도 잘 몰라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죠. 그러나 자색고구마에 안토시안 성분 등 여러 효능이 알려지면서 웰빙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는 게 매우 희망적입니다”

자색고구마는 일본에서 주목을 받으며 100여가지 상품으로 개발돼 생산되고 있고,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자색고구마 즙, 막걸리까지 개발됐다는 것.

김 대표는“현재 자색고구마양갱,아이스크림, 막걸리 등을 연구개발하고 있다”며“아이스크림은 서울 쪽과 제휴해 앞으로 위탁생산할 계획으로 추진하고 있고, 빵 종류 등 다양한 제품개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소개한다.

“앞으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게 극복과제죠. 이를 위해선 제품을 다양화하고, 자색고구마 재배면적을 늘리고, 많이 알린다면 전망은 밝다고 봅니다”

제주자색고구마타르트 제품 생산 라인을 돌아보고 있는 김대표
김 대표는“‘한림’하면 ‘자색고구마’란 말이 떠오를 수 있도록 특성화 단지를 조성하는 꿈”이라며“이곳에서 자색고구마를 캐고, 제품을 만들어보고, 맛을 보는 체험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야무진 속내를 털어 놓는다.

FTA에 관해 김 대표의 생각을 묻자 “이를 반대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극복해나가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고 답한다.

“FTA를 극복하기 위해선 규모화·고급화가 살 길이라고 봐요. 스스로 고민하고 노력해 자구책을 찾아야 할 겁니다. 고구마나 다른 농산물도 단순히 생물이 아닌 가공하고 개발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볼 필요가 있죠”

제주가 청정지역이란 인지도가 높아 앞으로 제주농업의 전망은 밝은 편이지만 농업만 하면 힘들다는 게 김 대표의 시각이다. 따라서 농업의 차별화와 가공을 통한 고급화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개발해야 한다고 나름대로 방안을 제시한다.

김 대표는 앞으로 밀가루를 ‘청정 제주’에서 직접 생산한 제주산 밀가루를 쓰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고구마를 수확한 뒤 후속작물로 재배할 게 별로 없어요. 보리는 정부수매 등이 이뤄지지 않아 그렇고, 밀을 재배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밀가루를 타르트 원료로 씀으로써 ‘제주산 자색고구마+밀가루’ 즉 ‘청정 원료’의 조합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죠”

이럴 경우 제주자색고구마타르트가 명실 공히 ‘제주산 웰빙식품의 대명사’로 자리 매길 수 있도록 하는 바람이 들어 있다.

제주자색고구마타르트 제품을 하나하나 포장되고 있다.
김 대표의 앞으로 계획은 ‘제주하면 고구마 특산화 단지’로 키우고 싶다는 꿈을 실현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고구마 재배를 통해 농가에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고, 회사도 발전시킬 수 있다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목적이 있는 셈이죠. 사실 고구마는 다른 작물에 비해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김 대표가 꼽는 고구마 농사의 장점은 많다. 우선 일손이 덜 들고 농약을 쓰지 않음으로써 유기농으로 재배하기 쉬워 경영비가 적게 든다는 점이다.

특히 날씨에 그 다지 영향을 받지 않는 것도 큰 매력이다. 다른 작물에 비해 가뭄이나 태풍 등에도 피해가 적기 때문이다.

평소 철학이나 좌우명을 묻는 질문에 김 대표는“‘나의 제품은 최대한 정직한 식품, 좋은 식품이어야 한다’는 신조가 있죠. 그래서 ‘그 제품은 좋은 재료를 쓴다. 그래서 좋은 제품이다’라고 인식할 수 있도록 늘 최선을 다할 뿐이죠”라고 자신감을 내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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